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공개] 기기 부담감을 아시나요?
2월 10일은 이번 브라질 여행에서의 첫 강연이 있는 날이었지요. 코윈(KOWIN, 세계 한민족 여성 네트워크)이란 단체에서 주최한 강연이었습니다. 강연을 진행시킨 결정적인 역할은 솔개 와우분들이 해 주셨지요. 자주 올 수 없는 곳인 만큼, 솔개와우들은 제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들을 기회를 마련해 주신 겁니다. 동시에너무 많은 강연 일정이 될까 봐 적절하게 조절하시느라 애를 쓰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맙고 기쁜 일입니다. 이것은 조금은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싫지 않은 부담감입니다. 오히려 반갑고 고마운 부담감입니다. 내가 너를 믿는다, 라는 말을 들을 때 느끼는기분 좋은부담감이니까요. 어쩌면 기쁜 책임감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담감이라 표현한 것은 강연이 사람들 앞에 서야 하는 일이기 ..추천 -
[비공개] [BT④] 브라질의 스위스, 캄포스 도 조르덩
2월 3일 목요일, 여행 셋째 날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에 깼다. 여행 온 이후로 새벽 3~4시 무렵이면 잠이 깬다. 브라질과 한국의 시차는 12시간(여름엔 11시간)이다. 지난 여행 때에도 시차로 3~4일을 고생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에이, 내가 열심히 노력하면 적응 기간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몸은 생각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이번이 더 힘든 것 같다. 오후 3시 이후엔 무지 졸리다. 한국 시각으로는 새벽이니까. 그럴 때마다 호텔에서 잠시 쉬었다. 낮 졸음을 참고 견뎌야 밤에 자는 시간을 늘릴 수 있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다. 새벽에 일어나, 블로그 포스팅을 하거나 메일 회신을 한다. 한국에서의 일과와 비슷하다. 하루 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갖는, 새벽의 3~4시간이 달콤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메일 회신..추천 -
[비공개] 일상으로부터 배우는 연습
사소한 작업도 쉽게 하지못하는 요즘입니다. 웹진 원고를 보내라는 메일이 오니, 괴로워지더군요. '원고, 이제 없는데 어쩌지?' 연재 칼럼인데, 초고를 대략 써 둔 파일이 없으니 난감합니다. 아니 괴롭습니다. 오늘 대강의골격이라도 잡아보려고 한글 파일 하나를 열었더니 그간 빼곡하게 써 둔 원고가 떠올라 울컥했습니다. '아! 정말 쉽지 않구나.' 내일은 브라질에서의 첫 강연이 있는 날입니다. 물론,PPT도 없고, 강연에 참고할 만한 스크립트도 없습니다. 강연 전에 스크립트 한 번 훑어보고 임하면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데,지금은 PPT 부터 만들어야 하다니요! 피식하고 웃음이 나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조금이라도 틈을 주면, 허탈함이란 녀석이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일상을 흔들어 놓고 마니까요.최선을 다하고자 이번 강연..추천 -
[비공개] 20대 직장인에게 보내는 편지
며칠 전, 올해 서른이 된 직장인 1년차에게 메일 하나를 보냈습니다. 기쁘고 고마웠다는 회신이 왔습니다. 도움이 되었나 보다, 하고 생각했습니다. 글을 보태고 다듬어 블로그에 공유합니다. 한사람을 염두에 두고 쓴 글이지만,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으니 문제없을 겁니다. 수신인은 독서를 좋아하는 이상주의자입니다. 이런 개인적인 성향을 감안하여 쓴 내용도 있음을 알려 드립니다. 최근에 입사한 것을 가정하여 썼지만, 20대직장인에게 전하는 내용으로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직장 1년 차, 시간의 상실과 화해해라. 마음껏 누리던 자유시간은 입사와 함께 사라질 것이다. 자기 마음대로 쓰던 시간의 상실은 생각보다 너를 힘들게 할지 모른다. 많은 20대가 처음 겪는 이 상실감으로 인해 자신을 잃은 듯한 감정을 느끼며 허망해하곤..추천 -
[비공개] 모자가 선물해 준 감동
누군가의 Mail에 회신하다가 마음에 드는 사색이나 표현을 내놓게 되면 흐뭇해집니다. Mail 회신을 한 내용으로 한 편의 글을 쓸 때도 있고, 강연 재료가 될 만한 생각을 얻을 때도 종종 있습니다. 메일 회신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들을 돕는 일이기도 하지만, 제가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5~6년 동안 누군가에게 정성스럽게 보냈던 메일이 쌓인 것은 제겐 큰 자산이지만, 이것 역시 지난 N 사건 때 몽땅 날아갔지요. 요즘엔, 흐뭇한 메일을 보내고 나면, 소실된 메일에 대한 아련함이 떠오르곤 하지요. ^^ 상실에 대한 아픔은 거의 모든일상 속에 있습니다. 사진을 찍거나 정리할 때 떠오르는 감정은 '덧없음'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여행을 했고 그 때마다 찍고 정리한 것들이 대부분 사라졌는데, 이걸 해서 뭣하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게지요. 이런 슬픔과 허망..추천 -
[비공개] 고통을 통해 성장하는 법
힘겨운 일을 겪고 나니, 일상에도 변화가 찾아 왔습니다. 변화 전후의 일상을 비교하며 무엇이 더 나은지를 따져보는 일은 무의미합니다. 실제로 평온했던 일상에 파문이 일어났고, 그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불청객처럼나를 찾아 온고통에 지혜롭게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이 노력은 두 가지로 이뤄집니다. 하나는 어서 일어나려는 회복의 노력이고, 다른 하나는 슬픔을 외면하지 않으려는 체험의 노력입니다. 전자는 새로운 삶을 향한 나의 이상(Ideal)이고, 후자는 새로운 삶의 원동력이 될 나의 현실(Reality)입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이는 또한 자신이 딛고 서 있는 땅을 내려다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체험의 노력이란, 슬픔을 부정하거나 합리화하거나 다른 것으로 대체하려 하지 않고, 나..추천 -
[비공개] [BT③] 평생 우정
30분 후에 알람이 울리도록 맞춰 놓았지만, 전화벨 소리에 잠이 깼다. 시간을 확인하니, 1시간이 지난 7시 15분이었다. 호텔 로비에서, 솔개 여사님들을 만나기로 한 시각은 7시다. 약속 시간이 15분이 지난 즈음에 객실로 전화를 하신 게다. 이 먼 곳에 와서 약속 시간에 늦다니! (사실, 이후에도 시차 적응이 안 되어 자느라 지각하는 일은 또 있다.) 나를 반겨 주신 덕분에(?) 죄송함을 제대로 전하지도 못했다. 빈 손으로 나온 나를 보시더니, 근사한 곳에서의 식사라며, 카메라를 가져 오라고 권하신다. 그럴까요? 잠시만요, 하고 객실에서 카메라를 챙겨왔다. 힐데 님의 차를 타고 저녁 식사 장소로 출발했다. 차를 타고 가며, 아! 시계도 바꿔 차고 왔어야 하는데, 하고 잠시 후회했다. 캐주얼한 것과 클래식한 것 이렇게 두 개의 시계를 챙겨왔는데, 지금이 ..추천 -
[비공개] [BT②] 브라질의 전통음식을 먹다
2월 2일 수요일, 여행 둘째 날이 되었다. 정오 무렵에 따찌를 만나 안드레 형님 내외분 가게로 갔다. 점심 식사를 함께 하기 위해서다. 어제, 안드레 형님이 브라질 전통요리 '페이조아다'를 먹자고 권하셨던 게다. 페이조아다는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만 먹을 수 있는데, 그 맛을 보아야 하지 않겠냐는 말씀에, 나는 당연히 오케이였다. 저녁 식사는 힐데님이 근사한 레스토랑으로 안내해 주어 분위기 좋은 식사를 즐겼다. 오후에는 따찌와 서점에 다녀왔다. 이것이 둘째 날의 간단한 일정이다. 맛집 여행과 따찌와의 만남, 그 속 이야기를 해 본다. 따찌는 와우팀원인 제노베파 님의 조카다. 23살 여대생이다. USP라는 브라질 최고 대학교 학생인데, 2010년 1년 동안 서울대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왔었다. 제노베파님이 한국 여행을 오셨다가 출국하실 때, 공..추천 -
[비공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자기다움
지난 1월에이사를 했습니다. 이사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일상의 일들을자기경영 혹은 인생살이 등과 연결시켜 사유하는 편인데, 이사를 통해 느낀 바가 있어 몇 마디 나누어 봅니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자기다움에 대한 단상들입니다. 하나. 시간에 대하여 1~2년만 살아야지, 하고 들어갔던 집인데, 4년 4개월이나 지났습니다. 훌쩍 지나가버리는 세월의 무심한 속도에 놀라기도 하고(인생도 이렇게쏜살처럼 지나가 버릴까 봐), 마음 먹은것을 실천하는 일에 느려터진 제 게으름이 무섭기도 합니다(게으름이 내 소원을 모두 삼켜 버릴까 봐). 당분간은 무서움을 느끼며 지내는것도 나쁘지 않을 텐데, 하루 이틀이면 타성이 무서움을 집어삼켜 버리니, 타성에 젖어버리는 일이야말로 무서운 일인 듯 합니다. 시간이 유한함을 명심하며, ..추천 -
[비공개] 시간, 어디에 주고 있습니까?
블로그에 자주 오시는 분(K님)께서 제가 브라질 여행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으셨나 봅니다. 이런 글을 보내오셨더군요. "저는 아직 여행의 묘미를 잘 알지는 못합니다. 결혼한 후, 가족이라는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다 보니 여행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지내고 있네요." 당신께서는 중요한 무엇 한 가지를 놓친듯이 겸허히 표현하셨지만, 저는 그의 인생이 아름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분의 가정사에도 종종 문제가 발생할 것이고, 일상에는 얼마간의 고단함도 있겠지만, 저는그의 인생이 가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그래서 이런 말로 답하였습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애써 오신 삶을 존중합니다." 오늘은 존중하는 마음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이야기하려 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처럼, 그는 직장에 묶인 시간 동안에는 자신의 시..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