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안의 ‘서울 공화국’ 이명박 대통령이 며칠 전 외교·안보자문단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생색은커녕 욕먹는 일만 손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세종시 수정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나라의 기초를 튼튼하게 닦아 다음 정부가 탄탄대로를 달리도록 하겠다는 것이 내 철학”이라며 한 말이라고 한다. 정부가 벌써 다양한 세종시 유인책을 쏟아내놓는 걸 보니 이대로 가다간 세종시가 국민 혈세를 집어삼키는 특혜의 땅이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못 가진 자의 삶을 들여다보겠다며 표방한 ‘서민 대통령’의 역설이다. 뼛속까지 체화된 ‘서울공화국’의 신.......

친일사전’은 과거 단죄 아니라 미래를 위한 것 친일인명사전이 긴 산고 끝에 마침내 발간됐다. 반민특위 해체 60년 만이다. 사전에는 4389명이 수록됐다. ‘을사조약 전후부터 1945년 8월15일 해방에 이르기까지 일본 제국주의의 국권 침탈과 식민통치, 그리고 침략 전쟁에 적극 협력해 우리 민족과 다른 민족에게 피해를 끼친 자’라는 기준에 따라 선정된 인물들이다. 친일인명사전은 민간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시민들의 순수 모금으로 이뤄낸 해방 이후 최초 친일기록의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편찬위원 150여명이 8년간 작업했다 하니 대역사(大役事)라 할 수 있다. 2003년 국회가 연구 예산 전액을 .......

막말을 논하는 한국일보 사설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떠오르는 대사가 있습니다. 미실 세주의 횡포에 대해서는, 맞서서 분노하는 마음이 그 어떤 것보다 우선이며 정도라는 '김유신' 대사입니다. 이 시대의 답답함을 드라마를 통해 들어 내려는 작가의 표현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작가의 사회적 견해가 무엇인지 대한 물음과 상관없이 시청자 입장에서 볼때 오늘을 돌아 보게하는 대사였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잦은 횡포와 거짓말, 그 잔꾀는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여러 사안에서 할 말이 많고 문제가 많은 정권이지만.다수가 인정하는 대표적인 꼬리표는 '민주주의 후퇴'로서.......

세상의 '머리 좋은 머저리'들에게 왼손잡이의 오른손 사랑, 오른손잡이의 왼손 사랑 알아야 왼손잡이로 태어났다. 그 유전은 모친을 통해 왔고 딸아이에게로 이어졌다. 대학생 딸아이는 어렸을 때 간섭을 받지 않아서 계속 왼손으로 밥을 먹는데, 나는 오른손으로 식사를 한다. 왼손 식사를 하는 딸아이를 보며 내가 간섭하지 않았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나는 어린아이 시절에 어른들의 간섭을 받았을 것이다. 왼손잡이로 하여금 오른손으로 밥을 먹도록 하는 데에는 상당한 강제가 있었을 것이다. .......

변함없는 법원 노태우 정권 때 나는 법원 출입기자였다. 일은 많은데, 재미가 없었다. 왜? 법관들이 언론에 나오는 걸 죽어라고 싫어했기 때문이다. 말을 아끼고, 판결문은 긴 글을 한 문장으로 써서 인용하기도 힘들고 …. ‘이건 이래서 옳다(틀렸다)’라고 짧게 말하면 무리한 일반화가 되기 때문에? 그보다 내 눈엔 판사들이 자기 판결로 사회적 파장이 커지는 걸 꺼려서 판결 요지가 쉽게 드러나지 않게 하려는 것 같았다. 가끔 무죄 판결이나 위헌 결정이 나면 기자로선 반가운 일.......

세종시 수정론과 함께 실종된 ‘국토 균형발전론’ 정부가 세종시 계획 변경을 공식화하면서, 수십년간 국론으로 자리잡아온 국토 균형발전 정책이 폐기될 위기에 직면했다. 여야가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을 비롯한 숱한 논란을 겪으면서도 2005년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을 합의로 제정한 가장 큰 이유는 균형발전의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유불리 등 정략적 요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세종시 건설의 고갱이는 균형발전이었다. 사람·돈·자원이 모두 서울 한곳으로 쏠리는 수.......

불법과 합법의 곡예사들 언론관련법, 절차는 위법인데 효력은 유효라니…모순에 빠진 헌재 전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는 말은 영화판의 속설이다. '별들의 고향'을 보고 오금 저렸던 70년대 청춘들은 뒤이은 숱한 아류들 앞에서 한숨을 쉬었으며, '나홀로 집에'에 낄낄댔던 꿈나무들은 속편 앞에서 하품을 했던 기억들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속편이 전편을 능가한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세상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오는 모양이다. &n.......

국회가 만든 법 예사로 뒤집는 ‘행정 독재’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원안을 백지화한다고 대놓고 말하고 나섰다. 그제 이명박 대통령이 내년 1월까지 수정안을 만들라며 원안 폐기 뜻을 밝히더니, 어제는 정운찬 국무총리가 국회에서 “행정기관 이전보다는 기업 위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수정안에 정부 부처 이전은 포함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대통령과 총리의 이런 말은, 지난 2005년 국회에서 제정되고 그 뒤 몇 차례 개정된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공주지역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행정중심복합도시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