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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가볍게 만나는 퇴계 선생
퇴계 선생의 시 한 수를 읊어 드립니다. 선생은 1548년 48세 때 충북 단양의 군수로 부임했는데, 백성들을 섬기면서도 자주 시를 지었습니다. 지금의 단양군 장회리 아랫마을에 있는 여울을 바라보며 지은 시랍니다. 힘을 써야 겨우 조금 앞으로 가고손 놓으면 대번에 떠내려가지.자네 만약 뜻이 있거든 잘 봐 두게여울물 거슬러 올라가는 배를. 편역자의 해설처럼 “마음을 닦는 데 한순간도 방심해서는 안 되며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당부로 읽히기도 하고, 공부를 시작했으면 어렵다고 포기하지 말고 괴로운 과정도 끝내 이겨내야 한다는 엄중한 조언으로 들리기도 하네요. 저의 해석도 그리 틀리진 않을 겁니다. 제자 이함형에게 보낸 편지에 아래와 같은 글도 있으니까요. “이제 겨우 공부를 시작했으면서 대번에 눈에 띄는 성과를 내서 기쁘..추천 -
[비공개] 자기실현의 3단계
자기경영은 자신이 가진 ‘자원’을 관리하여 삶의 ‘목적’을 이루어가는 ‘활동’이다. 중요한 단어는 자원, 활동 그리고 목적이다. 살아온 날이 많아질수록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가졌는지 알아가고(자기이해), 생각만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활동하며(자기경영), 자기 삶의 목적을 실현함으로 스스로를 기쁘게 하는 것(자기실현)이 자기실현의 3단계다. 자기이해 → 자기경영 → 자기실현 자기경영의 정의와 자기실현의 3단계에서, 세 가지 명제를 기억하자. 1) 효과적으로 경영하려면 자신이 가진 자원을 잘 알아야 한다, 2) 자기경영은 목적지향적어야 한다, 3) 자기경영은 오늘을 바꾸어가는 구체적인 활동이다. 자기경영 이전에 자기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자기경영 활동은 자기실현이라는 목적을 추구한다는 말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추천 -
[비공개] 자기 발견을 위한 꿀팁
1. 자기이해는 세상에서 자신의 일부를 발견함으로 진척된다. 살다가종종 '내가 이것을 좋아했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단어, 개념, 사람(의 일면), 분야, 장소, 활동을 만난다. 그때 '내가 이런 사람이구나'하고 자기를 발견한다. 비유컨대, 자기발견은 세상에 낚싯대를 드리우는 일이다. 지렁이 대신'감정'과 '인식'을 미끼로 꽂아 자기 이해라는 퍼즐을 완성할 조각 하나건져올리기. 이것이 자기 발견의 과정을대표하는 이미지다. 자기를 발견하고 싶다면 다양한 만남(책, 사람, 장소, 활동)으로자기를 보내어 그때얻은 감정적 반응과 새로운 인식을 챙겨 두어야 한다.미끼를 기억하자. 하나는 감정이고 다른 하나는 인식이다. 호불호의 감정 속에 자기가 있고, 인식한 것들에도 자기가 있다.감정은 진솔하다.그래서 자기이해를 돕는 확실한 단서다. 우리는..추천 -
[비공개] 벤야민 공부와 우정의 추억
눈을 뜨자마자 벤야민이 떠올랐다. 누운 채로잠시 벤야민을 생각했다. 벤야민의 삶에 대한 생각이기도 했고, '아침부터 왜 벤야민일까'를 묻는 성찰이기도 했다.잇달아 떠오른 이는 숄렘이다. 게르숌 숄램, 그는 『한 우정의 역사 : 발터 벤야민을 추억하며』의 저자로 벤야민의 절친한 친구였다. 두 학자 모두 유대인이었고 지적 정신적으로 깊은 유대를 나눴다. 생각의 연쇄는 내 친구 P에게로 가서 멈췄다. 나는 몸을 일으켜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어제 외출하고 나갔던 가방 속 내용을 꺼내 정리하고 책상에 앉았다. 아침 첫 생각은 무의식이 내게 보내는 인생살이의 작은 표지가 아닐까. 눈을 뜬 직후에 의식과 무의식이 찰나의 순간만이라도 교차한다면, 아침 단상은 의식이 달아나려는 무의식을 붙잡은 셈이다. 표지라면, 어떤 표지일까? 이것을 거..추천 -
[비공개] 이대로 끝이라면 아쉽지
또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하고 말았다. 읽지도 못할 책을 사들이고, 중요한 일들을 내일로 미루고, '언젠가 해야지'라는생각을남발하고 있다. 며칠 동안 그랬다. 내 고질병이다. 번개같이 찾아든 후회를 붙잡았다. 목욕재계하고서 '골목길의 오아시스 낙랑파라'에 왔다. 멋진 카페가 넘쳐나는 동네에 산다는 것은일상의 축복이다. 때로는 환경이 축복을 선사하지만, 진하고 지속적인 축복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법. 나는 이곳에서 삶의 비평 시간을 갖기로 했다. 비평노트를 펼쳤다. 3월에 최대한집중할일들의 목록을 적었다. 한 페이지를 채우고 나니, 다음과 같은 말들이 파편처럼 노트에 쓰였다. - 매일 2시간은 쓸 것. 거르지 말고 무리도 말고. - 삶은 구본형처럼 쓰고 여행하고. 거기에 치열한 공부를 더할 것. - 벤야민처럼 공부하고 손택처럼 쓰기 - ..추천 -
[비공개] 모든 순간은 연결되어 있다
1. 어제는여유를만끽했다. 2월을 바쁘게 보냈고 3월에도 강연이 많으니 커피 한잔의 여유가 절실할 때 찾아온 행복한 하루였다. 아침에 마음편지를 보내고 나서는 느긋하게 독서했다. 스퀴즈빌리지 홍대점에서 착즙주스를 사와 간식으로 먹으면서 독서와 업무를 즐겼다. 오후에는 낮잠을 잤던가. 기억이 가물하다. 아마도 이런저런 일들을 하느라 낮잠 타이밍을 놓쳤던 것 같다. 저녁에는 홀로 티박스라는 카페에서 보이차를 즐기며 책을 읽었다. 2. 모처럼만의 독서는 맛난 음식처럼 나를 즐겁게 해 주었다. 『교양과 무질서』와 『이것이 문화비평이다』를 제법 읽었다. 매슈 아널드의 비평관이 정교하지 못하다고 생각하여, 내 나름으로 보완하여 글로 적기도 했다. 이택광 선생이 말하는문화비평은 문화 속에 숨은 정치적 구조해석이 본질이었다. ..추천 -
[비공개] 제외하면, 한가로운 하루
1. 저녁식사 약속과 GLA START 수업을 제외하면 일정이 없는 하루다.두 개의 일정이나제외하고서 일정이 없다고 말하는 건 사실 어불성설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리 말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저녁에 일정이 두 개나 있고, 수업 준비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지금 눈 앞의 여유가 증발해버리는 느낌이다. 반면무엇무엇을 제외하면한가한 하루라는 표현은 마법 같다. 찰나지만, 여유로움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 든다. 나는 이 찰나의 여유와감정을 주무르는 언어의 마법에 열광한다. 열광이라고 쓰니, 춤이라도 추어야 할 것 같다. 지금의 내 감정이 과연 '열광'인가? 하고 생각하면서 내 감정을 회의적으로 들여다보는 맛도 일품이다. 열광, 맞다! 2. 나를 보자마자 김밥 아주머니가 외쳤다. "어머 어떡해~!하나 남겨 두었는데... 오늘은 안 오시나 싶..추천 -
[비공개] 문학 읽기의 저력
3월 GLA 서양문학사 수업에 신청하신 한 분이,오늘 아침물었습니다. 선생님, 도대체 문학이 무엇인가요? 왜 문학을 읽어야 하는 걸까요? 나는 다음과 같이 답변했습니다. "질문이 학습에서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반가운 물음입니다. - 문학이란 무엇인가- 왜 문학을 읽어야 하는가 두 질문을 품고 이번 수업을 들으시면 되겠습니다. 여러 문학 텍스트를 접하며 건져 올려야 하는 공부의 최종적 목표가 될 질문이니까요. 주신 물음에 이렇게만 답변드릴 수는 없어서 문학 읽기의 저력에 대해제가 고민한 흔적도 공유하겠습니다." 라고. (공유한 글을 아래에 옮겨 둡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고유합니다. 개인의 고유함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존재임을 뜻합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슷한 면이 있는가 하면, 서로 판이하게 다른 점도 있습니다. 사람의 ..추천 -
[비공개] 일상을 끼적이는 순간마다
일상을 끼적이는 순간마다 펄떡이는 심장 가슴에 품고 내가 살아 있음을 사지를 힘차게 놀리며 지금 여기에 살고 있음을 오감으로 확인한다 충만히 느껴지는 생동감은 끼적임 덕분일까 성찰의 저력일까 1. 길었던 설 연휴가 끝났으니, 이제 긴 업무시간을 즐길 때가 되었구나. 오늘을 맞으며 들었던 생각이다.나는월요일 오전에 서울에 도착했고,이후에도약속이 두 개나 있었다.오늘(화요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조용한 일상이 시작된 셈. 아! 얼마나 고대했던 혼자만의 시간인가. (고대함은 내가 홀로 있기를 즐기는 성향 탓이기도 하겠지만, 근 일주일 동안 홀로 보낸 시간이 극히 적었던 탓이 더 크다.) 하루 종일 일했다. 미뤄왔던 GLA START 일정을 공지하고,몇 개의메일에 회신했다.글쓰기 3월 수업을위한 준비도진척시켰다.스케줄을 확인하고..추천 -
[비공개] [인문수업] GLA Start 공지
Great Legacy Academy'Start'강좌가 시작됩니다. 3주 동안, 인문학 공부의 얼개를 세우고 맥락을 잡는 수업입니다. 인문학 공부는 인문 지식과 교양을 쌓는 것, 그 이상이지요. 사람과 삶에 대한 이해를높여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것이 인문학 공부의 목적입니다. 문학, 역사, 철학이 중요한 것은고전이 많아서가 아니라 인간 이해를 가장 잘돕는 학문이기 때문입니다. GLA 과정은 인문주의자를 꿈꾸며 문학적 인간, 역사적 인간, 철학적 인간이 되는 것이 얼마나 유익한지를 탐구하는 과정입니다. 2년 동안인문주의(Start) - 문학 - 역사 - 철학을 한차례 훑어왔고, 올해 Start 과정부터 새롭게 시작합니다. START과정은 '인문학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인문주의의 본질, 인문 소양을 키우는 법, 문사철 식견을 3주 동안 공부합니다. 인문학 유행..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