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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아포리즘 철학, 조중걸
아포리즘 철학 - 조중걸 지음/한권의책아포리즘 철학조중걸(지음), 한권의책결국 철학은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가를 말해주기 위해 존재한다. 오랜 철학적 탐구가 세계와 우리 자신에 대해 무엇인가를 말해주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철학은 기껏해야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 왜 모를 수밖에 없는지, 새로운 앎은 어느 지점에서 개시되어야 하는지를 말해줄 뿐이다. 이것이 몽테뉴가 말한 바 "내가 무엇을 아는가?"의 의미다.따라서 철학은 우리에게 겸허하라고 말한다. 오랜 탐구 끝에 우리는 기껏해야 우리가 큰 무지에 잠겨 있다는 사실을, 또한 무지에 잠기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뿐이다. 위대했던 니콜라우스 쿠자누스가 신과 관련해 "무지無知의 지知"에 대해 말할 때 그는 인간의 한계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서문 중에서 책..추천 -
[비공개] 불편한 공포,들.
계절이 사라진 자리에 마음의 불편함만이 자리 잡는다. 건너고 싶지 않은 저 다리의 이름은 시간. 혹은 계절. 내 허약한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확실히 존재하는, 느껴지는, 서늘한 공포.커피의 향이 사무실 책상 위를 가득 채우지만, 초여름 바람이 열린 창틈으로 들어와선 낚아 채어간다. 향기는 사라지고 어수선한 책상 위 서류더미는 내 마음 같다. 혹은 그대 마음.해소되지 않은 채 쌓여가는 정신적 모던의 유산들. 불편한 언어들. 그리고 공포.* “내 나이 열아홉 살, 그때 내가 가장 가지고 싶었던 것은 타자기와 뭉크화집과 카세트 라디오에 연결하여 레코드를 들을 수 있게 하는 턴테이블이었다. 단지, 그것들만이 열아홉 살 때 내가 이 세상으로부터 얻고자 원하는, 전부의 것이었다. 그러나 내 소망은 너무나 소박하여 내가 국립 서울대학교에 입학..추천 -
[비공개] '사람이 전부'인 회사 - 기업 문화의 중요성
회사를 옮긴지10개월이 지났다. 회사를 옮겨도 내 고민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 전 회사는 웹서비스 회사라 다소 반복적이었다면, 이번 회사는에이전시인지라 좀 활동적으로 변했다고 할까. 그런데전 회사나 이번 회사에서의 내 고민은 역시 '리더십'과 '사람'으로 모아졌다.이건 모든 회사의, 모든 관리자의, 경영진의 고민거리이기도 하다.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의 최대 고민은 '사람'이다. 에이전시 특성 상 좋은 사람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다. 우리는 언제나좋은 사람을 채용하길원한다. 하지만대기업과 비슷한 급여를 맞춰줄 수 있는 것도 아니면서,업무은 고되기 일쑤이니, 좋은 사람이 지원하는 경우도 드물고 좋은 사람이 와서 오래 있는 경우도 드물다. 고된 업무를 거치고 난 뒤 좋은 사람은 더 좋은 직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도 많다. 그..추천 -
[비공개] 월요일 아침
혼자 있을 시간이 사라졌다. 그러나 당연한 일이다.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것이니 말이다. 주말 집 근처 공원을 산책했고 늦봄 꽃 향기에 취했다. 그 향긋한 내음 사이로 아이는 웃고 뛰었다.그리고 월요일이다. 주말의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채, 다시 월요일을 시작한다. 지난 금요일에 면접을 봤던 웹 개발자는 출근하지 않겠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그 문자에 대해 답을 하지 않았다. 나는 꽤 상심했고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된다. 혼자 고민해야 될 문제는 아니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에만 신경 쓰기도 바쁜데 말이지.다시 월요일이다. 그리고 비가 온다. 비를 맞으며 출근 했다. 팻 메쓰니의 음반을 뮤직 사이트에서 찾아보았으나, 없다. 비오는 날, 나는 팻 메쓰니의 New Chautauqua를 즐겨 들었다. 캘리포니아 어딘가의 지명..추천 -
[비공개] 어느 작가의 일기, 혹은 그녀의 일기
아무것도 쓸 수 없다. 다만 이 견딜 수 없는 초조감을 적어 잊어버리고 싶다. 지금 나는 바위에 쇠사슬로 묶여 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모든 걱정, 앙심, 초조, 강박관념이 나를 긁고 할퀴고, 되풀이해서 덮치도록 내맡겨져 있다. 이런 날에는 산책을 해도 안 되고, 일을 해도 안 된다. 어떤 책을 읽어도 내가 쓰고 싶은 주제의 일부가 내 마음 속에 부글거리고 일어난다. 서섹스 전체에서 나만큼 불행한 사람은 다시 없을 것이다. 또는 내 안에, 그것을 사용할 수만 있다면 사물을 즐길 수 있는 무한한 능력을 비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만큼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사람도 없다.- 1921년 8월 18일 목요일어느 책에선가 예술가의 자살율을 살펴보았더니, 소설가들의 자살율이 최고였다고 전했다. 화가와 음악가의 자살율은 기억나지 않는다. 언어를 다룬다는 ..추천 -
[비공개] 2013년 부처님 오신 날 - 국립현충원 호국지장사
종교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신 - 초월적 존재 - 를 부정하지 않으나, 칸트의 생각처럼 우리의 시대는 저 먼 세계와 거대한 단절이 있고 그 사이를 왕래하지 못한다고 여기는 탓에, 무교에 가까운 나에게 절은 그저 관광지에 지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부처님 오신 날, 아내가 절에 가자고 했다. 작년엔 뭘 했나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기억이 나질 않았다. 절이라~ ... 하긴 긴 연휴,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못한 나에게 선택지란 없는 걸까.국립 현충원 안에 제법 큰 절이 있다고 했다. 국립 현충원은 입구만 보았을 뿐이고 그 안의 절은 상상하지도 못했다.대한불교 조계종 '호국지장사' ...부처님 오신 날이라 사람들로 가득했다. 불심 가득한 신자들도 있었고 믿을만한 것들이 사라지는 21세기 어느 반도의 봄,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기대기 위해 온 사람들도..추천 -
[비공개] 속도의 배신, 프랭크 파트노이
속도의 배신 - 프랭크 파트노이 지음, 강수희 옮김/추수밭(청림출판)속도의 배신프랭크 파트노이(지음), 강수희(옮김), 추수밭상당히 좋은 책이다. 특히 '빨리, 빨리'를 외치는한국 사람들은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아닐까. 정권이 바뀌거나, 혹은 총리나 장관이 바뀌면 (타당성 검토나 배경에 대한 설명 없이)장기정책의 방향도바뀌고, 5년 후나 10년 후의 미래에 대해선 아무 고민도 하지 않고 고작1~2년의 미래 정도에만 관심이 있고, 심지어 그것마저도 무시한 채당장 내일 일만 생각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나라.단기 기억 상실에 걸려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까지도 서슴치 않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나라. 어쩌면 이사회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대해선 무관심한채) 무조건 앞을 향해서 최고의 속도로 달려가야만 안정이 되는 이상한..추천 -
[비공개] 프리젠테이션 잘 하는 법
작년 회사를 옮기자 마자, 바로 프리젠테이션(PT,presentation)을 했다. 제안 PT는 1년에 한 번할까 말까 였고, 거의 하지 않는 편에 속했다. 그러나 이런 저런 경험이 쌓였던 탓이었을까, 그럭저럭 했다. 사회 생활 초반 몇 번의 PT를 망쳐버린 경험이 나에겐 무척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을 극복하였다.나에게 프리젠테이션을 잘하는 법을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목소리가 떨리고 긴장되더라도 무조건 해보아라. 죽을 때까지 떨리고 긴장되는 법은 없으니, 어느 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고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을 테니.'Steve Jobs Speaks At WWDC07 by acaben (프리젠테이션하면, 역시 스티브 잡스!)업무 상 소수의 사람들을 앞에서 제안 PT를 하게 된다. 그럴 때면 모든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기 위해 노력한다. 살짝 미소를 지으며, 자신만만하게 이야기한..추천 -
[비공개] 현대예술 - 형이상학적 해명, 조중걸
현대예술 : 형이상학적 해명 - 조중걸 지음/지혜정원현대예술 : 형이상학적 해명조중걸(지음), 지혜정원읽고 난 다음 서평을 쓰지 못하는 책들이 있다. 쓰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책에 대한 소개 대신 무조건 '읽어라'라고 하는 편이 낫고, 몇 문장의 인용은 도리오 책에 대한 누(累)가 되어 인용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서평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에 대한 시도이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글이란 서문 일부의인용 정도가 되지 않을까?언어학, 인류학, 기호학 등의 연구에 매달렸던 많은 사람들이 나름의 통찰에 준해 현대의 형성에 공헌했다. 그러나 이것들이 현대라는 전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형이상학적으로 설명하지는 못한다. 그것들 역시도 현대의 한 현상일 따름이다. 이 책은 이러한 성취의 이면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추천 -
[비공개]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 게오르그 짐멜
짐멜의 모더니티 읽기 - 게오르그 짐멜 지음, 윤미애 외 옮김/새물결짐멜의 모더니티 읽기게오르그 짐멜(지음), 김덕영, 윤미애(옮김), 새물결국내에서 게오르그 짐멜(Georg Simmel, 1858 ~ 1918)에 대한 관심이 이토록 저조한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는 철학을 연구하였으며(신칸트주의자이면서 니체의 강력한 영향권 아래에 있다), 사회학, 미학, 문화비평을 아우르며,동시에 그의 글들은 대부분은 현대 문명이나 문화, 대도시 사람들의 마음/정신, 일상, 태도, 형식에 대한 탁월한 통찰을 보여주고,그의 문장은 짧으면서 뛰어난 문학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19세기 말, 20세기 초 이런 글을 썼다는 점에서 놀라움마저 불러일으킨다. 내가 알고 있는 한, 발터 벤야민 이전에, 그 누구도 이런 식의 글을 본격적으로 선보이지 않았다.그러나 그의 말대로 ‘유행..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