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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고수에 관한 세 이야기
1.고수와 하수가 만났다. 하수는 고수를 몰라본다. 하수는 고수의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 과소평가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고수는 하수를 알아본다. 하수가 말하는 내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그런 말을 하는지도자연스럽게 안다. 하수의 움직임 하나하나가눈에 훤히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수가 공격한다. 고수는그저피한다. 하수가 성장을 원한다 싶을 때에만, 고수는되받아친다. 하수에겐 얼마간의 아픔이겠지만, 필연적인 성장통임을 깨닫기를 바라며 고수는 작은 기술 하나를 꺼내든다. 위대한 고수는 이겨도 으스대지 않는다. 기가 죽지 않아야 제대로 배울 수 있음을 알기에, 상대의 기를 꺽고 싶진 않기에. 2.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무능한 사람들은 자신의 무능함을 인식하지 못하면서 산다. 자신의 무능을 살피는대신 상..추천 -
[비공개] 마약, 여자 그리고 재즈(라는 이름의 헌신)
(부제 : 영화 감상기) 1. 는위대한 재즈뮤지션 '쳇 베이커'를 담은 영화다.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이다. 베이커는 쿨 재즈의 거장 마일즈 데이비스와 동시대 인물이고, 웨스트코스트 재즈를 대표하는 트럼페터다. 나에게 쳇 베이커는 이타적이고 명랑한 이미지의 디지 길레스피와 대비되는 인물이다. 우울하고, 방탕하다. 젊은 시절의 그를 두고 잘 생겼다고들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 눈엔 미남이기보다는 시원한 성격의 호남형으로 보였다.누구나 멋지게 찍힌 사진 몇 장은 있기 마련인데, 아래는내가본 가장멋진 사진이다. 2. 비밥, 모던, 쿨 재즈 시기까지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쳇 베이커를 비켜갈 순 없었다. 관악기만을 따진 나의 취향도 순위를 따지자면, 존 콜트레인, 폴 데스먼드, 스탄 겟츠, 리 모건, 쳇 베이커, 마일즈 데이비스, 디지 길..추천 -
[비공개] 오랫동안 독서를 한다는 것
(부제 : 학습조직화 연수를 마친 개인적 후기)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주최하고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주관한 에서, 나는 2박 3일 동안 진행되는 에 여섯 번 참가했다. 그 중 한 번은 참관이었고, 다섯 번은 워크숍 강사로서 진행했다. 올봄 많은 시간을 투자했고, 적잖이 스트레스도 받았던 교육이었다. 다소 늦었지만, 배우고 느낀 것들을 되돌아본다.1. 퍼실리테이션의 가치를 발견하다워크숍을 잘 진행하려면 두 가지에 능숙해야 한다. 첫째, 교육 주제에 대한 지식과 기술이다. (이를 주제 장악력이라 부르자.) 교육 내용에 대한 이해가 높을수록 청중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확률이 높다.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잘 아는 사람이 모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 모르는 것을 전달할 수는 없다면 점에서, 주제 장악력은 ..추천 -
[비공개] 세인트존스 대학의 공부 풍경
[도서소개] 조한별 지음, 『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 바다출판사, 2016리버럴 아츠 칼리지인 세인트존스 대학의 커리큘럼을 저자의 공부 경험담과 함께 진솔하게 소개하는 책입니다. 당분간 교양교육(Liberal Education), 리버럴 아츠(교양교육을 위한 기초교과, Liberal Arts)를 주제로 한 도서와 공부법에 관한 포스팅을 이어가겠습니다. 이 글을 읽기 전, (클릭)을 먼저 읽으시면 리버럴 아츠 칼리지를 좀 더 이해하실 겁니다. 1. 『세인트존스의 고전 100권 공부법』(이하 『세인트존스』)은 한국인 졸업생(조한별 양)이 쓴 책이다. 세인트존스 대학은 교양교육(liberation education)의 이념대로교육하는리버럴 아츠 칼리지이다. 이 책을 읽으면, 미국의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서 교양교육을 받는다는 것의 의미와 과정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유익이 있다...추천 -
[비공개] 감동과 깨달음의 이야기보따리
감동과 깨달음의 이야기 보따리- 레이첼 나오미 레멘의 『할아버지의 기도』나는 자주 글을 씁니다. 메모도 많이 하는 편이고, 어딘가를 여행할 때 사진도 적잖이 찍어대는 사람입니다. 고등학교 때에는 시집을 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고(실제로 80여편의 시를 쓰기도 했지요), 대학생부터는 언젠가 책을 내겠다는 목표로 꾸준히 글을 썼습니다. 자료를 수집하고 보관하는 일도 즐겼습니다. 10년 동안 와우스토리랩의 리더로서 수업을 진행한 기록들, 수백 번의 강연을 하며 작성한 PPT 자료들, 책을 내기 위해 꾸준히 써 왔던 9편의 원고도 노트북의 폴더로 가지런하게 정돈해 두었지요. 그러다가 불행한 일이 일어났습니다.2011년 1월 19일, 노트북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생겨 저장된 데이터를 모두 날려버린 겁니다. 복구를 제일 잘 한다는 회사에서 두달 동..추천 -
[비공개] 『채식주의자』를 읽어야 할까
1.6월 26일, 다수의 매체가 베스트셀러 순위를 기사화했다."교보문고 ·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차트에서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6주째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최초의 맨부커상 수상작이니만큼 관심이 뜨겁다. 지금으로서는 일시적인 반응이 될지, 문학 열풍으로 이어질런지알 수 없지만 우선은반갑다. 나는 아직 읽지 않았다. 반갑다고 해서 모든 손님을 내 집에 초대할 의무는 없으니까. 2016년 상반기 나의 공부계획에는 장편소설, 작가 한 강, 채식주의, 문학상 등의 키워드가 없다. 일시적 호기심이 나의 목적을흐트리지 않도록 주의하기! 이것이 집중이다. 2.삶을 목표나계획만으로 살 수는 없다. 최소한두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1) 삶은 계획보다 크다. 삶을 이해하지 못한 계획은 때때로 우리를당황케 한다. 생각보다 기쁘지않는 목표 달성은 또 얼마..추천 -
[비공개] 착함과 이타심은 다르다
1.그녀는 자주 우물쭈물한다. 결정하지 못해 당황하거나 타인의 눈치를 살피기 때문이다. 그녀는 거의 매번 타인에게 양보하고 많은 부탁을 들어준다. 사람들은 그녀를 (이타적이라는 뉘앙스를 담아) 착하다고들 말한다. 사람들은 종종 착함과 이타심을 혼돈한다.사전은'착하다'를 두고"언행이나 마음씨가 곱고 상냥하다"고 풀이했다. 자기 이익보다 다른 사람들의 이익을 꾀하는 이타심은 보기 드문 미덕이다. 반면 착함은, 다시 말해 고운 마음씨와 상냥함은사회적 관계에서 자주목격된다. 이타적이지 않은 사람도 착할 수는 있다. 2.타인의 눈치를살피는 사람은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눈치란, 남의 마음을 그때그때 상황으로 미루어 알아내는 힘이다. 눈치 자체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눈치를 살피는 목적이 무엇이냐에따라달라진다. 눈치가 타인..추천 -
[비공개] 저녁이 없는 삶의 처연함
- 편해영의 단편 「첫 번째 기념일」을 읽고"집에 있는 휴일이면 늘 십여 통의 이력서를 썼다. 검정색 펜으로 천천히 글씨를 써서 이력서 칸을 메웠다. 고등학교로 끝나는 최종 학력과 여기저기에서의 단기간 경력을 적는 동안, 그는 어쩌자고 이렇게 볼품없이 살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은 낚싯줄처럼 그의 가슴 깊숙한 곳으로 던져져 연민을 잡아 끌어냈다. 뒷면을 뗀 증명사진은 고체형 풀을 발라 사진란에 붙였다. 사진은 가급적 우스꽝스럽게 나오도록 찍었다. 불쌍해 보이는 것보다는 우스워 보이는 게 나았다. 다 쓴 이력서는 전부 큰 도시에 있는 사업체로 보냈다. 이력 때문인지 사진 때문인지 대부분은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이력서를 작성하는 사내는도시의 변두리지역 담당의 택배 기사다.이 작품은 2007년 제31회 이상문학상 작..추천 -
[비공개] 마지막 와우수업 스케치
오늘(2016-06-26), 와우스토리랩 10기 '와우광땡'의 마지막 수업날! 특별한 날의 요모조모 스케치.1.임산부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들 제 시각에 왔다. 아니, 10분 전에 도착했다. 예약한 음식점까지 걸어가는 시간을 감안한 도착이었다. 10명에 가까운 이들이 모두 약속 시간을 지킨다는 것은 사소한 일이 아니다. 마음을 두고, 애를 써야 하는 일이었다. 그것은 노력일 뿐만 아니라, 우리를 향한 정성이요 태도였다. 나는 수업을 하는 내내 시간 약속을 잘 지켜준 사실에 대해 고마움을 느꼈다. 진정 고마웠다. 2.막걸리즘! 미리 생각해 둔 저녁모임의 술집 이름이다. "막걸리보다는 와인이 낫지 않을까요?" 그저께 광땡 한 명의 발언에 옵션 하나를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집을 나섰다. 조용하고, 오붓하여 우리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술집을 찾기 위..추천 -
[비공개] 나는 가볍게 살고 싶다
1. "가볍게 살고 싶다. 아무렇게라는 건 아니다."(은희경, 생각의 일요일들) 필요한 고민이라면 진중하게 대하겠지만, 불필요한 걱정마저둘러메고 스스로를 괴롭히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 무엇이 불필요한 걱정인가. 이익을 계산하면 골치 아파진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 쩔쩔 맨다. 실패를두려워하면 머뭇거린다. 모두 불필요한 걱정들이다. 사랑하면 자유로워지고, 용기를 발휘하면 힘을 얻는다. 매일 밤마다 성찰하되, '좋은 삶'에 지나치게 신경쓰지는 않겠다. 강박스러운 관념은 사람을 뻣뻣하게만든다. 성찰은 하루 15분으로도 족하다. 가벼워야 지속할 수 있다. 나머지 시간들은 행동하고, 실수하고, 공부하고, 글을 쓰고, 사람들과 함께 삶을 즐기련다. 성찰은 삶을 비옥하게 만들지만, 곤두세워진 신경은 두통을 부른다. 가볍게 살고 싶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