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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예술과 문명(Civilisation), 케네스 클라크(Kenneth ..
예술과 문명 Civilisation케네스 클라크(Kenneth Clark) 지음, 최석태 옮김, 문예출판사, 1989년(현재 절판)책을 읽어나가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케네스 클라크Kenneth Clark. 이미 20세기의 저명한 미술사학자였지만, 그는 미술의 역사 뿐만 아니라 철학, 문학, 건축, 음악을 아우르면서 서양 문명의 역사를 개괄하고 있었다.가령 그는 장 안트완 와또와 존 키츠, 그리고 모차르트를 함께 비교하며 설명한다. 아래 그가 인용한 존 키츠의 시 구절을 옮긴다.Ay, in the very temple of Delight Veil'd Melancholy has her sovran shrine,Though seen of none save him whose strenuous tongueCan burst Joy's grape against his palate fine; 아아, 환희의 신전 바로 그 안에서베일에 가린 우울은 그녀만의 자유로운 성지를 가진다.그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지만, 오직 강렬한 혀로기쁨의 포도를 예민한 입 안에 넣고 ..추천 -
[비공개] misc. 2014.09. 05.
창원에 내려가기 위해 옷 몇 가지를 챙겨 집을 나왔다.아내와 아이는 이미 창원에 내려갔고, 오늘 저녁 모임을 나간 뒤 심야 우등 버스를 탈 계획이다. 어젠 이런 저런 업무들로 인해 밤 늦게 사무실에 나올 수 있었고 벌써 내 나이도 사십대 중반을 향하고 있었다.그러고 보면, 한국에 사는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의 의지대로 무언가를 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누군가 정해준 곳으로 갔으며, 심지어 대학 전공마저도 그랬다. 나처럼 고등학교 3년 내내 모의 고사에서 한 곳만 지원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그리고 그 대학 그 전공을 다 마치고 한참 후에야 내가 받은 대학 교육의 형편없음을 욕했지만).한국에 사는 우리들은 끊임없이 누군가와 비교 당하며 산다. 내 의지대로 의사결정 내리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 내 의지대로 하지 못..추천 -
[비공개] 다이버전트 Divergent
다이버전트 Divergent닐 버거 Neil Burger 감독쉐일린 우들리 Shailene Woodly, 테오 제임스 Theo James 주연1년에 영화 1편도 보지 않았던 듯 싶다. 그것도 10년 넘게. 20대 초반 월간 키노의 모니터 기자를 했고, 비디오 테잎을 수집했으며, 시나리오를 쓰고 영화 리뷰를 광적으로 올리며, 쿠엔틴 타란티노처럼 비디오 가게 점원 생활을 하던 내가 영화를 거의 보지 않는다고 하면,이상한가?그 사이는 영화는 더욱 산업화되었고 헐리우드 영화 직배 반대를 외치던 시절이 무색할 정도로 국내 영화계도 대기업 자본들이 들어와산업화, 전문화되었다. 그런데 영화가 예술이라고? 내가 영화를 멀리 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측면이 더 강하다.하지만 최근 들어 영화를 한 두 편 극장이 아닌 TV나 다른 모니터로 보기 시작했다. 그것도 업무 비스무리한 이유로. 실은 디지털 콘텐..추천 -
[비공개] 세월호와 댓글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하고 난 다음, 우리가 정확하게 아는 사실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우리에겐 구조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그 전에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끔 할 수 있었다. 모든 것들 하나하나가 잘못 엮어져, 차마 말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아이들은, 그리고 승객들은 전화통화를 하다가, 구조를 기다리다가,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죽었다.그리고 몇 달이 지나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서 이 나라는 한 걸음도 앞으로 가지 못했다. 유가족들이 아니더라도,아이를 가진,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일이 왜 일어났고, 왜 구조 작업은 그 따위로 진행되었으며, 구조 과정 속에서 일어난 어수선하고 말도 안 되는 상황들에 대해 궁금하지 않을까? 그리고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추천 -
[비공개] 오르세 미술관 전 - 인상주의, 그 빛을 넘어, 국립중앙박물관, 20..
오르세 미술관 전- 인상주의, 그 빛을 넘어국립중앙박물관, 2014.5.3 - 8. 31몇 해 전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가서 놀라웠던 건, 1층에 놓인 거대한 작품들 - 제롬이나 부게로 같은 화가들이 그린 - 을 보면서 참 식상하다는 느낌과는 대조적으로 4층(?)의 낮은 천장 아래 놓인 작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 앞에서 전율같은 감동을 느껴졌을 때였다.어쩌면 예상되었을 법한 일일 지도모르겠지만, 솔직히 예상했던 범위 이상이었고 그 놀라움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하지만오르세미술관에서의 그 경험에 비한다면,이번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는 다소 어수선하고 산만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급하게 보고 나올 수 밖에 없었던 탓도 있었지만, ... 집중하긴 어려웠다. 그리고 오늘 도록을 꼼꼼히 읽으면서 몇 점의 작품은 본 기억이 없다는사실에 안타까워했..추천 -
[비공개] 빌 비올라 Bill Viola, 그리고 예술로서의 영화, 혹은 비디오..
"잠과 깨어남 사이의 장소, 의식과 무의식의 접경 지대, 정상적인 구별과 확실한 경계가 와해되어 현실과 상상의 경계선과 대상과 연상의 경계선이 희미해지는 곳" - 빌 비올라, 1994년백남준의 어시스턴트로 시작해, 비디오 아트의 새로운 장을 열어보인 빌 비올라Bill Viola. 그의 작품은 의외로 고도의 집중력을 요한다(실은 체력까지도 요하는지도... 갤러리에서 전시된 그의 작품들을 보기 위해선 꽤 많은 시간 서 있어야 했다).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가 비디오라는 매체가 가지는 물질성에 주목한다면(동양적 시선에서 서구적 확대로 나아갔다면), 빌 비올라는 비디오라는 영상이 가지는 추상성에 주목한다(서구적 시선에서 동양적 탐구로 나아간다). 그는 삶과 죽음에 대해 묻고 시간과 사건(혹은찰라/순간)의 지속성에 대해 탐구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추천 -
[비공개] 젖은 운동화 속의 목요일
새벽부터 내린 비는 아침이 되자, 더 세차졌다. 어둠이 내려앉은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비에 젖으면, ... 내 발이, 내 몸이, 내 얼굴이, 내 가슴이 젖으면 안 될 것같아, 운동화를 꺼내 신고, 큰 우산을 찾아 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 출근하는 목요일 아침, 길바닥에 고인 빗물들이 나를 향해 날아올랐다.땅에서 허공으로, 대기로, 하늘로, 우주로 날아오르는 빗물 방울들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는 또다른 빗줄기에 갇혀 마음의 자유를 잃어갔다. 2014년 여름.출근하자 마자, 전날의 최종 매출을 확인하고, 퇴근할 때 그 날의 최종 매출을 예측하며 사무실을 나간다. 대구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이 "출마해본 사람만 알 수 있어요. 지지율 1%를 올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라고 이야기했듯이 하루 평균 매출 1% 올리는 게 얼마나 어..추천 -
[비공개] 발튀스 Balthus
발튀스Balthus의 작품을 본다. 어떤 긴장이 느껴지지만, 내가 선호하는 긴장은 아니다. 나는 그의 작품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점에서는 나는 취향이 분명한 사람이다. 성적인 압박으로 인한 기괴함이 화폭에 가득 묻어나고 분석가들에게 흥미로운 소재를 던져주겠지만, 딱 거기까지인 듯 싶다.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발튀스에 열광한다.내가 모르는(알 턱도 없는) 작가인 탓에 블로그에 몇 편의 작품을 올리고 기억해둔다.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다시 적을 수 있겠지.The Golden YearsBalthus,1945199 x 148 cm, oil on canvasHirshhorn Museum and Sculpture Garden, Washington, DC, USAThe Fear of GhostsBalthus,1933162.2 x 114.3 cm, oil on canvasIndiana University Art Museum, Bloomington, IN, USAThree sistersBalthus,1965170 x 127 cm, oil on canvasPrivate Collection, Paris, FranceGirl and CatBalthus,1937Guitar Lesson, 1934, oil on canvas, 63 1/2 by 54..추천 -
[비공개] 평등이 답이다 - 리처드 윌킨슨의 견해
"평등과 성장의 관계에 대한 상당수 실증적 연구에 따르면, 보다 평등한 게 성장에도 좋다. 왜냐면 평등은 사회적 응집성(social cohesion)을 향상시켜 경제학자들이 중시하는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이 줄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가 평등할수록 '공공 정신(public spirit)'이 살아있다. 공공 정신이 살아있으면 사람들은 보다 기꺼이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 공공선(common good)을 추구하는 것이다."- 리처드 윌킨슨Richard Wilkinson (영국 노팅엄대 의대 교수) (중앙Sunday 366호 중에서)이 책을 사서 읽어야겠구나.평등이 답이다리처드 윌킨슨, 케이트 피킷저 | 전재웅역 | 이후 | 2012.02.15출처 : 반디앤루니스http://www.bandinlunis.com추천 -
[비공개] 그룹드Grouped, 세상을 연결하는 관계의 비밀, 폴 아담스(지음)
그룹드Grouped - 세상을 연결하는 관계의 비밀폴 아담스(지음), 이지선(옮김), 에이콘출판우리는 이제 기업들에게서도 '영향력 그룹'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우리의 마케팅 활동을 친한 친구들로 연결된 작은 그룹들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다.- 36쪽이제는 짧지만, 무척 흥미진진하고 매우 시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디지털 마케팅, 웹 서비스에 관심 있는 이라면 필독서에 가깝다. 2012년에 출판된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는 점에서 다소 후회스러울 정도랄까.어쩌면 저자의 주장, 사회적/개인적 관계 속에서 정보를 찾고 교감을 하며 의사결정하는 시대가 도래 했음을 알리기 위해 폴 아담스는 여기에 맞는 근거들만 찾아 스크랩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즉 이 책에서 펼치는 바의 반대되는 주장에 대한 근거들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