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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5분 만에 행복해지는 법
즐겁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도 행복할 수 있지요.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던 날의 저녁에도 친구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인생의 목적을 몰라도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행복감에 빠질 수도 있죠. 행복은 복합적인 감정입니다. 행복감의 본질은 삶에 대한'만족감'입니다. 우리는 뜻밖의 장소나 상황에서만족을 느낍니다. 잔잔한 호숫가나 잠자리에서의평온도 행복감이고, 힘차게 달려간 후의 성취감도 행복감이니까요. 서로 다른 것에서 만족하니, 행복은 다분히 주관적인 감정입니다.다양한 만족감을 '행복'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묶어 버리면, 일상 속의 여러 가지 만족을 섬세하게 누리지 못할 겁니다. 단어가 사유를 돕고, 정서를 풍요롭게 하니까요. 긍정적 정서를 10가지로 구분한, 긍정심리학자바버라 프레드릭..추천 -
[비공개] 삶은 울림을 준다
"시장을 방문하는 사진을 찍을 때 다른 정치인들은 사진 찍히는 순간만 포즈를 취하고 가버리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상인들과 소주잔을 부딪치고 그 술을 계속 같이 마셨습니다. 그분의 경우 모든 사진이 '연출'이 아닌 '실제'였습니다." - 노무현 대통령 전속 사진사 장철영대권 주자들의 정치 쇼(Show)를 볼 때마다 느끼는 아쉬움과 갈증을 잠시나마 날려버리는 말이다. 순도 높은 청량감이다. 장 씨는 노 대통령의 사진을 '가식 없는 삶과 그것이 그대로 반영된 사진'이라고 특징지었다. 한 번은 대통령이 당부도 했단다. “연출 사진은 피곤하다. 있는 그대로를 찍었으면 좋겠다.”장씨는 말한다. “대통령은 저를 사진사로 존중해 주셨습니다.” 추억과 감상에 젖은 ‘미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장 씨의 신간 『대통령님, 촬영하겠습니다』에 소개된 ..추천 -
[비공개] 이런 건 필요 없는데…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친구는 두 달 동안 한 번도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 채로 요양을 해야 했다. 세월의 자비와 인간의 위대한 치유력에 힘입어 꼭 두 달째 되는 날에 녀석은 나와 함께 외출했다. 수술 후 첫 외출이었다. 친구는 감격스러워했다.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향했다. 친구는 오늘 꼭 해야 하는 일이 있다고 했다. 선물을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그 일을 오늘 하잔다. 교보문고 핫트랙스에 들어섰다. 볼펜과 만년필을 파는 몽블랑, 파버카스텔, 파카 매장들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몽블랑까지는 못 사주지만, 괜찮은 거 골라보자.” 녀석은 나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 펜들을 살폈다. 오늘 꼭 사야 한다며 곧 죽을 사람처럼 구는 녀석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친구는 단호했다. “니가 오랫동안 써야 하니깐 마음에 드는 걸로 잘..추천 -
[비공개] 스스로를 기쁘게 하렴
신문을 읽는데 슬며시부러움에 잠겼다. 영화 의 다미엔 차젤레 감독은 골든글로브 74년 역사상 최연소로 감독상을 받았다. 신예 감독은 “나를 믿어주고 지지해준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는 수상 소감을 남겼다. 가족의 존재가 그의 기쁨을 더했으리라.손흥민은 ‘토트넘 입단 500일’이 된 날(1월 9일), 시즌 8호 골로 스스로를 축하했다. 영국 BBC는 손흥민을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나에게도 두 가지 기쁨이 필요하다. 더불어 살아가면서 친밀함을 나누는 기쁨 그리고 (외부의 인정이나 수상과는 무관하게) 오직 나의 삶으로 스스로를 만족시키는 기쁨! 최고의 경지에 오르지 못해도 누구나어제보다 좀 더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가만히 속삭여 본다. 간절한 주문을 외듯이.‘힘들고 고통스러운 상황이 이어질 때면너의 삶으로 스스로를 기쁘게 ..추천 -
[비공개] 삶을 맑게 사유한 날들
힘겨운 연말을 보냈다. 눈물 없이 지낸 날이 없었다. '관계의 상실'로 아프도록 슬펐고, 앞으로 들이닥칠 '상실의 예감'으로 고통스러웠다. 며칠 밤은 불면으로 지새워야 했다. 시공간마저 내 편이 아니었다. 집에 머물면 답답해서 밖으로 나가야 했고, 밖을 나돌면 불안해서 집으로 들어와야 했다. 과거와 미래도 나를 옥죄어왔다. 이별한 연인과 사별한 인연들 그리고 앞으로 마주하게 될 또 다른 상실들! 세상 어디에도, 인생을 더 살아도 '탈출구가 없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나는 공포감을 느꼈다. 우울증인가 싶어 관련 책을 뒤적였다.“인간의 모든 지적 생산물은 ‘생각’의 결과이며, 우울증 환자는 순수하기 짝이 없는 ‘생각하는 인간’이다. 그들은 우리가 평소 소홀히 넘겨 버리는 사소한 것들까지도 예민하게 짚어 내고 생각한다. 그들은 ‘우..추천 -
[비공개] 어른이 되어야 할 때
공부를 위해 구글링을 하다가 우연히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큼직한 글씨의헤드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한 단어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홀린 듯이 “Grow up”이라는 말에 이끌려 기사를 읽었다. ‘성장하다’라는 뜻이지만, 남에게 말할 때에는 어리석은 짓을 그만 두라는 뉘앙스의 어휘다. “철 좀 드세요, 트럼프. 어른이 될 때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대통령입니다.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당신이 가진 것을 보여주세요. Grow up, Donald. Grow up. Time to be an adult. You’re president. You got to do something. Show us what you have.” 성장이든 철이 드는 문제든 나이는 중요치 않다. 바이든 부통령이 네 살 연상이긴 해도, 도널드 트럼프는 1946년 생의 고령이다. 박근혜 대통령(1952)도 꽤나 어른의 나이다. 성장도 세월처럼 정직하게 쌓여 가면 얼마..추천 -
[비공개] 배고프다 님이 입장하셨습니다
1998년이었던가.친구와 함께 유니텔 아이디를 만들던 때가 기억난다. PC통신 채팅을 통해 여자 친구를 만날 수도 있다는 말에 둘의 마음이 통했던 것. 접속 화면에 들어서니 아이디를 만들란다. 친구의 아이디는 ‘옥계추억’으로 정해졌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함께 여행을 다녀왔던 장소다. 우리 모임의 이름 ‘인스펙션’이 정해지기도 했던 곳. 내가 문제였다.수많은 단어를 넣어도 이미 존재하는 아이디란다. 20~30분이 흐른 뒤 우리는 지쳤다. 배가 고팠다. 무심결에 “배고프다”라고 쓰고서, 나도 모르게덜컥 엔터키를 눌렀다. ‘아차’ 싶었을 때는 이미 늦었다. “등록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뜸과 동시에나의 유니텔 아이디는 ‘배고프다’가 되었다. 친구와 나는 배를 잡고 웃었다. (20대의 풋풋함과 웃음 그리고 꿈이 있었던 시절이었다.)추천 -
[비공개] 반복이 전문성의 비결이다
유투브로 음악을 듣다가,우연히 김광석 편을 봤다. 2라운드 미션곡은 였다. 말린 대추를 씹으면서도 몇 번이김광석의 노래인지쉽게 맞췄다. 1번부터 4번까지 첫 소절만 듣고서도 확신했다.다음 소절의노래는 들을 필요도 없었다. 너무 뻔했다. 이 노랠 백번은 들었을 테니 당연지사였다. 4라운드의 역시김광석 찾기는 식은 죽 먹기였다. (3라운드 는 너무 달라서 차마 끝까지 들을 수조차 없었다.) '그렇구나, 듣고 듣고 또 들으면 익숙해지고 잘 알게 되는구나. 내가 공부할 책도 읽고 읽고 또 읽으면 그리 되겠구나. 어려운 책들도 반복적으로다가서면 다르게 읽히겠구나.'추천 -
[비공개] 비라도 그치면 길을 나서야지
오늘 아침의 기분은 괜찮다. 며칠 동안 힘들었는데, 오늘은 나아졌다. 잠깐이더라도 고맙다. 장마철에도 하루 이틀은맑게갠다. 주부들이분주해진다. 이불도 널어야 하고, 신발도 내다 말린다. 오늘은 나도 바쁘다. 정신의 장마철을 보내다가 마음이 갠 날이다. 고개 내민 영혼의 햇살에 화답하고 싶어진다. 일감 바구니를 들여다 본다. 언제 다시 비가 내릴지 모르니 약간은 서두르게 된다. 생산성을 높이는 적당한 긴장감이라, 이마저기분이 좋다.바구니를 비우려면몇 시간으로는 어림 없어 보인다. 아! 일하고 싶다. 새로운 글도 쓰고 싶다. 내일도 맑았으면 좋겠다. 화창하지는 않더라도, 비라도 그치면길을 나서야지.추천 -
[비공개] 다시, 태백산행
태백산행-정희성 눈이 내린다 기차 타고태백에 가야겠다배낭 둘러메고 나서는데등 뒤에서 아내가 구시렁댄다지가 열일곱살이야 열아홉살이야 구시렁구시렁 눈이 내리는산등성 숨차게 올라가는데칠십 고개 넘어선 노인네들이여보 젊은이 함께 가지앞지르는 나를 불러 세워올해 몇이냐고쉰일곱이라고그중 한 사람이 말하기를조오흘 때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한다는태백산 주목이 평생을 그 모양으로허옇게 눈을 뒤집어쓰고 서서좋을 때다 좋을 때다말을 받는다 당골집 귀때기 새파란 그 계집만괜스레 나를 보고늙었다 한다 *성실하고도 매몰찬 세월이다. 365일 동안을 쉼없이 흐르더니 얄짤없이 내게 한 살을 얹어 놓았다. 나이 들어서 맞는 새해는 희망과 서글픔이 손을 맞잡고 오는 걸까? 서글픔에는 해학이 제격이다. 지난달에 읽었던 시 을 다..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