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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세월호 참사, 침통한 주말
1. 눈만 뜨면 TV를 켠다. 밤새 한 명이라도 구조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나흘 연속으로 실망뿐이다. ‘1초가 시급하다’는 뉴스 자막의 말에 화가 치민다. 1초? 1초라고! 벌써 72시간도 더 지났는데 1초라니, 현실을 모르는 뜬구름 같은 말이라 허망하다. 희생자들과 유가족의 소식에 울음이 차오르더니 눈물이 뺨을 흐른다. “선실이 더 안전합니다. 움직이지 마세요.” 아, 빌어먹을 안내방송! 도대체 어떤 연유로 이런 참담한 안내를 했단 말인가. 아이히만처럼 끔찍이도 순응적인 선원의 무지 탓일까. 상황파악과는 도무지 거리가 먼 선장의 무능한 판단력 때문일까. 공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기적인 리더십의 소산일까. 답답하다, 정말. 2. 오늘은 지인들과 와인박람회에 갔다가 저녁에는 와인 시음회를 하려던 날이다. 오래 전부터 계획..추천 -
[비공개] 리어 왕과 세 딸들에 관한 단상
셰익스피어의 은 욕망의 몰락을 다룬 비극이다. 묻지 말아야 할 질문을 던지는 리어왕의어리석음,거짓을일삼는딸들의 탐욕, 형제마저 죽이려 드는 그녀들의욕정, 이 비극은 모두끝없는 욕망의 결과다. 여기에 글로스터 백작의 아들 에드먼드의 욕망까지 곁들여져 은 그야말로 추악한 드라마가 된다. 나는 셰익스피어의 막장드라마를 좋아한다. 막장이어서가 아니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의 극한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 보여준 세상의 일면은 무엇이었나? 우선 제1막의줄거리부터 요약해 둔다. 리어 왕은 브리튼의 국왕이다. 왕은 너무 늙어 세 딸 고네릴, 리건, 코델리아에게 국토를 나누어 주기로 결정했다. 그는 딸들에게 자기를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묻는다. 고네릴과 리건은 과장되이 표현하여 국토의 1/3씩을 얻었다. 코델리아는 자신의 ..추천 -
[비공개] 무엇이 암을 이겨내게 하는 걸까?
1. 어제는 친구가 병원에 가는 날이었다. 몸이 아파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기차를 놓친 친구를 20분 정도 기다렸다. 홀로 병원을 둘러보았다. 낯설어서가 아니다. (그간 많이 익숙해졌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다. 이른 아침과 야간 시간을 제외하면, 아산병원엔 사람들이매우 많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그곳엔 환자와 방문객들로 넘쳐난다. 우리는 자신이 머무는 곳만 인식하며 산다. 회사에 있으면 평일날에도롯데월드와 남이섬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는지를 모른다.나도 유럽여행을 하면서야 배낭여행자들이 참으로 많음을 깨달았다. 당연했다.유럽 배낭여행자들을 한국에서는 만날순 없을 테니까. 세상은 넓고 사람들은 다양한 일들을 겪으며 살아간다. 우리가인식하는 세상은 세상의 실체가 아니다.저마다의 인식에의해 걸러진 세상이다..추천 -
[비공개] 어느 새벽에 맞은 '삶의 비평'
1. 그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나이를 따지며 찾아오는건 아닐 것이다.아직은 젊은 나도종종 그런 생각을 맞이한다. (내 마음이 강인하지 못한 탓이겠지만, 다른 이유도 있긴 하다.)한 해가 저물어갈 때나 여자 친구랑 심하게 다퉜을 때가 그렇다.이건 예전의 일이다.한 편의 영화를 보고나서도 그런 생각을 하기도했다. 바로 어제의 일이다. 영화의 제목은 . 콩가루 집안의 지극히불행한 모습을 담은 영화에 나는 깊이 공감했다. 우리 집안이 영화 속의 가족과 비슷해서가 아니다.잘 산다는 것, 행복한 가정을 이룬다는 것의 힘겨움을 고스란히 느꼈기 때문이다.공기 좋은 산 속에서 심호흡을 하여산소를 폐 속으로 흠뻑빨아들인 것처럼,영화의 메시지가 내 몸 속 깊숙이 들어찬 느낌이다.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나의 감수성 덕분에. 2. 머리를 감고 샤워를..추천 -
[비공개] 사람이 좋으면서 혼자이고 싶다
창경궁돈화문 건너편에는 라는 카페가 있습니다.커피 값이다소 비싼데도 정갈하고 예쁘게 나오는 차림을 보고서 매료된 곳입니다. 생맥주에 곁들여 마른 안주를 차려놓은 모양새,와인에 과일을 절여 만든 음료의 예쁜 빛깔 등 주문했던 모든 메뉴가 제 값에 걸맞는 위용을 뽐내었습니다. 지난 주, '서양문학사' 강좌를 듣는 수강생들과 함께 에 갔습니다.'세계사' 수업도 들으셨던 분들이고, 와우도 있어서 제겐 무척 편안한 자리였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 지금 여기에 혼자 있으면 참 좋겠다.' 말없이 가만히 창밖을 보며 생각하고 싶었던 겁니다. 그들이 불편해서가 아닙니다. 저를 신뢰해 주는 분들이라 그윽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자리였으니까요. 분위기가 안 좋았던 것도 아니였습니다. 이미 점심과 저녁식사..추천 -
[비공개] 봄바람과 함께한 문학 수업
1. GLA 강좌를수강하는 이들과 함께 봄 나들이를 떠났다. 봄꽃도 구경하고 수업도 진행하는 세나절 동안의 여행이었다.출발지는 안국역 1번 출구 앞 스타벅스. 우리는다섯 동네(순서대로 안국동, 소격동, 삼청동,가회동, 계동까지의 동네)를 거닐었다. 윤보선길을 따라 정독도서관까지(삼청동), 정독도서관 맞은 편에 있는 아트선재(소격동), 정독도서관 좌측 골목길에서 삼청동 카페 골목 가는 길(삼청동), 삼청동 주민센터로 맞은 편 골목 사이로 난 오르막을 올라 북촌 한옥마을(가회동)을 걸어다녔다. 마무리는 서울중앙고등학교 정문 앞계동길(계동). 2. 인사동, 삼청동, 계동에는 볼거리와 맛집이 많다. 여성들이좋아할 만한 명소다. 추천하는 맛집을 꼽아 두자면, 백년이 넘는전통의 '이문설렁탕'(인사동네거리에서 가깝다), 남도한정식으로 유명..추천 -
[비공개] 몽테뉴를 읽기 위한 실마리들
1.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예술가, 정치인, 사상가가 위대한 경지에 올랐다고 해도마찬가지다.사실 완벽이란 너무 높은 수준의 단어다. 그러니첫 문장은 바꿔쓰는 게 낫겠다. 엄청난 업적을 지닌 인물들도 삶의 다른 영역에서는형편없는 경우가 많다. 탁월한 학문적 성취를 이뤘지만 사회적 관계가 엉망이거나, 정신적인 힘은 강하지만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감각은 엉터리이거나. (이 글의 주인공인 몽테뉴는 후자의 경우다.) 2. 몽테뉴(1533~1592)는 종교전쟁의 격랑기를 살았던 인물이다. 16세기는 가톨릭과 개신교의 광신적인 다툼이 일어났던 시기다. 가톨릭은종교개혁과 칼빈의 『기독교 강요』를 기반으로 생겨난 개신교를 탄압했고, 세력이 강해진 개신교 역시 가톨릭의 비이성적인 탄압에 무력으로 대응했다. 야만적인 시대가 펼쳐졌다. 안전..추천 -
[비공개] 경기도 여주의 명소와 맛집들
어제, 여주 신륵사에갔었다.wow4ever(4기 와우팀)들과다녀온지 6년 만이다. 그간 여주에 두어번 다녀왔는데, 여주 명소 이곳저곳을 여행한 소감을 간략히 정리해 본다. 1. 여주를 가로지르는 남한강 514km를 흐르는 한강은 압록강, 두만강, 낙동강에 이어 우리 나라에서 네 번째로 긴 강이다.태백시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은 평창강, 주천강 등과 합치며 동에서 서로 흐른다.양평군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만나 한강을 이룬다.(북한강과 남한강, 두 개의 강물이 만나는 곳'두물머리'는 양평군의 명소다.)서울을 관통한 한강은 서해를 만나며 500 킬로미터의 대장정을 마친다. (남)한강을 굽어 볼 수 있는 명소는 서울 응봉산과 아차산, 양평군 두물머리, 여주 신륵사, 충주호와 청풍문화재단지, 단양의 도담삼봉과 옥순봉, 영월 청령포등이다.(남)한강이 내려..추천 -
[비공개] 유쾌한 아침, 독서계획, 변경연 여행
1. 기분 좋은 아침이다. 무엇 때문일까.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 것, 간단하게나마 보일러실을 정돈한 것 그리고 와우들의 GLA (인문 강좌) 독서 과제를 읽은 것이유쾌한 아침을 만들었다.세 요소가 조화를 이룬 덕분이지만, 특히나 수강생의 독서 과제가 준 즐거움이 컸다.기한을 놓친 이들도 있지만, 제출한 과제들이 충실했다. 학생들의 성실한 학습 태도는 선생의 기쁨이다. 4월의 과제 주제는르네상스 문학이다. 수강생들은 4주 동안 셰익스피어의 희곡 3편과 몽테뉴의 『수상록』을 읽어야 한다.지난 주엔 『햄릿』을 읽었다. 저마다의 독서 리뷰를 읽으며 즐거웠던 것은 질문이 살아있는 리뷰가 많았고 특히나 한 분은 수업 내용 중 특정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질문을 던지고 회의하는 태도야말로 인문 정신으로 가는 지름길이니, 선..추천 -
[비공개] 이렇게 살 수만은 없다고
1. 낚시질 마종기 낚시질하다 찌를 보기도 졸리운 낮 문득 저 물속에서 물고기는 왜 매일 사는 걸까. 물고기는 왜 사는가. 지렁이는 왜 사는가. 물고기는 平生을 헤엄만 치면서 왜 사는가. 낚시질하다 문득 온 몸이 끓어오르는 대낮,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만은 없다고 中年의 흙바닥에 엎드려 물고기같이 울었다. 2. 시인은 찌에 지렁이를 끼우며 그 찌를 집어삼킬 물고기를 생각하며 저마다의 존재 이유를 물었으리라. 당신이 시인의 곁에 있었더라면, 그가직접 묻진 않더라도 (수줍은 일이니) 당신의 존재 이유를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왜 사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할 것인가? 3. "먼저 자신에게 앞으로 자신이 무엇이 될 것인지 이야기하십시오. 그리고 해야 할 일을 하십시오." - 에픽테토스 세네카와 함께 후기 스토아 철학의 대..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