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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가난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얼마전 에르메스 그릇을 하나 구입했습니다. 구입후 기분이 좋은 것은 한 일주일 가더군요. 그런데 문득 돌이켜보니 집에 구입하고 쓰지 않는 고가의 그릇들이 선반장에 꼭꼭 숨어있다는 것이 생각났어요. 로열코펜하겐, 리처드지노리, 아스티에드빌라트 등 쓰지도 않고 그냥 모셔두기만 하는 그릇들이 꽤 많거든요. 한 두번 예쁘고 기분전환으로 사긴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저걸 다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야?’하고 본전생각하는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너도 이제 어른이야 예전에 한 어른께 이런 말씀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너도 이제 돈 써볼만큼 썼잖아? 근데도 계속쓰면 철 없는거야.” 그 분께서 30대, 40대 호텔에서 밥먹고, 명품백 사.......추천 -
[비공개] 앙개 브랜드 런칭
한남동에서 열린 신규 런칭 브랜드 anggae의 프레젠테이션 다녀왔습니다. 네이밍이 뭔가 귀여워서 어떤 스타일일까 궁금했는데 실제로 옷을 보니 엄청 모던한 컨템포러리 여성복 브랜드였어요. 행거링 되어 있는 옷들을 보았을 때만해도 별다른 특색을 느끼지 못 했는데 모델들이 있고 움직이고 레이어드로 스타일링을 하니까 정말 새로운 멋이 좔좔 넘쳐 흐르더군요. 요즘 젊은 세대들의 감각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브랜드 룩북을 보니 메인 모델 이나 포토그라퍼 나 하나같이 다 예사롭지 않은 아우라가 있었어요. 설명을 들어보니 이미 해외 쇼룸을 통해서 글로벌 세일즈를 먼저 시작 했다고 하네요. 아직까지 단독 매.......추천 -
[비공개] 돈이 없어서 가장 좋은 걸 삽니다
예전에 모 디렉터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에 이런 문장이 있었습니다. 뭔가 역설적인 것 같았는데 그 뒤로 저의 소비 습관에 큰 변화를 준 문장이었어요. 저가부터 고가까지 모두 살 수 없으니 그냥 하나를 사더라도 해당 카테고리에서 가장 좋은 것을 산다는 얘기이고, 또 그 행간에는 오래도록 잘 관리하며 쓴다는 뜻도 함께 숨어있죠. 실제로 비싼 차, 비싼 가방을 구입해 잘 관리하면 생각보다 감가도 크지 않고, 오히려 나중에 더 비싼 가격을 팔 수도 있거든요. 저는 카메라를 꽤 많이 사용했는데 지금까지 필름카메라를 포함하면 약 서른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 중에 가장 오래된 한 개와 가장 비싼 라이카Q(물론 라이카 안에서는 입문용.......추천 -
[비공개] 삼청동에 숨어있는 SK 연수원
최근 제가 살고있는 삼청동에 SK 연수원인 선혜원의 공사가 진행 중 입니다. 22년 조선비즈의 기사에 따르면 이곳은 최종건 회장의 자택이었다고 하는데, ”SK(034730)㈜가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의 사저였던 SK네트웍스(001740)의 ‘삼청 행복연수원’을 매입했다.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는 지난 9일 이사회에서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142번지 토지 2788㎡(약 843평)를 매입하기로 의결했다. 거래 금액은 367억원으로, 오는 3월 31일 매입이 완료된다. 이 곳은 지난 1968년 최종건 회장이 사저로 쓰던 건물이다. 최 회장 사후 SK그룹의 모태 기업인 SK네트웍스가 관리해 왔고, 1990년.......추천 -
[비공개] 폴케홀름; 프리츠한센의 새로운 도약
요즘 쇠맛 스타일링이 유행입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에스파 를 두고 #광야코어 라느니 #쇠맛코어 라느니 이야기를하는데 이게 약간 기존에 없었는데 보면 볼 수록 아름다워 보이는 그런 느낌이에요. 얼마전 2호선을 타고 홍대입구 역을 지날 일이 있었는데 밤 10시 이곳에서 타는 젊은 친구들이 그런류의 옷을 입고 지하철을 타더라고요. 저는 아직 이해할 수 없었지만 새로운 미감의 지평이 열리고 있다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그런데 벌써 반 세기 전에 MDF나 플라스틱이 아닌 대리석과 스테인리스를 활용해 새로운 가구의 실험을 한 폴 케홀름이라는 디자이너가 있었는데 그의 전시가 루이스폴센 코리아를 통해 서촌에서 열리고 있습니다.......추천 -
[비공개] 이탈리아 출장
백화점에서 십년 넘게 근무했던 시절을 돌아보면 뭐니뭐니해도 출장 기간 중에 보고 들으며 경험했던 것들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그 시절 북부 돌로미티부터 남부 리가까지 수백킬로를 운전해서 다니며 다양한 파트너사 분들을 만나고 계약하고 했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정말 그런 일이 있기는 했었나? 싶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같이 근무했던 바이어들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하루에 수백킬로씩 운전해서 이동하다가 배고프면 휴게소에서 밥먹고, 졸리면 그냥 호텔에서 자고 하면서 무식하게 일했던 시절인데 지금 또 돌이켜보면 많은 경험이고 추억이 되었던 것 같아요.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영어도 잘 못 하는 이탈리아 파트너사들.......추천 -
[비공개] 패션을 좋아했던 시절
지금도 패션에 대한 열정이 남아있기는 합니다. 새로운 브랜드 팝업이 오픈하면 저장해두었다가 주말에 방문하고, 뭔가 새로운 패턴이나 소재가 나오면 중고로라도 구입해서 꼭 입어보는 편이에요. 그런데 20대 시절의 저는 지금보다 훨씬 더 진심이었던 것 같아요. 가령, 구매력은 지금보다 훨씬 떨어졌을 지언정 의복지출비는 훨씬 더 컸던 것 같거든요. 항상 그 당시에는 월급 이상으로 옷을 구입했었으니까요. 당시 정말 좋아했던 브랜드가 참 많았는데 특히 아베크롬비를 무척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10대때 친구들과 한국전력 부지에서, 이태원에서 스케이트 보드 타고다니던 시절 꽤 자주 입었던 브랜드였거든요. 특히나 Bruce Weber 가 찍.......추천 -
[비공개] 북촌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파스닙스
제가 사는 동네에 요즘 새로운 리테일 매장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관광객을 상대로 셀카봉이나 보세 모자, 양말을 파는 곳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된 머천다이징과 디자인이 있는 감각적인 매장들이 오픈하고 있죠. 이번에 소개해 드릴 매장은 북촌 델픽 매장 옆 건물에 들어서게 된 파스닙스 입니다. 기존 라이프스타일 편집샵과 상당히 다른 지점이 있는데 먼저 가격대가 정말 다양해요. Poltrona Frau와 Knoll의 바실리체어부터 Kave Home 까지 가구만해도 이 정도 레인지로 구색이 펼쳐져있어요. 게다가 박진선, 최동욱, 재료, 본태스튜디오 등 국내 작가들의 가구도 있죠. 김도원 작가의 잔이나 노엘라 이즈 브레이브의 타월.......추천 -
[비공개] 도쿄 아자부다이힐스
아자부다이 힐스는 모리 부동산에서 개발한 고급 주택타운과 오피스, 그리고 호텔 및 상업시설 일대를 통칭하는 브랜드입니다. 과거 록폰기 힐스에서 토라노몬 힐스로 이어지는 공간 브랜딩의 정점을 찍었다고나 할까요? 이미 수십년전부터 모리 부동산은 이러한 재개발을 통해 부를 축적해오며 동시 대형 재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노하우도 쌓아왔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도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자 동시에 가장 비싼 주거공간이기도 한데 저는 저층부 상업시설을 무척 흥미롭게 보았습니다. 첫번째로는 까르띠에, 보테가베네타, 에르메스 등과 같은 럭셔리 브랜드를 무심하게 툭툭 공간배치하는 센스가 너무 대단해보였죠.......추천 -
[비공개] 도쿄 긴자 큐쿄도(구거당)
긴자 미츠코시 사거리는 일본에서 가장 비싼 땅입니다. 그런데 그곳에 있는 것은 바로 문구점이에요. 이름은 구거당(鳩居堂, 큐쿄도) 비둘기가 사는 집이라는 뜻이죠. 놀랍게도 이 문구점은 모두가 알고 있는 이토야처럼 세련되고 팬시한 곳이 아닙니다. 그냥 저냥 아는 사람만 찾는 그런 곳이에요. 1663년 개업한 교토가 본점이고 긴자는 분점입니다만 여기도 1982년 개업했으니 꽤 오래되었어요. 원래 긴자에는 고미술상가도 많고 노포들도 많았다고해요. 그래서 저는 일본의 올드머니는 여기 다 모여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에르메스 빈티지 샵애 가면 타조가죽처럼 웬만해서 볼 수 없는 컬러의 다양한 아카이브를 즐길 수 있습니다. 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