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으라는 법 없고 내일 조금 더 나아지리라 믿었기에 토닥토닥 하루하루 나를 다독이며 한해를 건너왔습니다 욕망은 사라지고 남은 건 가족 뿐 우리가 이겨낸 하루하루는 모두 사랑이었습니다 마지막 날 나를 위해 호프집에서 맥주 한 잔 들이키는데 참으로 빈궁했던 지난 삶이었지만 그닥 서글프지 않았습니다 그닥 어렵지 않은 생을 보내온 저로서는 요 두어해가 가장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신은 삶이 만만치 않은 과정임을 제게 보여주셨지만 모두가 제가 선택한 일이기에 제가 책임져야겠지요 사십대 중반을 건너는 일은 이전보다 더 버거울지 모르나 워낙 얻어터진 맷집이 있기에 자신 있게 건너렵니다 얼마나 지난 한 해 버거우셨습니.......

저만 그런 생각하나요?어떤 날은 아이가 놓친헬륨가스풍선이 되어하늘로 막 날아가다감나무 사이에느티나무 사이에도 걸렸다가붕 솟아 솟구치다 힘빼고계절풍 몸을 맡기다생각보다 너무 높이 올라가듯하여두렵기도 하다가몰라몰라아몰라 될 데로 되겠지 하다가구름과도 만나 딴생각도좀 하다가내가 지금여긴 어디여 하다가꿈여뭐여 하다가더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는 지점에서내가 여기까지 우찌왔나 하다가내려가보려고 아둥버둥하는데꿈에서 깨기도하구다행이다 안도하기도 하구정신 백년 잃어버린 사람 마냥뭐 그런 느낌그런 생각저만 그런가요?

저만 그런 생각하나요? 어떤 날은 아이가 놓친 헬륨가스풍선이 되어 하늘로 막 날아가다 감나무 사이에 느티나무 사이에도 걸렸다가 붕 솟아 솟구치다 힘빼고 계절풍 몸을 맡기다 생각보다 너무 높이 올라가듯하여 두렵기도 하다가 몰라몰라아몰라 될 데로 되겠지 하다가 구름과도 만나 딴생각도좀 하다가 내가 지금 여긴 어디여 하다가 꿈여뭐여 하다가 더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는 지점에서 내가 여기까지 우찌왔나 하다가 내려가보려고 아둥버둥하는데 꿈에서 깨기도하구 다행이다 안도하기도 하구 정신 백년 잃어버린 사람 마냥 뭐 그런 느낌 그런 생각 저만 그런가요?

(글의 앞부분이 이미지 혹은 HTML 태그만으로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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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인 나는 야구장에 서 있다그라운드 위로 눈발이 펑펑 내린다거센 바람에 눈발은 정처없이 흩날린다직구를 던져야할까커브가 던져야할까구할구푼구리의 타자가 꽉차게 타석에 들어앉았다나는 낙차 큰 커브를 결심하지만자신없다0.01%의 싸움에 커브라니!정중앙의 포수는 내 사인을 알고 있을까받아줄 수 있을까눈발에 내 공이 뭍히기를관중석 함성에 내 공이 기억되지 않기를세상이 가끔 한 번은 핫스윙에 그쳐구할구푼팔리로 조금 낮아지기를그립 꽉 쥔 손가락은 매듭을 다시 고쳐멘다직구로 승부하리라 입술을 굳게 여민다투아웃 이사만루에서더욱 거쎄지는 눈발에나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본다ㅡ.......

투수인 나는 야구장에 서 있다 그라운드 위로 눈발이 펑펑 내린다 거센 바람에 눈발은 정처없이 흩날린다 직구를 던져야할까 커브가 던져야할까 구할구푼구리의 타자가 꽉차게 타석에 들어앉았다 나는 낙차 큰 커브를 결심하지만 자신없다 0.01%의 싸움에 커브라니! 정중앙의 포수는 내 사인을 알고 있을까 받아줄 수 있을까 눈발에 내 공이 뭍히기를 관중석 함성에 내 공이 기억되지 않기를 세상이 가끔 한 번은 핫스윙에 그쳐 구할구푼팔리로 조금 낮아지기를 그립 꽉 쥔 손가락은 매듭을 다시 고쳐멘다 직구로 승부하리라 입술을 굳게 여민다 투아웃 이사만루에서 더욱 거쎄지는 눈발에 나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ㅡ이십년간 시를 써 온 형.......

봄 내내 깨알같은 웃음으로 피어났던 꽃들도 없더라나비도 꿀벌도 제각기 흩어지고살랑살랑 하늘하늘 맴돌던 벗들도 없더라울울창창한 여름 그늘에 숨어애타게 매미처럼 울어헤던 청춘의 사랑도마음이 앞서 부질없이 저질렀던 언행들도모두 차분히 가을 속으로 숨었더라생의 둘레를 걸으며, 나는 어디쯤 왔을까나는 인생에서 가을의 문턱인가, 가을인가낙엽 수북히 쌓인 생의 둘레를 걷는다수직으로 서서 죽은 것도 아니어 가련타시시푸스처럼 차라리 정상의 절망이었다면헐벗은 채로 서 있기라도 할 것을내가 털어내 버린 것들이 허리춤에 쌓인다구불구불 힐끗힐끗 길이 나를 부른다멈칫 서서 돌아본다다시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