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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주말 저녁 외출, 반포대교 무지개분수
지하철에서 내려 걸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들어갔다, 한강변으로. 몇 번 차를 타고 가다 반포대교 옆으로 쏟아지는 분수를 본 적 있었다. 재미있긴 했으나, 찾아가 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토요일 오후 늦게 집을 나섰다.반포대교 아래로 푸드트럭들이 줄 지어 있었고, 야외 테이블이 놓여있었다. 도심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하지만 이런 공간도 여유가 되는 사람들이나 이용하는 것일 뿐이다. 실은 관심에 없다, 관심을 둘 시간도 없다.하지만 간만의 외출이 기분을 살짝 풀어주었다.반포대교 무지개분수- 주말에는 7시 30분부터 9시까지 30분 단위로 분수가 나오지만, 겨울엔 운영하지 않는다.- 반포대교 오른쪽으로 분수가 쏟아질 지, 왼쪽으로 쏟아질 지는 그 날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생각했던 것보..추천 -
[비공개] 기후 변화의 심각성
"Climate change is bigger than any individual moral choice. It's bigger than the New Deal, bigger than the Marshall Plan, bigger than World War II, bigger than racism, sexism, inequality, slavery, the Holocaust, the end of nature, the Sixth Extinction, famine, war, and plague all put together, because the chaos it's bringing is going to supercharge every other problem. Successfully meeting this crisis would require an abrupt, traumatic revolution in global human society; failing to meet it will be even worse."(기후 변화는 어떤 개인의 도덕적 선택보다 더 크다. 그것은 뉴딜정책보다, 마셜계획보다, 2차 세계대전보다, 민족주의, 성차별, 불평등, 노예제, 홀로코스트, 자연의 종말, 6번째 멸종, 기근, 전쟁, 그리고 모든 걸 합쳐놓은 전염병보다 더 크다. 왜냐하면 그 혼동은 모든 다른 문제들을 더 악화시킬 것이기 때문에. 세계 인류 사회에서 이 위기가 요구하는 갑작스럽고 ..추천 -
[비공개] 변화경영을 이끌기 위한 10가지 원칙
가끔 영어로 된 비즈니스 아티클을 읽고 좋다고 여겨진 글을 블로그에 올리려고 하는데, 막상 해보면 쉽지 않다. 영어가 짧기도 하거니와, 이를 다시 한글로 옮기는데 시간이 걸린다. 결국 어느 정도 훈련이 필요한데, 늘 마음만 있을 뿐, 시간은 없다. 간단하게 옮겨놓는다.**'10 principles of Leading Change Management'는 2014년 여름에 실린 아티클이다. 변화경영(Change Management)에 대한 글이다. 이 글의 서두에서도 언급되듯, 현대의 모든 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는 건 당연히 여기고 있다. 따라서 뭔가 위기를 맞이하여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경영’ 자체가 일종의기본 자세처럼 상시적 활동이라고 할까. 하지만 막상 경영 활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어느 부분에선 관료화되는 것을 어쩔 수 없다. ..추천 -
[비공개] 다시, 일본을 생각한다, 서경식
다시, 일본을 생각한다서경식(지음), 한승동(옮김), 나무연필, 2017년'일장기'라고 불리는 히노마루와 천황을 찬미하는 의례곡인 기미가요는 원래 일본의 공식국기와 국가가 아니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학교를 비롯한 여러 기관의 각종 공식 행사에 쓰였고 1999년 8월 9일 이들이 일본의 국기와 국가로 법제화된다. (14쪽, 각주에서 인용)일본의 우경화를 먼 나라 이야기라 여겼던 걸까, 아니면 꽤 많은 일본 소설들과 지식인들의 책들을 읽었다고, 그리고 영화나 최근의 일본 여행으로 정치외교 분야의 갈등을 우리가 겪는 일상과는 다른 층위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일까.아키하바라 역 앞에서 연설하던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를 에워싸고 일장기를 휘날리며 환호하던 '시민'들이 반중, 협한, 재일 한국인 배척 구호를 외쳤습니다. 1930년대의 독..추천 -
[비공개] 베를린에 없던 사람에게도, 한은형
베를린에 없던 사람에게도한은형(지음), 난다한은형의 산문집을 읽었다. 실은 그녀의 소설을 읽는 것이 나았을 뻔했다. 그녀도 후기에서 밝히듯 상당히 어렵게 쓴 글들이다. 어쩌면 베를린과 그녀는 어울리지 않았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나는뤼벡과 드레스덴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었다.뜬금없이 이 산문집을 읽게 된 건, 십수년 전 그녀의 짧은 글들을 무척 좋아했기 때문이다. 최근 그런 글을 읽은 적이 거의 없고 글과 무관한 삶을 살고 있는 터라, 우연히 그녀의 산문집을 산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내가 읽었던 그 때의 글과 비교하면,긴장감은 거의 없고 그냥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이랄까. 살짝 우울해졌다. 그녀가 찍은 듯 보이는 사진도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았고.그래서 베를린과 소설가 한은형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나 ..추천 -
[비공개] 성당 풍경
마음이 스산하고 몸은 피곤하다. 꿈은 외롭고 발걸음은 정해진 궤도만 오간다.나무와 본당 건물 사이의 전선만 없으면 어느 유럽 도시 풍경처럼 보일텐데.저 풍경 사이 어디론가 몸을 숨기고 싶다. 그리곤나오지 말아야지.그렇게 사라진 몇몇 사람들은 나는 알고, 그들은 나를 모른다.그렇게 사라진 그녀를 나는 알고, 그녀는 나를 잊었다.가을 오는 소리에 살짝 놀라 궤도를 벗어나려고 했으나, 모든 것들은 정해진 대로 갈 뿐이다.벗어난 그 곳마저도 예정된 궤도 위라는 걸. 그걸 알았다면, ... ...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 (adsbygoogle = window.adsbygoogle || []).push({});추천 -
[비공개] 가을을 준비하는 어느 일요일, 그리고
바람은선선하고하늘은 높고 파랗다. 이번 여름은 사무실과집만 오갔다. 그 사이 한일갈등은 극에 다달았고,언젠가는 이런 국면이 펼쳐지리라 예상되었으니, 우리의 일상은 평온하면서 현대적 자본주의의스트레스로 지쳐만 갔다. 그 스트레스 속으로 한일갈등은 들어오지 못했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확실히 한국의언론은 우리가 그들을 향해 기대하는 기능의절반 이하로 언론의 참기능을 수행하고있었다. 한일갈등도 그러한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채 20%도 되지 않을 듯 싶다. 저 정도의 호들갑이라니. 박근혜 정권 때 저렇게 해주었으면 나라가 지금보단 훨씬 더 나아져 있었을 것이다.이번 사태의 시작은 지난 정권에서의 잘못된 외교 관계와 여러 협약 때문이다. 아베 정권의 극우적 태도는 이미 다 아는 사실이고, 미국의 입장..추천 -
[비공개] misc.
수십년은 되었을 레코드판을 턴테이블에 올려놓는다. 한밤 중, 퇴근 후 마신 술이 부족해, 집에 들어와 마트에서 사다놓은 위스키를 꺼내 한 두 잔 들이키다가 그냥 취해버렸다. 아마 취한 내 마음과 달리 내 귀는 이브 몽땅의 목소리를 들으며 기뻐했을 것이다. 수백장의 음반을 놔두고도 듣지 못하는 요즘 내 신세를 보면, 뭐랄까, 음악을 듣는 것도 젊은 날의 사치같다.지금은 그저 추억.최근엔 몰트 위스키에 빠졌다. 와인에 빠졌다가 이젠 위스키로 넘어가는 중이다. 나이 탓도 있겠다. 아니면 더위 때문인가.데이비드 호크니 전시를 보면서, 역시 호크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은 독특하다. 그는 평면과 입체를 교묘하게 섞어놓으면서 그 사이를 응시하는 관객에게 도리어 묻는다. 너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라고. 길게 적을 ..추천 -
[비공개] 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심보선
그 쪽의 풍경은 환한가심보선(지음), 문학동네이유선과 심보선을 헷갈렸다는 사실은 의외였다. 아마 그렇게 오해하고 심보선의 시집들을 사 읽을 듯하다(아닐 수도 있다). 심보선, 그는 아마 한국의 시인들 중 정해진 독자층이 있는 몇 되지 않는 시인일 것이다. 신간 시집이 나오면 온라인 서점 메인에 책 소개가 실리고 여러 신문에도 출간 소식이 실리니까. 그 정도로 탁월한가보다는 적어도 돈을 주고 구입해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이 정도면 탁월한 것일 수도 있겠다).나 또한 그의 시집을 사 읽었다. 이번엔 그의 산문집이다. 그리고 읽으면서 이유선을 떠올린 것이다. 나는 왜 이유선의 를 시인 심보선이 썼다고 생각했을까, 이름의 끝자리가 똑같다는 이유였을까. (참고로 이유선의 저 책은 정말 좋은 서평집이다.)심보선의 이 산문집은 (정말 허무하..추천 -
[비공개] 일간 이슬아 수필집, 이슬아
일간 이슬아 수필집이슬아(지음), 헤엄, 2018만나는 사람마다 이 책을 추천했다. 나와는 참 멀리 있는, 그러나 어쩌면 나와 비슷한 꿈을 꾸는, 그러면서 당돌하고도 비현실적인 도전 , 한 달에 스무편의 수필, 월 구독료 만원, 이메일로 배달되었던 , 우리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접근이었다. 이렇게 글을 쓸 수 있고 독자를 모으며 급기야 책을 내어, 여기저기서 찬사를 받기란 정말 쉽지 않다.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더 쉽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이슬아는 스스로 자신을, 자신의 친구들을, 그리고 가족들을 드러내며, 천연덕스럽게 글을 쓴다.그렇다고 일본의 사소설적인, 그런 게 아니다. 일기도 아니다. 수필이지만, 동시에일종의 이야기다. 소설은 아니지만, 소설같기도 하고이슬아만의렌즈 - 기막히게 매력적인 - 를 통해서 보고 해석되고 재구성된 이야..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