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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39년 후
독일 유학 중이었다. 첫 사위를 맞았지만, 결혼식을 독일에서 열명남짓 하객들 앞에서 우리끼리 초간단 방식으로 치르고 전화 한통으로 갈음해 버렸으니 얼굴도 제대로 아실 리 없다. 우리야말로 작은 결혼식의 원조다. 당시엔 국제전화요금이 너무 비싸 채 1분도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끊었으니 양가가 멘붕에 빠졌단다. 암튼 그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일사천리로 진행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양가 모두 큰 걱정을 안 하셨던다. 그래도 걱정이 되셨는지 딸 잘 봐달라고 사위한테 와이루 쓰신 건지, 아니면 사위가 너무 좋아서 그러셨는지 한국에서 한복을 한벌 보내셨다. 그런데 거기서 한복을 입을 기회가 없다. 받아 놓곤 풀어보지도 않.......추천 -
[비공개] 39년 후
독일 유학 중이었다. 첫 사위를 맞았지만, 결혼식을 독일에서 열명남짓 하객들 앞에서 우리끼리 초간단 방식으로 치르고 전화 한통으로 갈음해 버렸으니 얼굴도 제대로 아실 리 없다. 우리야말로 작은 결혼식의 원조다. 당시엔 국제전화요금이 너무 비싸 채 1분도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끊었으니 양가가 멘붕에 빠졌단다. 암튼 그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일사천리로 진행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양가 모두 큰 걱정을 안 하셨던다. 그래도 걱정이 되셨는지 딸 잘 봐달라고 사위한테 와이루 쓰신 건지, 아니면 사위가 너무 좋아서 그러셨는지 한국에서 한복을 한벌 보내셨다. 그런데 거기서 한복을 입을 기회가 없다. 받아 놓곤 풀어보지도 않.......추천 -
[비공개] 농부와 밭
텃밭을 가꾸어 보면,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중 하나가 토질과 농부의 관계다. 아무리 토질이 양호하더라도 농부의 실력이 없으면, 결과가 안 좋다. 처음엔 분명히 그랬었다. 농사실력과 경험이 얕으니 수확물이 적었고, 생긴 것도 볼품없었다. 세월이 가면서 지식과 경험이 향상되었다. 그런데 새로운 현상이 발생했다. 볕이 잘 드는 밭이 있고, 그늘진 밭도 있었다. 그 사이 향상된 실력을 동일하게 적용했는데도, 그늘진 밭의 결과는 영 저조하다. 물도 비료도 추가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밭이 문제인가, 농부가 문제인가? 학생을 교육할 때도 똑같은 질문으로 긴 세월을 보냈다. 기본이 잘 되어 있는 학생집단을 가르치면 효과가.......추천 -
[비공개] 농부와 밭
텃밭을 가꾸어 보면,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중 하나가 토질과 농부의 관계다. 아무리 토질이 양호하더라도 농부의 실력이 없으면, 결과가 안 좋다. 처음엔 분명히 그랬었다. 농사실력과 경험이 얕으니 수확물이 적었고, 생긴 것도 볼품없었다. 세월이 가면서 지식과 경험이 향상되었다. 그런데 새로운 현상이 발생했다. 볕이 잘 드는 밭이 있고, 그늘진 밭도 있었다. 그 사이 향상된 실력을 동일하게 적용했는데도, 그늘진 밭의 결과는 영 저조하다. 물도 비료도 추가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다. 밭이 문제인가, 농부가 문제인가? 학생을 교육할 때도 똑같은 질문으로 긴 세월을 보냈다. 기본이 잘 되어 있는 학생집단을 가르치면 효과가.......추천 -
[비공개] 우리 케인스 슨상님, 고생이 많소
1월8일에 썼으니 약속한지 한달이 다됐다. (사진2)라는 책이 한겨레신문에 크게 광고로 실려 있기에 미리 서평을 올리면서, 내가 좀 더 정리된 서평을 게제할 때까지 사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조언했었던 것이다. 지난 주 르몽드디플로마티크에 실을 계획이었는데, 진도가 영 더디다. 한번 읽었던 책이라 가볍게 생각했는데, 며칠전 막상 시작해 보니 내용이 만만찮다. 무려 14명의 어마어마한 석학들이 쓴 글들이다. 무려 3분의1가량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이다. 대단한 석학들이라 다행히 논지가 분명해 읽기는 쉽다. 경제학의 쟁점 중심으로 글을 썼으니, 전문가에겐 오히려 간단하다. 물론 비전공자에겐 이게 더 어려.......추천 -
[비공개] 우리 케인스 슨상님, 고생이 많소
1월8일에 썼으니 약속한지 한달이 다됐다. (사진2)라는 책이 한겨레신문에 크게 광고로 실려 있기에 미리 서평을 올리면서, 내가 좀 더 정리된 서평을 게제할 때까지 사지 말고 기다려 달라고 조언했었던 것이다. 지난 주 르몽드디플로마티크에 실을 계획이었는데, 진도가 영 더디다. 한번 읽었던 책이라 가볍게 생각했는데, 며칠전 막상 시작해 보니 내용이 만만찮다. 무려 14명의 어마어마한 석학들이 쓴 글들이다. 무려 3분의1가량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이다. 대단한 석학들이라 다행히 논지가 분명해 읽기는 쉽다. 경제학의 쟁점 중심으로 글을 썼으니, 전문가에겐 오히려 간단하다. 물론 비전공자에겐 이게 더 어려.......추천 -
[비공개] 비겁한 쫄보
사실 첫 경기부터 답답해 희망을 접었었다. 그후 소식만 접하는 것으로 만족해 왔다. 역시 답답한 경기로 일관했던 모양이다. 안 보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다. 예측기관들의 '합리적 승률계산'을 참고해 어제도 역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일어나 페북을 보니 호주한테 이겼다고 난리다. 저 분투하는 젊은이들한테 힘을 실어 주기 위해, 저토록 진심이시다.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약자와 고통받는 자들을 버리는 나와 달리 그 답답한 친구들과 끝까지 동행하며 탄식하는 우리 페친들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여겼다. 힘든 사람들을 응원하며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주는 이런 분들이야말로 '좋은 사람'들이며 진정한 깨.......추천 -
[비공개] 비겁한 쫄보
사실 첫 경기부터 답답해 희망을 접었었다. 그후 소식만 접하는 것으로 만족해 왔다. 역시 답답한 경기로 일관했던 모양이다. 안 보기를 잘 했다고 생각했다. 예측기관들의 '합리적 승률계산'을 참고해 어제도 역시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일어나 페북을 보니 호주한테 이겼다고 난리다. 저 분투하는 젊은이들한테 힘을 실어 주기 위해, 저토록 진심이시다.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약자와 고통받는 자들을 버리는 나와 달리 그 답답한 친구들과 끝까지 동행하며 탄식하는 우리 페친들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여겼다. 힘든 사람들을 응원하며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주는 이런 분들이야말로 '좋은 사람'들이며 진정한 깨.......추천 -
[비공개] 독일의 희망, 한국의 절망
독일사회는 각자의 특성이나 개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양적 지표로 환원된 등급이나 순위로 대상을 평가하지 않는다. 항상 그렇다기보다 적어도 한국이나 미국만큼은 아니라는 말이다. 예컨대 우리는 인간을 학교성적이나 출신학교의 순위로 판단하며, 그 방식은 평생을 따라 다닌다. 그 후의 노력과 업적은 결코 인정되지 않는다. 대학도 수능점수에 따라 순위가 정해진다. 그 대학이 얼마나 유서 깊으며, 독특한 전통과 사회적 미션을 지니고 있는지는 어떤 고려대상도 되지 않는다. 양적 지표로 정해지더라도 이전에는 적어도 그 지표의 위치가 부산, 경북, 경남, 전남, 전북, 충남, 강원 등 지역적으로 다양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최소한의 다.......추천 -
[비공개] 독일의 희망, 한국의 절망
독일사회는 각자의 특성이나 개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양적 지표로 환원된 등급이나 순위로 대상을 평가하지 않는다. 항상 그렇다기보다 적어도 한국이나 미국만큼은 아니라는 말이다. 예컨대 우리는 인간을 학교성적이나 출신학교의 순위로 판단하며, 그 방식은 평생을 따라 다닌다. 그 후의 노력과 업적은 결코 인정되지 않는다. 대학도 수능점수에 따라 순위가 정해진다. 그 대학이 얼마나 유서 깊으며, 독특한 전통과 사회적 미션을 지니고 있는지는 어떤 고려대상도 되지 않는다. 양적 지표로 정해지더라도 이전에는 적어도 그 지표의 위치가 부산, 경북, 경남, 전남, 전북, 충남, 강원 등 지역적으로 다양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최소한의 다.......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