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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뜻밖이라고 당황하지 말고
1. 아뿔싸! 여느 때 같으면, 이 시각에 이동할 리가 없다. 서둘러야 한다는 생각으로 생각없이 나섰다가,정체에 걸리고 말았다. 서울과 양평을 오갈려면 6번 국도 경강로를 거쳐야 한다. 주말 교통량이 많은 도로다. 토요일엔 양평 방면으로 가는 길이 막힌다. 특히 하남에서 팔당대교를 건너 경강로에 진입하는 구간의 정체가 심하다. 일요일 오후부터는 서울 방면이막히기 시작해 저녁 시간이 지나야 뚫린다. 일요일 오후 4시 30분이면 서울 방면 경강로가한창 막히는 시간대다. 누군가와의 약속이 있는 것은 아니나, 잠실 사무실에 가서 해야 할 일이 많다. 급한 마음에 하루일정을효과적으로 조율하지 못했다.미리 출발했거나 집에서다른 일을 하고서 좀 늦게 출발했어야 했다. 차를 세워 실시간 도로 검색을 했더니 소요 시간이 여느 때보다 2.5배 이..추천 -
[비공개] 자기돌봄이 진실한 섬김을 낳는다
1. 일주일 만에 집에 왔다. 전국(全國)까진 아니어도 나라의 반(半)은 돌아다닌 느낌이다. 쏘다닌 거리도 만만찮지만, 그보다는 이곳저곳을 잇달아 다닌 탓이다. 교육과 병문안이 뒤섞인 일정이었다. 즐거운 여행만으로 채워진 일주일이면 얼마나 좋았으랴. 지금 나는, 평범한 날들이 어찌나 그리운지! 가족과 친구들 중 아픈 이들이 없고, 큰 성취가 없더라도 큰 상실이나 실패도 없는 보통의 날들! 내 몸 아프지도 않고 마음이 어지럽지도 않은 날들! 시간은 흐른다. 머잖아 다시 그런 날이 찾아들면 힘껏 안아줘야지. 2. 짬날 때마다 이병주 선생의 소설 『정도전』을 읽었다. (선생은 『정도전』『정몽주』『허균』 등의 역사소설을 남겼다.) 틈나는 시간에 밀린 일을 했으면 좋으련만, 그럴만한 에너지는 없었다. 독서는 에너지 충전의 시간이다. 충..추천 -
[비공개] 병세도 우정도 깊어진 주말
심경은 복잡하고, 마음은 분주했던 어제. 1. 1박 2일로 다녀온 MT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나쁘지 않았다는 긍정적 뉘앙스지만, Good이나 Great의 수준은 아니었다. 여느 때 같으면 충분히 좋은 MT 였을 테지만, 2년 교육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MT로서는 미흡했다. 그간의 수고를 서로 격려하고, 교육 수료를 축하하는 의미를 갖지 못했다. 내 불찰이다. 마지막 MT를 빛낼 프로그램을 준비치 못했기 때문이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고 해도,신경써서 정성껏 피날레 행사를 마련했어야 했다. 2. MT에 대해 반성하거나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집에 도착하자마자 20분 만에다시 나서야 했다. 샤워를 하고 며칠짜리 짐을 챙기기엔 빠듯한 시간이었다. 짐을 제대로 챙기긴 했는지 모르겠다.대구에 다녀올 생각이다. 오늘 저녁, 여럿이서 함께 친구면회를 가기로 한 것. (휴... ..추천 -
[비공개] 심란한 날을 사는 법
1. 동대구행 열차에 앉아 있으려니 눈물이 난다. 누구에게나 말 못할 힘겨움이 있을 터, 나도 마찬가지다. 자기 힘겨움을 넘어설 노하우를 갖지 못한 이의 삶은 고달파진다. 나의 위로자는 글쓰기다. 글을 써야만 넘어설 정도의 아픔은 아닐지라도, 오늘은 열차 안에서 노트북을 열어야 했다. 몸이 피곤했지만, 뭐라도 써야 했다. 2. 힘듦을 토로할지라도 도와달라는 뜻은 아니다.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글쓰기’라는 치유자에게 손길을 내민 것뿐이다. 글을 시작할 때에는 복잡하던 심경이 글을 맺을 때에는 한결 나아질 때가 많으니, ‘심경복잡’을 두고 나를 걱정할 일도 아니다. 살다가 잠시 힘들었음을 기록하고 싶을 뿐. 3. 좋은 사람들을 떠올린다. 말벗이 되는 이들이 있기에 인생이라는 여행이 덜 외롭다. 그들과 ..추천 -
[비공개] 어떤 퇴원은 마음을 착잡하게 한다
오늘 친구가 아산병원을 떠났다. 고향인 대구로 간다. 집으로 가면더없이 좋으련만, 녀석은 호스피스 병동으로 간다. 형의 차를 타고 병원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고 나니 온몸에 힘이모두 빠져나가는 듯했다. 1층 로비 접수대 앞 의자에 앉았다. 한동안 멍했다. 3주 동안의 병원 생활이 스쳐지나갔다. 퇴원하는 과정도 떠올랐다. 건강하게 회복하여퇴원하는 것과는 달랐다. 본인이 웃으며 걸어 나가는 게 아니라,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다. 떠나는 마음도 착잡했으리라. 휠체어를 밀고 가다가 간호대 앞에서는 잠시 멈춰야 했다. 친구는 간호사들에게 인사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간호사들이 밝게 인사했지만, 내 마음은 밝지 않았다.사실 친구가 떠나고 나는 다시 친구가 있던 병동으로 올라갔다. 휠체어를 갖다 놓는 길에 병실을 한 번 둘러보려는 ..추천 -
[비공개] 열심으로 살았던 어느 하루
12시 취침은 일상경영의 원칙 중 하나다. 렉티오 리딩 강연을 마치고 귀가한 11시 45분. 얼른 씻고 자면 원칙을 사수할 수 있는데, 고민했다. 원칙을 지켜 동그라미 하나를 채울까, 아니면 동그라미 하나를 포기하고 일을 할까? 후자를 택했다. 일이 좀 밀리기도 했거니와 오늘을 기록하고 싶기도 해서다. 이런저런 단상들과 주고 받은 연락들(문자 메시지) 그리고 병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1. 일상경영의 나머지 원칙을 궁금해할 분들이 있을 것 같아, 그것부터 적어둔다. 매일 행하려고애쓰는 7가지 일들이다.글을 썼는가, 와우들과 소통했는가, 지식을 습득했나, 운동했는가, 건강 3식을 먹었나, 21시 이후 금식했는가 그리고 24시 전으로 잠자리에 들었는가. 2. 아침,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깼다. 러시아가 한국을 상대로 8:0으로 승리한, 기분 나쁜 꿈이었다...추천 -
[비공개] 인생 무상의 세 가지 결말
4월에 스무 명 남짓 되는지인들과 안동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다섯 대의 차량에삼삼오오 나눠탑승했더니 오가는 길에서도 즐거운 대화가 가득하더군요. 제가 운전한 차에는 이십대 청년 셋이 탔습니다. 안동으로 향하는차 안에서 이십대 초반의 여대생이 묻더군요. 어떻게 하면 그리 멋지게 살아갈 수 있냐고 말이죠. 쑥쓰럽지만,제가 열정적인 사람처럼보였나 봅니다. 누구나 다른 이의 일면만을 볼 뿐이고, 젊음은 종종 사람을서둘러 판단하기도 하지요. 여튼 제대답은 이랬습니다. "저는인생을 각성 상태로 사는 것 같습니다. 좀 과장해서 표현하자면, 깨어있음의 상태라고 할까요. 저는인생이 정말 좋고, 한날 한시가 정말 소중하여 시간을 허투루 쓸 수가 없어요. 치열하게 살려는 마음이 가득한 겁니다. 각박한 삶은 저도 싫습니다. 제가 말하는 ..추천 -
[비공개] 참 좋은 말, 진인사 대천명
열흘하고도 이틀 만의 블로그 포스팅이다. 6.4 선거일 즈음부터 어제까지 정신없는 날들을 보냈다. 특히 최근 일주일은 잠도 못자고 일손도 흐지부지했다.친구의 병세가 깊어진 탓인데,여느 때보다 일상을 더욱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든다. 그래야병 문안에 힘쓸 수 있을 테니까.일주일간 미뤄 온 일부터챙겨야겠다.마침 일주일의 시작이다. 지난 주와는 다르게 살자. 지난 주간은 어떠했나? 4일 저녁엔브라질에서 오신 귀한 손님을 만났다. 3년 만의 만남이고 연배 차가 적지 않는데도 반갑고 정겨웠다. 이번 방한 일정 중 단 한 번의 만남이라는 게 아쉬웠다. 5일엔 친하게 지내는 형님 내외를 만났다. 한참 손아랫사람이라 더욱 예를 다해야 하는데, 약속 시간에 늦게 도착했다.아산병원에서 택시를 타고 출발했지만 20분이나 늦었다. 병원을 떠나기가 ..추천 -
[비공개] 지적 욕망이 독서를 방해한다
호기심 많은 사람들은 왕성하게 책과 정보를 읽어 들입니다. 독서 목적을 세우지 않고서도 말입니다. 왕성한 지적 욕망에 걸맞게 날로 지성이 깊어지면 좋으련만, 끊임없는 지식 습득에 비하면 지적 성장이 더딘 경우를 봅니다. 책 선택이 눈먼 골동품 수집가의 모양마냥 체계도 우선순위도 없기 때문일 겁니다. 지적 성장을 이루려면, 목적을 욕망에 앞세워야 합니다. 욕망이 무분별하게 뻗어가는 것을 제어해야 합니다. 욕망을 줄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목적이 방향을 제시한다면, 욕망은 우리에게 에너지를 주니까요. 욕망의 한계를 인식하여, 때로는 고삐를 풀어주고 때로는 재갈을 물려야 합니다. 구슬이 세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니까요. 목적 없는 공부는 구슬만 만드는 셈입니다. 목적이 구슬을 꿰어줍니다. 인문학만 감안하더라도 문학, 역사, ..추천 -
[비공개] 편안함을 지양하려는 이유
글쓰기를 주제로 후배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그가 말했다. “저희 어머니도 글쓰기에 관심이 많으세요. 어렸을 적에 작가가 되는 게 꿈이셨대요.”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어, 지금은 어떠신지 물었다. “그렇잖아도 저도 글을 좀 쓰시라고 권했거든요. 블로그 같은 것도 운영하시면 재밌을 거라고. 근데 싫으시데요.” 이유가 궁금했다. “이제 아등바등 살기 싫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냥 편하게 지내고 싶으시데요.” 자당의 말씀은 십분 이해가 되었다. 나 역시도 요즘 부쩍 편하게 지내고 싶다는 마음이 들곤 하는데, 연배가 스무 살이나 많으신 중년 부인이야 오죽하랴. 나도 많이 달라졌다. 이상을 품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몸과 마음 편하게 살자’는 생각을 하며 안주하거나 현실과 타협할 때가 많다. 나만 그러겠는가. 얼마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