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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018년, 책 읽기의 기억
2018년,스트레스가심했고예상치못하게흘러갔던한해였다(그렇지않았던해가있기도했던가!).막상돌이켜보니,상당히힘든일들이연속적으로이어졌더라.그렇다하더라도한해마무리같은건하곤했는데,2018년에는감히하지못했다. 나이가들수록내년에대한기대가사라지고인위적인시간,혹은날짜구분에대해서도회의감마저도늘어나는법.근대(Modern)이후우리는본격적으로내일에대한기대로하루하루를 살기시작한다.하지만반(anti)-모던,혹은포스트(post)-모던이후그기대도살짝내려앉기시작했고,나도지난한해힘들다는핑계로불성실했던건아닐까반성해본다. 인상적으로읽었던책은굵게표시하였다. 생각의한계,로버트버튼 헤밍웨이의말,헤밍웨이 롱기누스의숭고미이론,롱기누스 지식인의표상,에드워드사이드 리퀴드러브,지그문트바우만 인간의본성에대한풍자..추천 -
[비공개] 라이프스타일을 팔다 - 다이칸야마 프로젝트, 마스다 무네야키
라이프스타일을 팔다 - 다이칸야마 프로젝트마스다 무네아키(지음), 백인수(옮김), 베가북스 마스다 무네아키의 를 읽은 이후, 무네아키의 생각을 더 알고 싶어 읽은 책이다. 이런 책보단 차라리 츠타야 서점을 한 번 가는 게 더 나을텐데(하긴 지금은 많은 공간들이 베껴서 큰 감동이 없을려나). 아직 을 읽지 않았다면, 그걸 먼저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책 - 는 다이칸야마 프로젝트에 대한 컨셉서에 가까워 보이기도 하고 무네아키의 사업에 대한 태도나 생각 등은 에서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으니. 이번에 무네아키의 또 다른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혹은 다시 한 번 기억하고자 아래의 글을 옮겨 기록해둔다. 그리고 '정리'와 '정돈'의 의미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것도 기획을 세우는 사람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정리'는 ..추천 -
[비공개] 발견의 시대, 이언 골딘, 크리스 쿠타나
발견의 시대 Age of Discovery 이언 골딘, 크리스 쿠타나(지음), 김지연(옮김), 21세기북스 "현 시대는 신르네상스다.폭발하는 천재성과 번성하는 위험성이 대립하는 시대다." 나는 자주 현대를, 로마가 흔들리기 시작하던 헬레니즘 시대와 비교했다. 헬레니즘은 로마 시대의 정점이면서 동시에 그림자가 깃드는 시기다. 팍스 로마나의 시대이지만, 그 평화 사이로 새로운 이민족들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문화와 종교가 뒤섞이고 더 이상 확장하기엔 한계에 이르는 어떤 제국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그 다음은 (다들 알고 있듯이) 로마 말기, 혹은 중세 초기가 시작된다. 문명의 노을이 깃드는 시기다. 르네상스와 비교한 적은 거의 없다. 살짝 현대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할 순 있으나, 엄밀히 말해 순수한 르네상스는 이탈리아 반도에 국한된 것이며, 북유럽..추천 -
[비공개] 초격차, 권오현
초격차권오현(지음), 김상근(정리), 쌤앤파커스한때 어떤 이의 업무 능력이나 스킬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그렇다고 지금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이와 비슷하게 기업에 있어전략이나 비즈니스 모델도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보다 더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고 여기는데, 그것은 바로 태도, 혹은 그 태도가 지향하는 가치나 비전이다.무엇을 만드느냐가 아니라 왜 그것을 만들고 왜 살아가며,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질문이다. 전자의 경우 Follower의 입장에서도 가능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Follower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책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원장이며 2012년부터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있었던 권호현 원장과이야기를 나누며 연세대 김상근 교수가 정리한, 일종의 경영 지침서다. 일종의 회고..추천 -
[비공개] 추억은 술을 마시고
입구는 좁았다. 대형병원 한 쪽 귀퉁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전부였다. 몇 명이 입구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하얀 담배 연기는지하와 지상 사이를 빙글빙글 오가기만 할 뿐, 저 멀리 날아가지 못했다. 그리곤 금세 희미해졌다. 계단을 내려가자 문 앞에 현금인출기 한 대가 외롭게 서있었다. 죽음이 왔다가 가는 공간 앞의 외로운 ATM. 그 앞에서사람들은,나는 현금을 뽑기 위해 서있었다. 작년치 성당 교무금이 두 달 밀려 있어서 그 돈까지 같이 뽑았다. 이젠 현금이 드물어진 시대다. 천천히 걸어나와 복도 테이블 위에 놓여져 있는 조의금 봉투들 사이에서 하나를 꺼내 차가운 현금인출기 속에 있던 만원 짜리 다섯 장을 조심스럽게넣었다.조의금 봉투를 전달하며,조의를 표했다. 누군가의 죽음은, 그 전에 아무리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고하..추천 -
[비공개] 라틴어수업, 한동일
라틴어수업한동일(지음), 흐름출판집에 있던 '라틴어-영어 사전'을 최근 버렸다. 이십여년 전 구한사전이었다.그 때만 해도 한글로 된 라틴어 교재는 거의없었고 라틴-한국어 사전은 꿈도꿀 수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나마 책을 읽으며라틴어를 확인하는 용도로라도 필요하겠다 싶어 영국 옥스포드대학 출판사에 나온 작은 사전을 교보문고 외서 코너에서 구했다. 원서 강독을 하면서 자주 그 사전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인문학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지 십 수년이 지났고 더 이상 집 서가에 책을 꽂을 공간이 없어 읽은책들과 앞으로 더 이상 읽지 않을 책들을 버리는 중, 빛 바래고 낡은 그 사전도 함께 버렸다. 그리고 몇 달 후,이라는, 이 책을 읽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고 딱 그 정도였다. 이 책을 감동적으로 읽은 이들에게 다소 섭섭하게 들릴 ..추천 -
[비공개] 화양연화 In the Mood for Love
밀물처럼 밀려왔다가 사라져가는 시간의 여울 사이로 떠오르는 한줌 알갱이들. 정체모를. 아름다운 시절들은 다들 노랫말 속으로 잠기고 고통은 리듬으로 남아 바람 속에 실리기도 하고 햇살에 숨기도 하는데, 하나의 계절이 가면 어김없이 하나의 계절이 오고 계절풍이 불고 나무들은 빛깔을잃어버리기 시작하는데, 조수의 리듬에 영혼을 밀어넣고 흔들흔들, 노래를 부른다.***위 글은 2002년 10월 27일에 쓴 것이네. 그 사이 화양연화 OST는줄기차게 들었는데, 이 영화를 다시 보지 않은 건 상당히 지난 듯싶어.상당히 쓸쓸할 듯 싶은 이 봄, 이 영화를다시 봐야지.(다시 보면 어떨까. 살짝, 아주 살짝 ... )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추천 -
[비공개] 뒤샹 딕셔너리, 토마스 기르스트
뒤샹 딕셔너리토마스 기르스트(지음), 주은정(옮김), 디자인하우스지난 주 마르셀 뒤샹 전에 대한 리뷰를 올리면서 잠시 참고했던 책이었다. 말 그대로 '뒤샹 사전'이다. 마르셀 뒤샹(또는 현대 미술 이론)에 관심 있는 이들에겐 무척 유용하지만, 그저 현대 미술에 대해일반적 이해만 가진 이들에겐다소 쓸모가 떨어지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뒤샹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키워드가 등장하지만, 이와 연관된 도판 이미지는 없다는 점은 일반 독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거의 없음을 드러낸다고 할까.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뒤샹에 대한 여러 가지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으니, 사전의 유용성이 없진 않았다. 어쩌면 탁월할 지도 모른다. 뒤샹과 연관된대부분의 키워드들을 담고 있을 테니, 뒤샹에 대해 알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귀중한 지..추천 -
[비공개] 마르셀 뒤샹 展, 국립현대미술관
마르셀 뒤샹 Marcel Duchamp2018. 12. 22 - 2019. 4. 7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마르셀 뒤샹만큼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작가는 없다(있다고 한다면 세잔 정도). 그는 인상주의 이후 추상을 향해가던 현대미술을 캔버스 바깥을 향한 실험과 개념의 아수라장으로 만든 장본인. 뒤샹 이후 모든 것은, 그것이 사물이든 개념이든 상관없이예술이 되었고(될 수 있고), 동시에예술이 아닌(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아서 단토의 '예술의 종말'도 실은 앤디 워홀이 아닌 뒤샹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노년의 뒤샹은 젊은 엔디 워홀을 무척 좋아했다).레디메이드란 숨겨진 미적 가치의 재발견처럼 보이지만, 실은 '예술작품'이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의문을 표시하는 일종의 태도다. 그 이후부터 예술가들은 예술 그 자체에 대해 탐구를 시작한다(현..추천 -
[비공개] 혼술과 커피에 대한 실존적 고찰
매일 아침 저녁, 또는 시간 날 때마다 일기를 쓴다. 특별한 내용은 없다. 그냥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자라는 말과 종교적 기원을 적는다. 오늘 하루가 어떤 일들로 구성되었는지 적지 않는다. 그걸 적으려고 보니, 너무 길어질 것같기도 하고 그럴 정신적 에너지도 남지 않다.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이 작은 나이다. 앞으로 그 비율은 더 심해질 것이다. 딱히 지혜나 통찰을 가지지도 못했고, 그나마 있던 지식이나 상식도 얇게 스쳐가는 바람에 휘익 쓸려 날아가고 있는 늦겨울, 혹은 초봄이다.낯선 이들과 교류할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젊은 이들과 술을 마시거나 대화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감수성이 무뎌지거나 슬픔이 덜 하거나 쓸쓸함이나 고독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저 외면할 뿐.다시 말해, 생에 대한 스킬(Skill)..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