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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깊은 지성의 3가지 특징
1. 지성이 얄팍한 사람들은 책을 많이 산다. 책을 많이 읽으면 깊어지리라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생각은 결과를 낳는다. 여러 가지 시시한 책들을 읽느라 훌륭한 책을 진득하게 파고들 시간이 없다. 시간을 들이지 못해 사유하는 힘을 키우지 못한다. 사유의 힘이 느슨하니 고전의 단단한 지성 세계로 침투해 들어가지 못한다. 결국 이런저런 책을 많이 읽는 것으로 타협한다. 빈약한 지적 생활의 악순환이다. 반면 깊은 지성을 갖춘사람들은 소수의 고전을 독파하면서 최고의 인식을 만난다. 2. 지성이 얄팍한 사람들은 자주 안다고 착각한다. 그들은 같은 주제의 강연을 두 번 듣지 않고, 중요한 텍스트도 두 번 읽지 않는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자신이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는 발터 벤야민의 을 읽고서, 이 지적인 에세이를 어..추천 -
[비공개] 오랜만의 성찰을 하고서
금토일 3일이 폭풍처럼 지나간 느낌이다. 드센 바람이 불어 나의 일상이힘들었다는 뜻이 아닌데도 ‘폭풍’이라는 단어를 쓴 까닭은 홀로 있을 시간이 희소해졌을 때의 내 느낌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그래서 “폭풍처럼 지나갔다”가 아니라 “폭풍처럼 지나간 느낌이다”고 썼다. 첫 문장을 쓰기 전 나는 ‘살다 보면 정말 폭풍처럼 지나갔다고 표현할 만한 힘든 일이 있겠지’ 하고 생각했다. 내 머릿속에는 작년에 친구를 떠난 보낸 직후의 날들이 떠다니고 있었고. 지금은 월요일 늦은 오후다. 최근 며칠을 되돌아본다. 금요일은 점심식사부터 와우 10기와 함께 하기 시작하여 파주 여행을 함께 했다. 헤이리 예술마을을 둘러보고 출판단지 내 지혜의숲도서관까지, 우리는 다소 지적인 시간을 보냈다. 도서관 서가를 다니며 와우들과 이런저런 책..추천 -
[비공개] 변신
[짧은 소설] 어느 날 눈을 떠 보니, 나는 개가 되어 있었다. 처음부터 나의 개 됨을 인식했던 건 아니다. 머리맡에 있던 안경을 집으려는데 내 손이 안경을 잡지 못하고 툭툭 건드려 안경을 미끄러뜨릴 뿐이었다. 왜 이러지? 잠이 덜 깼나, 싶었는데 평소와 달랐다. 안경을 쓰지 않았는데도 사위가 선명하고 또렷하게 보였다. 그 순간 어디선가 축축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무슨 냄새지?’ 창밖을 바라보았다. 우중충한 하늘에 가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 냄새였음을 눈치 채자, 이상했다. 나는 냄새에 민감한 편이 아니었다. 시큼한 반찬 냄새도 느껴졌다. 주방으로부터 전해지는 냄새의 성분 하나하나를 맡으며, 무슨 음식인지도 구분해냈다. 나는 네 발로 일어섰다. 내 방인데도 시야가 낮아지니 다르게 보였다. 책상 밑에 쌓아둔 박스들이 눈에 띄었..추천 -
[비공개] 우정
[짧은 소설] 여고생 진이, 경숙, 주희는 단짝이었다. 같은 반은 아니었지만 점심시간을 항상 함께 했다. 화장실도 같이 다녔고, 시험 때면 같이 밤을 새며 공부했다. 주말에도 만나 만화책을 보거나 가끔씩은 사소한 쇼핑도 함께 다녔다. 어느 날, 진이가 윤리 선생님의 말을 전했다. “어제 윤리가 그러더라. 고등학교 친구들이 평생 변함없는 우정으로 남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대부분은 안 그렇다고.” “야, 그건 대부분이 그렇다는 거고, 우리는 아니지.” “당연하지. 대학 가도, 결혼을 해도 우리는 변치 않을 거야.” 셋은 우정반지를 맞췄다. 반지를 깜빡한 날에는 두 사람의 핀잔을 들어야 했다. 경숙과 주희는 서울의 대학교에 입학했다. 진이는 경기도로 대학을 다녔다. 새로운 문화와 대학 생활에 적응하느라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계절..추천 -
[비공개] 하늘
[짧은 소설]김씨는 얼마 전에 새롭게 시작한 회사 프로젝트에 열정을 느꼈다. 평생 동안 이상적인 목표를 추구하며 열렬히 살아온 그였다. 일찌감치 시간의 소중함을 깨달은 덕분에 날마다 최선을 다하며 살았다. 김씨는 강인했지만, 삶은 그보다 강해 김씨의 강인함을 종종 뒤흔들었다. 잘 나가던 그도 마흔 이후로는 승진에서 누락됐고, 절친했던 친구가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어느 날, 프로젝트를 둘러싸고 부하 직원과 갈등을 일으켰다. 갈등은 몇 주간 지속되었다. 세상을 떠난 친구와 상의하고 싶은 밤이 여럿이었다. 아내는 자상히 들어주었지만 깊이 공감하지는 못했다. 작은 실망감과 얼마간의 힘겨움이 주기적으로 김씨를 찾아왔다. 어느 날 밤, 퇴근한 김씨는 낯선 동네를 걷다가 수위가 보이지 않는 아파트 옥상에 올라갔다. 그는 한참동안 ..추천 -
[비공개] 삼백 육십 오일이 지나도
친구가 세상을 떠난 지 삼백 육십 오일이 지났다. 친구 형님께도, 친구 아내에게도 전화 한 통 없이 오늘을 보냈다. 형님이 괜찮냐고 물으면 나는 "네 괜찮아요."라고 대답할 수가 없다. 괜찮지 않으니까. 형님은 어떻게 오늘을 보내셨을까. 제수씨는 무얼 하며 지냈을까. 음력 기일을 지내는지 만이라도 물어볼까 하다가 관뒀다. 지금 나에게는 '꼭 한 번 만'이라는 말이 절절하다. 식사 한 번 하고 싶다. 단 한 시간 만이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마음이 아무리 절절해도 그럴 수가 없다. 절대로 그럴 수 없으니,소원은 목 메는 애통함이 되고 만다. 눈물이 흐른다. 요즘 내내 몸무게가 조금씩 늘어나던 참인데, 어제 오늘 1kg이 줄었다. 날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죽은 이들 저마다에게는 절친한 친구가 있을까? 그렇다면, 날마다친구의 죽음을 맞..추천 -
[비공개] 천재
[짧은 소설]성인 연주자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놀라운 실력을 소유한 꼬마 피아니스트가 등장했다. 아이는 국제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모두들 아이의 재능에 감탄했지만, 경이로운 실력이란 하늘에서 뚝 떨어져 내린 법이 없었다. 아이는 이제 겨우 열 두 살의 나이지만 두 돌이 지난 이후부터 건반을 두드리기 시작했으니 십년 동안 많은 시간을 연습했다. 실로 엄청난 시간을 투자했는데, '일만 시간의 법칙'의 2배는 족히 달성했다. 아이에겐 생계를 꾸려야 할 일도 없었고, 매일 끝없이 쏟아지는 집안일도 없었기에, 아이의 1년 몰입은 성인에 비할 수준이 아니었다. 아이는 연습이 실력을 만든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깨닫고 있었지만, 뛰어난 실력을 본 어른들은 한결같이 말했다. "얘는 천재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아이의 노력은 증..추천 -
[비공개] GLA 7월 세계사 수업 안내
여름을 맞아(^^) Great Legacy Academy역사강좌가 시작됩니다. 세계사와 한국현대사를 주제로각각 4주 동안 역사 공부의 얼개를 잡고 기본 지식을 익히는 수업입니다. 일정 : 7월 09일, 16일,23일,30일 (목요일) 19:30~22:00 장소 : 토즈 홍대점 (홍대입구역 2번 출구, 도보 1분) 신청 : 입금 후댓글로 성함/ 이메일/ 전화번호기재 (기신청자는 성함만) 수업료 : 12만원 / 원격수업은 6만원(신한 801-04-851616 이희석) 수업내용 Great Legacy Academy (세계사) 1주차 7월 09일 세계사 공부를 위한기본소양 2주차 7월 16일 고대 그리스의 역사 3주차 7월 23일 세계 혁명의 역사 4주차 7월 30일 21세기의 결정적 장면 *강좌는 수업 시나눠 드리는 유인물로 진행되며, 더 공부하실 분들을 위한 참고 도서와 영상 자료를 소개해 드립니다. * 수업 시작 전부터 카톡 단..추천 -
[비공개] 에듀케이션
[짧은 소설]아이는 엄마와의 약속을 기억했다. “아들, 두 시간만 놀다가 학원 시간 맞춰서 가야 해.” 명령조였지만 따뜻함과 친절함이 가득 담긴 말에서 아이는 엄마의 애정을 느꼈다. 아이는 엄마의 말을 따르고 싶었다. 엄마를 좋아했고, 옳은 말이기에 어길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친구 집에서는 게임을 하나 한 후 만화 영화를 봤다. 재밌는 만화에 친구들과 빠져들었지만, 아이는 10분마다 시간을 확인했다. 만화를 다 보고 일어서면 학원 시간에 늦을 것 같다. ‘이럴 줄 알았으면 게임을 좀 더 빨리 끝냈어야 했는데...’ 아이는 친구를 졸라 1.2배속으로 만화를 끝까지 시청했다. 아이의 예상대로, 뛰어가면 학원에 늦지 않을 시각이었다. 아이는 내달렸다. 기분이 좋았고 얼굴에 맞는 바람이 시원했다. 핸드폰이 울렸다. 엄마였다. “아들, 왜 이..추천 -
[비공개] 호기심
[짧은 소설]나는 스스로 배웠다. 훌륭한 선생님이 계셨더라면 배움이 한결 깊어졌을 테고, 부모님이 다양한 체험으로 이끌어 주셨더라면 정신의 지경이 더욱 넓혀졌을 테지만, 내게 그러한 행운은 없었다. 초등학교 때엔 태권도나 컴퓨터 학원조차 다니지 못했고, 중고등학생일 때에도 과외는 내게 딴 세계 이야기였다. 좋은 환경이 아니어도 학습은 이뤄졌다. 때로는 무지가 도움이 되는 법! 어른이 되기 전까지는 자기 행불행의 감정을 느낄 뿐,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인이 되고 사회인이 되었을 무렵, 나는 기본적인 지성을 갖추었다. 호기심 덕분이었다. 내면의 호기심이 나를 가르쳤고 지력을 키웠다. 어린 시절 눈에 비친 세상은 모르는 것, 궁금한 것들이 가득했다. 궁금한 것들에 대해 엄마에게, 주변 어른들에..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