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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깊게 웃고 다시 춤추는 날까지
나는 비전가였다.자연스럽게 과거형 동사로 표현하게 된다.하루이틀의 생각이 아니지만 오늘따라 새삼스럽다.다시 비전가로 살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의 내 모습은어떠한가?비전가라 하기엔부끄럽고 부족하다.겸양이 아닌 현실이다.세상을 향한 공헌이 아닌 내 작은 세계(나, 가족, 우정, 지인들)로 한정해도 마찬가지다. 20대를 이상주의자로 살았다. 현실은 잘 알지 못했기에 한껏 이상을 품었다. 원대하게 꿈꾸었다. 내가 원했던 직업을 갖게 되어 기쁘지만, 더 많은 꿈들이 실현되지 못하고 가슴에만 남았다. 매년 책을 출간하고 싶었고 자주 여행을 다니고 싶었지만, 그리 살지 못했다. 30대는 현실주의자였던 것 같다. 그리 살려던 것은 아니었지만 삶이 나를 현실인식의 여정으로 이끌었다. 일과 사랑에서여러 번실패를 경험했다. 상실과 아픔도 많..추천 -
[비공개] 신체를 경멸하는 자들에게
"신체를 경멸하는 자들이여, 나는 너희들이 가고 있는 그 길을 가지 않으련다! 너희들은 내게 초인(위버멘쉬)에 이르는 교량이 아니다!"- 니체, 에서*영혼과 마음이 중요하다면서 신체적 건강을 간과하는 이들이 있다. 종종 신체 컨디션이 떨어져 울적해하면서도 여전히 영혼만을 중요시한다.자신의 일상이 스마트폰에 의해 가장 급격한변화를 겪었으면서도 철학이 세상을 바꾼다면서 물질 세계의 저력을 무시한다. 마음 먹은 대로 살아가지 못하면서도(대지의 법칙을 모르니 당연지사다)세상만사는 마음먹기에 달렸다면서 일체유심조만을 강조한다.답답하고아쉬운일이다. 세상의 반쪽만을 보면서 살아가는 아쉬움!결코 영혼과 정신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니체처럼 "우리는 영혼이자 육체다"라고 시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니체는 대지..추천 -
[비공개] Work Song 냇 애덜리
"Work Song" : Nat Adderley [Work Song] (1960, Riverside) 코넷 연주자 냇 애덜리(Nathaniel Adderley, 1931~2000)의 "Work Song"은 도입부의 코넷 선율이 “이제 우리 함께 일하자”는 권면처럼 들리는 곡이다. 그냥 일하자가 아니다. 신바람 나게, 명랑하게, 춤을 추면서 일하자는 권면! 만약 곡의 제목이 “Play Song"이었다면 나는 이 곡을 덜 좋아했을 것이다. 놀면서 콧노래를 부르기란 얼마나 쉬운가! 일하면서 흥얼거리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그래서 이 곡이 좋다. 일과 재미의 변증법적 통합을 시도하는 것 같아서. 냇 애덜리는 하드 밥의 대표주자 캐논볼 애덜리의 동생이다. 형은 동생의 곡을 즐겨 연주했다. 나는 캐논볼 애덜리 퀸텟에 동생이 피처링한 연주곡을 좋아한다(아래 첫번째 영상). 코넷과 색소폰이라는 악기의 합작품이어서가 아니다. 좀 더 경쾌하고 흥겨워서..추천 -
[비공개] 갓난아기들처럼 무럭무럭
재식아, 안부 연락 고마워. 형은 그럭저럭 지내고 있다. 마음 터놓고 지낸 친구가 세상을 떠나는 일은 슬픔이요 고통임을 또 한 번 경험하면서 인생의 진실, 나의 강인함과 연약함 그리고 삶의 기쁨과 허망을 느끼는 요즘이야.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는다(진실), 이 정도면 꿋꿋하고 의연한 편이 아닐까(강인함), 나는 왜 이리도 슬프고 허망한 걸까(연약함), 당연하게 느껴진 모든 것들이 당연한 게 아니구나(기쁨의 발견), 추구했던 가치들이 무너지고 흩어졌구나(허망의 침입). 이러한 생각과 감정들이 내면을 떠돈다. 얼마간의 슬픔과 고통을 각오했지만, 조금 힘들게 보낼 수밖에 없네. 마음이 약해져서인지 작은 일에도 눈물이 핑 돈다. 5월 23일은 노 대통령님의 영상을 보고, 할 일들은 손에서 놓은 채로 울적하게 보냈네. 오늘은 내 말에 풀이 ..추천 -
[비공개] 그 분이 그리울 때마다
8년이 지났다. 그가 떠나고 적지 않은 세월이 흘렀다. 세상은 많이 바뀌었다. 스마트폰이 일상을 바꾸어 놓았고, 그토록 비합리적이던 정권이 물러갔다. 노무현 대통령의 여러 영상들을 보면서 회한의 눈물을, 이제는 대통령이 된 그의 친구 영상을 보며 희망의 눈물을 흘린다. 우리네 살아가는 모습은 어떤가. 새 대통령이 적폐를 청산하고새 나라로바꾸어 주기를. 우리 국민들의 삶이 덜 고단하고 더 행복하기를! 내 삶은 어떠한가. 그 동안 스승이 떠났고, 친구들이 떠났다.8년 전장례식 때 상주였던 문재인 전 비서실장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명박 대통령이 조문하러 왔고 많은 이들이 격앙되었다. 비난의 말을 쏟아냈다. 그때 상주가 다가가서 깍듯이 예를 갖춰 맞이했다. 그 절제, 그 의연함, 그 외유내강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했고, 나도 그 중..추천 -
[비공개] 겸손하게 사는 비결 하나
“초등학교 시절 나는 형의 교과서와 소설 따위를 꽤 많이 읽어 경우에 따라서는 당시의 시골 학교 동급생보다 아는 게 훨씬 많았는데도 나 자신은 누구보다 더 안다거나 앞서 있다는 생각을 당초부터 하지 않았다.” 3남 2녀의 막내로 자라난 문학비평가 김병익 선생의 말이다.(『글 뒤에 숨은 글』p.12) 누구와 함께 있는가. 이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물음이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영혼이란 기후, 침묵, 고독, 함께 있는 사람에 따라 눈부시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네!” 함께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인간의 영혼이 연약해서가 아닐 것이다. 상호 교감하는 능력을 지녔기 때문이리라. “형들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조금도 더 많이 안다고 할 수 없었고 그래서 스스로를 그저 평범한 소년..추천 -
[비공개] 세월은 어디로 날아간 걸까
강가에 서면, 나는 돌멩이를 집어 들어 강을 향해 날리곤 했다. 돌은 자신의 필연을 쫓는 화살처럼 빠르게 날아간다. 휘익, 하고소리를 내는지도 모르겠다. 돌은 하늘을 날아서 상쾌했을까, 이내 물속으로 떨어져 아쉬웠을까? 나는 돌을 멀리 멀리 보내주고 싶었다. 돌의 여정은 상황마다 달라진다. 동행이 있으면 힘껏 던지지는 못한다. 저 앞에서 퐁당! 편한 친구가 있을 때엔 있는 힘을 다한다. 저 멀리서 풍덩! 나는 멀리 멀리 던지고 싶었다. 내 젊음이 무사한지 확인이라도 하고 싶은 마냥. 소년 시절, 학교 체력검사에는 멀리 던지기가 있었다. 나는 전교에서 제일 멀리 던지는 학생이었다. 팔 힘이 없어 보이는데 어찌 그리 던지느냐는 물음이 귓가에 선하다.지금도 그때만큼 멀리 던질까? 강가에 서서 있는 힘껏 던져보는 까닭이다. 20~30년 전 만..추천 -
[비공개] [책]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
『모차르트 호모 사피엔스』(김진호, 갈무리, 2017) 우리는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다. 지구상에 존재하여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호모 사피엔스(슬기로운 사람)들이다. 살면서 네안데르탈인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사람들을 만나기는 하지만, 생물학적 관점에서는 그렇다. 책은 작곡가들도 작곡가이기 이전에 호모 사피엔스임을 알린다. (모차르트도 마찬가지다.) 음악을 들으며 위로받고 즐거운 기분을 느끼는 일은 음악의 주된 기능이다. 음악의 저력은 그에 그치지 않는다. 책은 그 음악을 창조한 작곡가의 마음을 생각한다면 음악으로 사유하기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요컨대, 음악을 ‘다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다. 음악 청취에서 ‘작곡가의 마음’을 생각함으로써 말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저자가 음악..추천 -
[비공개] [책] 미국의 반지성주의
『미국의 반지성주의』(리처드 호프스태터/ 유강은 역, 교유서가, 2017)1.반지성주의는 어디에나 있다. 정치권, 리더십, 일상사 곳곳에 반지성주의가 있다. 조금만 깊어지면 “아, 어려워” 하고 사유를 기피하는 태도 역시 반지성주의의 모습 중 하나다. 일상에서 반지성주의라는 말을 쓰지 않을 뿐이다. 머리 쓰기를 싫어함, 편안함이나 안일함만을 추구하는 모습 등이 반지성주의가 아닌지 의심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바다 건너 미국의 반지성주의가 멀게 느껴지더라도 일상에서의 반지성주의는 고민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2.누구나 지성주의를 추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모두가 반지성주의에 빠져 있는 것도 문제다. 결국에는 지성의 힘과 한계를 모두 이해하는 일이 중요하겠다. 지성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닐 테니까. ..추천 -
[비공개] 4월의 성찰 : 신체 에너지
건강 식단은잘 이어지고 있다. 1일 3과일 먹기는 하루도 빠지지 않았고 끼니 역시 빠짐없이 균형식으로 챙겨 먹었다. 인스턴트음식을 먹는 일은 원래도 없었으니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에 대한 언급은 필요 없으리라. 앞으로는 더 건강한 식습관을누리고 싶다.6대 영양소에 대한 정교한이해로 더 균형 있는 식단을 만들어가야겠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콜린 캠벨 저)를 조금씩 꾸준히읽으면서 단백질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업그레이드할 생각이다.사실 건강식이야 오래 전부터 지켜온 습관이라 특별할 건 없지만,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음은 주목할 만하다. 스쿼트와 플랭크를 한 달 보름 가까이 했더니 효과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뱃살이 줄었다. 플랭크를 견디는 시간도 늘었다. 이제 조금만 참으면 3분은 해내고, 가까스로 버티면 4분도 가능하..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