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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해결을 위해 한번에 하나씩
1. 드디어 10월 20일이다. 며칠동안 이 날을 기다렸다. 더 이상 지난 한 달처럼 무의미하게 보내지 않기로 한 날,어떻게든예전처럼 활기찬 일상을살기로 한 날,SSD와 함께 날아가버린 글쓰는 일상을 다시 되찾기로 한 날! 내일도, 모레도 그렇게 살려면지금의 부정적 모멘텀을 바꾸어 놓아야 한다. 그 결정적 전환을 이루려는 날이 바로 10월 20일이다. 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다. 오늘 하루를 잘 사는 것! 2. 해결된 문제는 하나도 없다. 세상을 떠난 친구는 되돌아올줄을 모르고, 돌연사한 SSD는 여전히내게 허망감을 안겨주고 있다.아니 문제는 좀 더 심각해졌다. 좀처럼 완치되기 힘들다는 눈병을앓게 되었으니까. 이 놈으로 인해 휴일에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17시간 동안이나 누워 지냈다.오늘 아침, 오랜만에 노트북을 열었더니, SSD 상실의 절망감이 나를 ..추천 -
[비공개] 현대미술, 정리정돈, 가방끈
1. 어제 포스팅한을 읽은 블로그 독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생기가 가득 전해져서 좋았단다. 친구와의 사별 이후 모처럼만에 기분 좋게 글을 쓴 것 같다고도 했다. 생각해 보니 그랬다. 정말 기분이 좋은 토요일 저녁이었고 7월 6일(친구의 사망일)이후 최고의 기분이었던 것도 같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야 그럭저럭 슬픔을 잊지만 홀로 있을 때 느낀오래만의즐거움이었음을 인식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더욱 민감하게 변화를 캐치해 준그 독자에게 고마웠다. 2. 미술평론가 임근준의 현대미술을 다룬 책을 읽었다.현대미술에 대한 이해가 손톱만큼 생겨났고, 현대미술을 둘러싼 미예술적인 역학 관계에 대해서도 감을 잡았던 책이었다. 무엇보다그림 하나를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 저녁 내내 기분이 좋았다. 어떤 화지에 무엇..추천 -
[비공개] 가을은 낭만의 계절
1. 가을은 내게 낭만의 계절이다. 가을이면 공연, 전시회, 콘서트를 찾고 싶어진다. 이상은 콘서트, 뭉크전, 20세기 화가전을 다녀왔고, 서태지 콘서트를 예매해 두었다. 처음엔 폼 한번 잡아보려고미술관에다니기 시작했는데, 언젠가부터 보이는 것, 느끼는 것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머잖아 단풍이 산천을 찾아들면, 나 역시 단풍의 방문지를 찾아갈 것이다. 잘 산다는 것은, 적어도 내게는,매년 단풍을 놓치지 않고 즐기는 것이고 매월의 삶을 기록하고 정직하게 들여다보는 것이고, 지난 달보다 조금 나아진 나를 보며 스스로를 기쁘게 만드는 것이다. 2. 동트기 직전의 동교동이다. 어찌하다 보니, 이번 주 내내 이른 아침 하늘을 보았다. 사진 몇 장을 찍었고, 가장 멋스런것을 꼽았다. 석양이 저문 후의 하늘은 로맨틱한 사랑빛이다. 동 틀 무렵의 하..추천 -
[비공개] 삶을 돕는 선율과 노랫말들
삶의 무게는 힘겹다. 누구나 도움이 필요하다. 때로는 어떤 사람이, 때로는 어떤 것이 우리 삶을 돕는다. 당신은 힘들 때, 누구로부터 또는 무엇으로부터 도움을 얻는가? 음악(과 글쓰기)! 내 답변이다. 가수 이상은의 노랫말을 보자. “삶은 계속되니까, 언젠가 끝나니까, 강해지지 않으면 다다를 수 없으니. 수많은 풍경 속을 혼자 걸어가는 걸 두려워했을 뿐.” 음악은 나의 두려움을 공감하고 위무한다. “하지만 이젠 알아 혼자 비바람 속을 걸어갈 수 있어야 했던 걸.” 이처럼 음악은 지혜를 상기한다. 그리고 음악은 내 마음을 만져 부드럽게 만든다. “의미를 모를 땐 하얀 태양 바라봐. 얼었던 영혼이 녹으리.” 어둠을 만나지 못한 빛은 어둠이 내려오면 자취를 감춘다. 어둠 속에서 빚어진 빛은 어둠이 내려오면 더욱 찬란하게 빛난다. 음악은 우..추천 -
[비공개] 미안한 일이 많은 요즘이다
1. 다시 일상이 시작되었다. 명절엔 고향에서 시간을 보냈다. 하루는 외할아버지 묘소에, 다른 하루는 엄마 묘소에 다녀왔다. 경찰공무원 시험에 낙방한 동생과 장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상경하는 날, 무리한 일정은 아닌데 눈병이 도졌다. 요즘 조금만 피곤하면 오른쪽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면서 눈물이 난다. 편안하게 살라는 인생의 속삭임일까? 아니면, 마음의고단함을알리는 몸의 신호일까? 참 고맙고 애정어린 인생이다. 이리도 살갑게 자기 주인을 챙기다니! 2. 오랜만에 핸드폰을 집에 두고 외출했다. 처음부터 그럴 의도는 없었다. 핸드폰 없이 나왔음을 이내 알았지만,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한 달 쯤은핸드폰없이살아도 되는데...' 새로운 생활 방식은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도,잃어버린 집중력을 되찾을 기회를 가진다..추천 -
[비공개] 책의 초고를 마무리한 날
1. 8월 31일까지『인문주의를 권함』(가제) 초고를 마무리하는 게 목표였다. 30, 31일이 주말이니 무리없이 달성하리라 생각했다. 이틀 동안두 꼭지의 글을 쓰면 마무리되었으니까. 인생은 종종 예측불허로 전개된다. 주말 내내 시들하게 보냈다. 이틀 연속으로 새벽까지 술을 마신 탓인지 피곤했다. 토요일엔 글 한 줄 쓰지 못한 채로 보냈고, 일요일도 비슷했다. 몸을 일으켜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켜내고 싶었다. 뿌듯할 테지만 욕심이리라 생각했다. 욕심을 부려서 풀리는 게 인생이라면, 나는 일어나 글을 썼을 것이다. 욕심쟁이가 되는 것은 쉬우니까. 길게 볼 줄도 알아야 한다. 과감하게 쉬었다. 나와의 약속을 저버리기를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이틀이 지나 오늘 아침 10시에 초고를 완성했다. 2014년 9월 2일 화요..추천 -
[비공개] 그림 앞에서 물끄러미
[미술 감상의 첫걸음] 그림 앞에서 물끄러미 절친한 친구가 그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서른일곱이 되던 해, 그는 여러 점의 그림을 구입했다. 인사동 갤러리를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그림 몇 점에 값을 치르거나, 밝은 채색감이 마음을 긍정적으로 만들어 준다며 고흐의 대형 유화를 침실에 걸어두기도 했다. 그와 나는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같이 다닌 단짝이다. 서로의 성격과 취향을 잘 안다. 그림에는 전혀 관심 없었다. 그는 갑자기 무엇 때문에 돈과 시간을 그림에 투자한 걸까? 죽음이 다가오면 오감이 민감해진다는 말을언젠가 들었다. 작은 소리도 민감하게 잡아내고 짙어진 감수성으로 세상을 세심히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친구를 통해 알았다. 친구가 그림에 관심을 가진 시기는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은 이..추천 -
[비공개] 이런 사람 어디 없을까?
오늘 아침, 샤워하다 떠오른 생각들. 1. 이런 사람 어디 없을까? 자신에게 시간을 주기만 한다면, 뚝딱 자기 작품, 크고 작은 성취, 삶의 의미를창조하는 이들. (다시 말해 자기 세계를 만드는 데 오직 시간만이 부족한 이들) 그렇게 타인의 조력 없이도 삶을 잘 살아내면서도 나에게 듬뿍 시간과 애정을 주는 이들, 어디 없을까? 그런사람들은 시간을 자신의 일과 소중한 누군가에게만준다. 2. 사람들은 자기가 얼마나 주관적인 세계 속에서 사는지모른다. 생각하는 패턴이 늘비슷하고 비슷한 사람들만을 만나면서 깊은 자기 이해에 이르기란, 힘들다. 청담동주민들은 그들끼리 대화하면서 옆집 부유함과 비교하며 자신은 서민적이라 생각하고 자기계발 강사들은 자기들끼리 만나면서 자기는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에 미숙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추천 -
[비공개] 나는 다시 이상주의자!
서른 일곱, 나는 아직 젊다. '아직'마저 빼 버리자. 마치 젊음의 끄트머리에 서 있는 듯한 느낌 아닌가. 나는 젊다. 언제까지나 젊고 싶다.꿈을 추구하고, 불가능한 것들의 가능성을 헤집고 다니고, 시도해보지 않은 일들에 도전하면서 살다보면, 나이는 들어도 여전히 나는 청춘일 것이다. 늘 새로운 방식의 삶을 상상하자. 어른이 되어서도 꿈을 추구하는 삶이 쉽지 않음을, 깨닫고(!) 느끼고(!) 체험한다(!). 몸은 이미,도전하려는 노력보다는 안주의 편안함을 알아버렸다. "이 나이 되어 빡빡하게 살고 싶지 않다"던 어느 중년의 말이 너무나도 잘 이해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모하지 않고현실적이 된다는건, 어른들의 세계에서는 지혜로 간주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이십대 청춘은 자기만 추스르면 되지만, 누군가의 배우자가 되고 아이의 부모가 되면..추천 -
[비공개] 고맙다, 광화문!
사진으로 들여다보는 일상 (2014년 8월) 8월 13일 밤, 수업을 마치고, 함께한 분들과 함께 봉구비어 종로점에서 맥주 한 잔을마셨다. 처음 가본 봉구비어는 시끄러운 분위기였지만 맥주와 안주가 저렴하고 맛났다. 밤 11시가 넘어우리는 귀가하기 위해 종각역으로 향했다.종로 밤거리 어디에선가 서태지와 아이들의 가 들렸다. 양해를 구하고 일행과 헤어진 나는,노래의 근원지 앞에 서서 연달아 세곡의 노래를 들었다.8090 노래들... 고등학교시절이 생각났다.녀석도 떠올랐다. 그리운 친구... 8월 18일 오후, 광화문점 교보문고에들렀다.이런저런 책을 살피던 중 두 권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꼭 읽어야 할 예술이론과 비평 40선』과 『트루 포틀랜드』. 나는 사진 속의 저책을 보자마자, 창조적 젊은이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 서부의 작은 도시 포틀..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