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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체르노빌의 목소리>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사실 이 책을 읽은지는 일주일 이상이 지났다. 그런데 뭔가 코멘트를 남긴다는게 엄두가 나지 않더라. 과는 또 다른 절망과 공포가 엄습했다.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원전 사고. 그땐 뭣모르는 철부지기도했지만 어디까지나 딴 나라 일이었고, 게다가 공산주의 소련은 우주 저 너머 안드로메다보다 더 비현실적인 곳이었다. 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그곳에... 나와 똑같은 사람이 살고 있었다는걸. 스베틀라나는 말한다. "나는 과거에 대한 책을 썼지만, 그것은 미래를 닮았다" ......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있다.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처럼 출근하고 퇴근한다. 월급도 평균적으로 받는다. 1년에 한 번씩 휴가를 떠난다. 아내와 아이들도 있다. 정상적인 사람이다. 그러다 하루아침에 갑자기 체르노빌 사람이 되어버렸다. 돌연변이가 된 것이다! 모..추천 -
[비공개] 주말 풍경
주말에 사전투표를 했고 공연 한 편을 봤다. 사전투표는 원래 예정에 없던거였는데 사전투표장소가 집 앞이라집에 들어가기 전에 들러서 투표를 했다.. 며칠 전에 우편으로온 선거인명부 회람를 꼼꼼히 읽어서 어떤 후보로 투표할지는 미리 정해놓긴 했는데 막상 투표장에서 선호정당을 선택하는건 좀 망설여지긴 했다. 그렇게 많은 정당이 있다는것도 놀랐고 이 정당들 중에 정말 국민을생각하는 정당이 몇 개나 될까 궁금했다. 매번 선거때마다 희망과 실망은 반복되지만 그래도 선거는 꼭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마저도 안한다면, "정치"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어제는 처음으로 오븐을 사용해봤다. 냉장고 제료들에 치즈를얹어서 만든 또띠아 피자. 처음 만든것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다음에 할 때는 오븐을 예열해서 사용해야겠..추천 -
[비공개] 연극 <보도지침> - 2016.04.01. PM 8:00 ..
일시 : 2016.03.26. ~ 2016.06.19. 장소 : 수현재씨어터 대본 : 오세혁 무대 : 남경식 연출 : 변정주 출연 : 송용진, 김준원(사회부기자 김주혁) / 김대현, 안재영(잡지 편집장 김정배) / 이명행, 김주완(변호사 황승옥) 에녹, 최대훈(검사 최돈결) / 장용철, 이승기(판사 송원달) / 김대곤, 강기둥(남자) / 이봉련, 박민정(여자) 제작:LSM Company 어쩌다 이 작품이 이런 폭풍의 눈이 되버렸을까? 작품 자체에 대한 논란이라면 차라리다행일텐데 (그럴 경우 어디까지나 성향의 문제이고 개인의 선택의 문제일테니까.) 제작자의 말실수(?)로 인해 첫날부터 엄청난 몸살을 알고 있다. 보이콧이나 불매운동까지는 아니지만표를 취소한 사람들의 수가 상당하다. 개인적으로 좀 납득이 안되는 건, 문제가됐던 멘트는꽤일찍부터 태켓판매 상세정보에 올라와 있었다. 그런데 왜 ..추천 -
[비공개] 사태졌다. 꽃사태
봄바람이 등을 떠밀었다. 2시간을 훌쩍뛰어 넘은 긴 산책. 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봄도 따라 무더기로 흔들린다. 바람 안 날 재간따위, 도저히 없다. 사태, 사태, 꽃사태. 전천후로 밀고 들어오는무차별 폭격에 재빠르고 깔끔하게 항복했다. 해야 할항복이라면재빨라야 한다.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천천히 그리고 오래 걸었던 오후와 밤이었다. 덕분에 짧지만 아주깊은 단잠이 곁에 와줬다. 오래 걸어온 자의건강한 잠. 그 잠 속에서도 꽃은 계속 피고 또 폈다. 향기가 아주 가까워 손을 뻗으면 그대로 만져질 것 같았다. 꿈도 잠도 아닌 시간 속엔 성산대교의 불빛도, 한강에비춰진 잠영들도꽃처럼 흩날린다. 짧은 봄이고, 짧은 잠이었다. 하지만 나를 회복시키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추천 -
[비공개] 잠깐 멈춤
대단한건아니고, 책읽는걸 잠시 멈추려고 한다. 그렇다고 아예 책과 멀리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마도 일주일에 한 권 정도! 대신 그 시간을 걷기와 간단한 영어회화, 중국어로 채우려 한다. 일단은 두어달 정도. 그래서 지하철로 출퇴근할때는 이시원의 여행영어를, 집에서는 3030 English 시리즈를 따라 하고 있다. 그리고점심시간과 여유시간이 생기면중국어단어를 쓰고 읽고 있다. 둘 다 열공의 정도는 턱도 없고 영어는 당장 5월에 크로아티아로 가야하니 기본적인 표현들을 다시 한 번 점검하는수준이고, 중국어는이제 겨우 간신히 배밀이 흉내를 내는정도. (미약해도 이렇게 미약할 수가 없다) 영어회화는 혼자 여행할 때 곤란을 겪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고, 틈틈히 공부하는 것도 딱 그 이유 하나 때문이다. 그저잊어버리지 않고 가까스로 현사..추천 -
[비공개] 밤 꽃 마실
밤 꽃 마실 다녀왔다. 한강까지 연결되는 산책로를 따라 성산대교까지 왕복했는데 돌아오는 길은 일부러 벗꽃길로 걸었다. 밤 9시의 벗꽃길은 산책로보다 오히려 한가했고 햐얗게 빵빵 터진 벗꽃은 까만 어둠 속에서 하얀 쌀을 튀겨놓은듯 포실했다. 원래 밤에 핸드폰으로 사진 찍는거 싫어하는데 이 포실한 녀석들은 그냥 지나갈 수가 도저히 없더라. 오늘쯤엔 만개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저녁 산책길이 또 다시분주하겠다. 한낮에 활짝 핀 벗꽃을 보면 세상 모든 축복을다 가진듯이환하고 찬란하다. 이래도 되나 싶을만큼... 그러다 바람이불어꽃잎이뚝뚝 떨어지면 또서러운눈물같다. 그래설까? 만개한 벗꽃을 보면, 울음을 참느라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같아 아프다. 혼자 있을 용기도 없어 무시로 군락을 이뤄 흐드러지고 그러면서도 나란할 수 없..추천 -
[비공개] 주말 풍경 (with 10cm)
주말에 10cm의 싱글"봄이 좋냐?"를 우연히 듣게 됐다. 세상에나! 이렇게 웃픈 노래가 또 있을까? 딱 한 번 듣었는데 하루 종일 멜로디가귓가에서떠나지 않는다. 윤철종의 기타와권정열의 목소리는 완벽한 조화를 이뤘고 그리고 가사... 이 가사 도대체 어쩌면 좋을까... 솔직하다 못해 직설적이기까지 한데엄청 사랑스럽다. "봄이 좋아?"도 아니고, "봄이 좋으세요?"도 아니고, "봄이 좋냐?" 란다. 이 거침없는 반말이 어찌나 상쾌하던지.. 게다가 뮤비 역시 귀염귀염하다. 덕분에 주말을 10cm의 노래와 함께 보냈다. 예전에 "아메리카노"에 사람들이 열광할때는 재미있고 신선하네... 라고 생각하고 그냥 쓱 넘겼었다. 그런데 주말 내내 한 곡 한 곡 찾아서 들어보니 내 예상보다 모든 노래들이 훨씬 더 좋더라. 이번에 나온 싱글도 감탄스럽고, 2014년에 발매된 3집..추천 -
[비공개] 크로아티아 여행 out line
벌써 4월이다. 12월 초에 비행기표를 예약하면서 출발 날짜가 언제 올까 싶었는데 벌써 4개월이 지나갔다. 확실히 유럽행 티켓은 6개월 전에 구입하는게 정답인것 같다. 어제 저녁에 별 생각 없이 내가 가는 날짜의 자그레브행 비행기 티켓을 조회했더니 가격대가 후덜덜하더라. 경유시간이 짧은 항공사는 거의 150만원대. 어쩐지 50만원 이상의 돈을 세이브한 것 같은 이 흐뭇한 기분은 뭐지??? 일정은. 5월 29일 새벽 출발해서 6월 6일 오후 4시 인천 도착. 비행시간을 제외하면 꽉 찬 8일이다. 이동 루트는, 자그레브 - 폴리트비체(라스토케)-자다르-시베니크-스플리트-두브로브니크-자레브다. 일단 숙소는 폴리트비체를 제외하면 전부 여행자 숙소 도미토리로 예약했고 각 도시 기차표는 2곳만예약 완료했다. 5월 30일 자그레브에서 폴리트비체로 가는 아침 7..추천 -
[비공개] <세컨드핸드 타임> -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이 책을 읽는데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요근래 읽은 책 중에서 가장 힘들고, 가장 고통스럽고, 가장 처절하게 읽어나갔다. 도저히 한 번 쓱 읽어지지 않았고 자주 책장을 덮은채 숨으 깊게 깊게 쉬어야만 했다. 빅터 플랭클의 를 읽으면서도괴로웠는데 이 책과 비교하면 는 서정적이고순수문학이라 하겠다. 구소련이 무너졌을때, 나는 그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당연히 다 찬성하고 기뻐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쪼깨젼서 분열된 나라을 바라보며그들이 말한다. "공산주의는 인류의 미래예요, 대체제는 없어요" 머릿속이 하얗다. 공산주의, 사회주의는 나쁜거라고만 배워왔는데 지금 그곳의 사람들은 하나의 거대한 제국이었던 소련을 그리워한다. 지금의 자본주의 러시아는 미친거라고, 답이 없다고. 그들이 원했던건 자본주의가 아니라 ..추천 -
[비공개] 뮤지컬 <로기수> - 2016.03.27. PM 2:00 ..
일시 : 2016.02.16. ~ 2016.04.03. 장소 :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작사: 장우성 작곡 : 신은경 음악감독 : 변희석 무대 : 오필영 연출 : 김태형 출연 : 이승원, 윤나무 (로기수) / 김종구, 홍우진 (로기진) / 임강희, 이지숙 (민복심) / 박정표, 정순원 (배철식) 장인수, 권동호 (돗트) / 최영민(프랜), 김민건(이화룡), 김성수(황구판), 김지혜(장개순), 장인수(돗트) 제작:(주)아이엠컬처 2015년 3월 초연 프리뷰를봤으니까 정확히 1년 만의 재관람이다. 초연의 느낌이 워낙 좋았어서 많이 바뀌었다는 말에 솔직히 재관람이 망설여졌다. (또 다시 초연만한 재연은 없다는 원칙이 반복될까봐...) 그러다 50% 타임세일의 유혹도 강했고 김종구의 로기진도 궁금해서 2층으로 예매를 했다. 1막 초반부가 초연과 확 달라져서 처음엔 좀낯설다는 생각을 했다. 가령, 초..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