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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유익한 즐거움을 누리기
즐거움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책읽기나 소중한 이와의 대화에도 즐거움이 존재하지만, 게임이나 흡연에도 즐거움이 깃들어 있습니다. 즐거움의 양면적인 모습 때문에 '유쾌하고 즐거운 감정‘을 뜻하는 ’쾌락‘이란 단어가 종종 오해를 받습니다. 쾌락, 참 달콤한 단어인데 말이죠. 저도 즐거움을 좋아합니다. 다만 즐거움이란 녀석이 분별력을 갖고 있지 않음을 주의합니다. 즐거움은 종종 내일을 생각하지 못하더군요. 타인을 배려하지 못할 때도 있고요. 결국 나의 자기경영은 즐거우면서도 유익한 활동을 찾아내어 힘써 행하는 노력입니다. 플라톤이 말이 기막히게 옳습니다. "교육의 중요한 목적은 젊은이들에게 올바른 것에서 즐거움을 찾도록 가르치는 데에 있다." 올바른 것으로 즐거워할 수 있다면, ‘달콤한 과정과 유익한 결실’이..추천 -
[비공개] 고통은 힘이 세다
“위기의 순간을 무사히 넘기면, 환자는 깨어나 몸에 삽입했던 관을 제거하고 퇴원한다. 이렇게 병원을 떠난 환자와 가족은 계속 일상을 살아가겠지만 결코 예전과 같지 않다.” (p.198) - 『숨결이 바람될 때』 중지금의 상황은 감기 바이러스가 물러난 게 아니다. 위기(!)의 순간을 넘긴 것이다. 완치가 아니라는 말이다. 생명의 위기가 언제 다시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다. 위기의 주소는 저 멀리 우주가 아니다.환자의 일상이다.이어지는 글에서 저자(폴 칼라니티)는이렇게 말했다. "의사의 말은 환자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감정적이든 육체적이든 불확실성과 병적 상태는 환자 본인이 계속 씨름해야 할 문제로 남는다."암으로 죽어가는 상황에 비하겠냐마는, 살다보면 결코 예전 상황으로 돌아갈 수 없는 순간을 맞을 때가 있다. 이혼, 파..추천 -
[비공개] 멈춰라 그리고 생각하라
1.교보문고 홈페이지에독립선언문들이 올라왔다. 독립(讀立)이란다! 읽고 선다, 라고 생각하니 독서를 통한 성장과 삶의 변혁을 꿈꾸는 이들이 좋아하는 말놀이겠구나 싶었다. 교보문고에서는 "독서 실천의 뜻을 세우다"라고 단어 뜻의 외연을 조금 더 확장했다. 수많은 선언에 나도 한 줄 보탰다. 과연 2017년은 책 52권을 읽는 해가 될 수 있을까?"2017년에는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서평을 쓰겠다.사유하고 실천하는 독서! 배움의 깊이를 더하는 서평!"2.『그리스인 조르바』는 내게 하나의 경이다. 내 삶도 하나의 경이가 되기를 꿈꾸게 하는 소설이다. 이 책으로 여러 번 수업을 진행했는데, 오늘 또 한 번의 수업을 하게 된다. 설렌다. 나는 열린책들 번역본만해도두 권을 가지고 있다. 더 오래된 책의 첫 장을 펼치면 이 책과의 첫 만남에 관한 짧은 기록이..추천 -
[비공개] 훌륭한 책만을 읽어야겠다!
돈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전에 주머니 속의 돈을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돈을 벌지 말자는 뜻도 아니고, 돈의 중요성을 폄하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돈을 버는 활동만큼이나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살뜰한 관리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시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섣불리 말하기 전에 주어진 시간을 살뜰히 경영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그렇지만 인지상정은 어쩔 수 없다. ‘읽을 책은 많은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 말이다. 24시간을 들여다보면 낭비하는 시간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 낭비의 틈을 다 메꾼다고 해도 읽고 싶은 책을 다 읽을 수는 없다. 인생의 필멸성과 시간의 유한함이 삶의 본질이니까. 결국 아쉬움을 줄여주는 것은 ‘욕망의 우선순위’와 ‘살뜰한 시간 관리’에 대한 지혜로운 실천이다. 이 같은 ..추천 -
[비공개] 측정하면 관리하고 싶어진다
1.오랜만에 블로그 유입 키워드를 살펴보았다. 블로그측 안내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추출된 키워드’란다. 유입수가 1인 키워드는 무의미하게 보였다(이를 테면, 빵다방, 상쇄피드백, 서른여덟 등). 포스팅의 어떤 단어 하나가 한 네티즌에게 ‘얻어 걸린’ 것이다. 상위 5위까지는 의미 있게 다가왔다. 행복한 거북이의 인생여행(5회), 비전 목표(3회), 렉티오 리딩(3회), 멜버른 맛집(3회), www.yesmydream.net (3회) (횟수는 유입수). 몇몇 분들이 '행복한 거북이의 인생여행'이라고 정확하게 검색해서 들어온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누군가는 나의 강연에 관심 가져 준다는 사실도 참 고맙다. ‘그러고 보니 렉티오 리딩(독서의 기술) 강연을 오랫동안 하지 않았구나.’ 내년 초에는 렉티오 리딩 강연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0위 안에는 수잔 손택 강독회(2..추천 -
[비공개] 좋을 때다 좋을 때야
태백산행-정희성 눈이 내린다 기차 타고태백에 가야겠다배낭 둘러메고 나서는데등 뒤에서 아내가 구시렁댄다지가 열일곱살이야 열아홉살이야 구시렁구시렁 눈이 내리는산등성 숨차게 올라가는데칠십 고개 넘어선 노인네들이여보 젊은이 함께 가지앞지르는 나를 불러 세워올해 몇이냐고쉰일곱이라고그중 한 사람이 말하기를조오흘 때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한다는태백산 주목이 평생을 그 모양으로허옇게 눈을 뒤집어쓰고 서서좋을 때다 좋을 때다말을 받는다 당골집 귀때기 새파란 그 계집만괜스레 나를 보고늙었다 한다 *약속 시간을 기다리면서 선물로챙겨 온시집을 펼쳤다. 몇 편의 시로부터 미소와 깨달음을 건네 받았다. 그 중한 편이정희성의 이다. 시는 한 폭의 그림이요, 한 소절의 노래인가 보다. 시집에서 그림 몇 점(길 나서는 ..추천 -
[비공개] 어느 그윽한 만남
지난 주말이었다. 양평 다녀오는 길에 전화가 왔다. “다음 주 월요일이나 화요일 점심 때 시간 되세요? 진석 오빠도 휴가라서요.” 머릿속으로 다음 주 일정을 떠올려보았다. 화요일은 모 건축회사 인사팀과의 회의가 있는 날이다. “민지야 아마도 월요일이 될 것 같은데, 지금 내가 운전 중이라 10~20분이면 도착하거든. 확인해서 연락할게.” 전화를 끊으면서 고마움에 젖어들었다. 휴가 때, 신랑 신부가 함께 선생을 찾아준다는 사실이 참 고마웠다. 돌아와서 깜빡 잊었다가 저녁에 메시지를 보냈다. “월요일 점심을 함께 먹자. 장소는 너희 가족이 움직이기에 편한 곳으로 하시게. 내가 움직일게.” 30개월 남짓의 딸이 있는 데다 몸도 무거운 그녀였다. 반면 나는 몸 하나가 움직이면 그만이었다. 신랑과 상의하더니 회신이 왔다. “홍대나 합정 근..추천 -
[비공개] 올 겨울의 반려 음악
운명처럼 만난 앨범이다. 속주곡을 제외한 거의 모든 곡에서 위로와 기쁨을 얻었다. 첫 곡에서부터 평온을 느꼈다. 은 우아하고 경쾌하다. 베이스와 심벌즈라는 부드러운 대지가 곡을 받쳐주고, 색소폰과 트럼펫이라는 두 유쾌한 인생이 행진한다. 에서는 두 인생이 길의 방향을 살짝 바꾸어 새로운 스텝을 구사한다. 춤마저 가미된 느낌이다. 이번 겨울은 내게 혹독하다. 내면의 고통으로 힘겨운 날들을 보내는 중이다. 추운 날씨는 안중에도 없다. 불면의 날들이 이어졌고 식욕이 떨어졌다. 그래도 산다. 밥을 거르지 않았고 잠이 오지 않을 때에는 무엇이든 열심히 했다. 덕분에 집안이 조금씩 깔끔해졌다. 얼굴 살이 부쩍 빠졌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는 ‘얼른 회복해야지’ 다짐한다. 나는 요즘 내면의 짙은 상실감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도움의 손..추천 -
[비공개] 창원, 길들여짐 & 구원의 책
1.10분 넘게 택시를 잡지 못해, 아슬아슬하게 열차에 올라탔다. 창원행 새벽 기차다.졸린 눈, 어두운 창밖. 26장을 몇 장 읽다가 잠들었다. 꿈을 꾸었다. 잠들기 전에 읽었던 "우리의 이별은 칼로 벤 듯이 깨끗했다"는 말이 나를 흔들어 깨웠다. 객실을 나와 출입문 앞에 서서 창밖을 바라보았다. 눈 앞의 모든 것이 빠르게 스쳐갔다. 우리네 인생처럼! 시선을 먼 산 쪽으로 던졌더니 풍광이서서히 지나간다. 하루하루의 시간 같다! 어제 오늘의 하루는눈으로 그려볼 수 있지만, 지나간 10년의 세월은몇 조각의 흔적처럼 느껴진다.삶의 의미는 어디에 있을가? 나는 어디로 가는 걸까? "의미를 모를 땐 하얀 태양 바라 봐."(이상은, 삶은 여행) 마산역에 도착했더니, 아침 햇살이 나를 반겼다.2.열차 안에서는 한가로웠다.그 여유가 좋았다.'거기'에서의 여유를, 내..추천 -
[비공개] 다가오는 것들의 아름다움
* 1) 예술 영화 한 편을 소개합니다. 대중영화와는 다르니,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어떻게 다르게 감상해야 하나, 저도 고민 중입니다. 2) 물과 기름은 섞이지 못하는 법이죠.마법을 부린다면 또 모르겠지만!깊은 외로움과희망도 잘 섞이지 않을 겁니다.평범한 의식과 사유로는 말이죠. 지혜와 예술은 그 일을 해냅니다. 예술과 지혜가 삶의 마법인 셈입니다. 3) 9월말에 개봉한 영화라, 전국에서 세 극장(부산, 광주, 서울)에서만 상영 중입니다. 1. 인생 영화를 보았다. 가 ‘올해의 영화’라면 은 ‘인생 영화’가 될 것 같다. 잔잔한데, 강력하다. 괴로운데, 희망적이다. 분명히 잃었는데, 새로운 걸 발견한다. 영화가 보여주는 결론적 사건은 없는데, 이 영화를 본 것이 하나의 사건이었다. 엔딩 크레딧은 올라가는데, 눈물이 흘러 내렸다. 2. ‘모든 것’을..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