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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개발의 편자
대기업 공장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다. 영국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히드로 공항 면세점에서 명품 구두를 하나 샀다. 매일 공장에서 안전화만을 신었는데 어느 날 분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화려한 청춘을 안전화만을 신고 지낼 수는 없다. 괜찮은 명품 구두로 내 영혼을 위로하자”라는 근사한 명분을 내걸었다. 하지만 효용성이 없었다. 오히려 불편했다. 내 명품 구두를 알아주지 않으면 속으로 그를 원망했다. “세상에 무식한 사람 같으니…” 늘 구두를 의식해야 했다. 물이 고인 곳은 피하게 되고 무언가에 부딪치면 혹시 벗겨지지 않았는지 신경이 쓰였다. 근처 허름한 식당에 갈 때도 늘 구두가 걱정됐다. 예전에는 아무 생각.......추천 -
[비공개] 병의 긍정적 측면
부잣집 자녀로 태어난다는 것은 축복받은 일이다. 부잣집 자녀가 공부까지 잘하는 것은 큰 축복이다. 게다가 성격까지 좋고 마음 씀씀이까지 좋다면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일이다. 어려운 사람을 배려할 수 있다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축복일 것이다. 부자가 그렇게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가끔 내가 부잣집 아들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곤 한다. 공부를 열심히 하진 않았을 것 같다. 아버지가 부자고 내가 별다른 노력을 안 한다고 가세가 기우는 것도 아니고 먹고 사는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닌데 동기부여가 안 됐을 것이다. 조금 하다가 되면 고맙지만 안 되면 그런대로 살았을 것이다. 어려운 사람을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추천 -
[비공개] 엄마를 부탁해
나이 50이 넘었지만 나는 아직도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른다. 주변 사람들이 철이 없다고 놀리지만 호칭을 바꿀 생각은 없다. 그만큼 엄마와 어머니가 주는 뉘앙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엄마라는 존재의 위대함이 크게 느껴진다. 엄마라는 존재는 그 자체로 한없는 위로와 평화를 준다.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외면해도 엄마는 언제나 내 편에 서 줄 사람이다. 무슨 얘기든 할 수 있고, 아무리 힘들어도 그 분만 있으면 삶의 고됨도 다 잊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전화도 안 하고, 찾아 뵙지도 못한다. 먹고 사는 문제에 쫓겨 만나도 다정다감하게 대.......추천 -
[비공개] 일기일회
개인적으로 법정 스님을 좋아한다. 그 분의 글을 읽으면 영혼이 맑아진다. 지금 안고 있는 고민이 별거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새롭게 사물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준다. 느슨했던 삶에 긴장감을 불어넣기도 하고, 너무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깨달음도 준다. 법정 스님의 화두는 언제나 '삶'이다. 삶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순간순간 살고 있는 이 삶은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우리가 살아야 하는가? 나는 진정 인간답게 살고 있는가? 법정 스님의 법문집을 모아 놓은 “일기일회”를 소개한다. 펀드에 투자했다 손해를 본 적이 있다. 그때 그런 생각을 했다. “차라리 어려운 친척을 도와주었으면 고맙다는 얘기나 들었을텐.......추천 -
[비공개] 경제학콘서트 2
멋진 여자가 평범한 남자와 결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집값이 비싸다고 투덜대면서도 굳이 도시에 살려는 이유는 무얼까? 빈둥대는 직장 상사가 나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이유는? 다들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여기서의 합리적인 사람이란 인센티브에 반응하는 사람이란 의미다. 오늘은 이런 얘기들을 모은 “경제학콘서트 2”를 소개한다. 이 책은 “10대들의 구강성교 비율이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다소 파격적인 질문으로 시작한다. 대다수 사람들은 이 질문에 10대들이 예전에 비해 성적으로 문란해졌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이 책은 “10대들이 더 똑똑해졌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섹스를 원하는 10대.......추천 -
[비공개]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한국에서는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다. 법대로 되는 것도 아니지만 어떤 때는 법이 제 구실을 한다. 뚜렷한 것이 없는 나라다. 한국사람들은 그때그때 알아서 움직인다. 흔히 “좋은 게 좋은 것이야”란 말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서로에게 좋은 것이 인생에 좋다”는 한국인의 철학이 숨어 있다. 불변의 진리나 사회정의보다 내 인생에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인생에 좋은 것인가의 여부가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오늘은 그런 한국인의 철학을 다룬 책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살펴보자. 한국인은 현세주의자다. 한국인은 대체로 내세를 믿지 않는다. 개똥밭을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을 보면 이를 알.......추천 -
[비공개] 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책을 읽고)
여러분 삶의 만족도는 어떻게 되는가? 아주 만족을 하고 있는? 어떻게 하면 만족도가 올라갈까? 돈이 조금 더 있으면, 회사가 잘 되면, 배우자가 말을 잘 들으면… 삶의 질이란 무슨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다. 바람의 딸 한비야는 월드비전의 구호팀장이다. 사건 사고가 터지는 곳에 제일 먼저 가서 구호활동을 하는 것이 그녀의 임무다. 세상 시각으로는 가장 힘들고 험한 일이다. 하지만 내가 볼 때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가슴 뛰는 일을 하면서 살기 때문이다.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최신작 “그건 사랑이었네”를 소개한다. 행복을 느끼는 것도 능력이다. .......추천 -
[비공개]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장영희)
길에서 우연히 유명 탤런트를 만났다. 저도 모르게 인사를 했는데 상대도 반갑게 인사를 받았다. 저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인데 드라마를 통해 친근감을 느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 것이다. 글도 그렇다. 나는 장영희 교수와 만난 적이 없는데 그의 죽음을 누구보다 슬퍼했다. 그가 쓴 글을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상처를 갖고 있는지, 그가 최근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의 죽음은 슬픈 일이지만 그래도 그가 그토록 좋아했던 아버지 장왕록을 하늘나라에서 반갑게 만날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도 했다. 장영희 교수의 유고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소개한다. 캐서린.......추천 -
[비공개] 위기는 기회다 2
위기는 기회란 말은 기업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도시에도 국가에도 해당한다. 미국의 알라바마 주는 세계적인 땅콩 생산지다. 그 안에 엔터프라이즈란 소도시가 있고 그 동네 재판소 앞에는 이상한 비석이 서 있다. 이 돌에는 “우리는 목화를 갉아 먹었던 벌레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 이 벌레는 우리에게 번영의 계기를 주었고 하면 된다는 신념을 주었다. 목화 벌레들이여, 다시 한 번 그대들의 노고에 감사한다.”라고 쓰여 있다. 본래 이곳은 목화가 주요 생산품이었다. 하지만 1895년 목화 벌레 떼의 극성으로 기근과 실직의 아픔을 겪게 되었다. 주민들은 이 재앙을 이기기 위해 목화 대신 콩, 감자, 옥수수를 재배함으로서 오늘날.......추천 -
[비공개] 위기가 기회다 1
가전제품의 유통 시장을 평정한 하이마트는 대우전자가 모체인 기업이다. (지금은 유진그룹이 인수했다). 어떻게 삼성전자나 엘지전자가 아닌 대우전자가 유통업계를 평정한 것일까? 바로 위기의식 때문이다. 삼성전자나 엘지전자는 브랜드 파워가 세다. 자기 브랜드만으로 얼마든지 자사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대우전자는 달랐다. 인지도와 시장점유율이 낮아 대우전자 매장에서만 제품을 판매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제품이 팔리지 않자 회사는 위기에 빠졌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지혜를 모았다. 그 결과 나온 것이 “가전제품 종합매장”이다. 대우제품뿐 아니라 삼성, 엘지, 필립스, 소니 같은 제품까지 다 취급하자는 것이다. 그.......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