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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폴 드 만 Paul de Man과 텍스트 Text
얼마 전 흥미로운 trackback이 달렸다. 나로선 무척 반갑고 흥미로운 일이다. 가끔 인문학적 배경을 두고 저널에 글을 기고하기도 하지만, 글쎄, 학문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교수들이나 비평가들과 비교할 수 있을까 싶다. 그런 점에서 인문학적 이슈에 대한 trackback은 매우 고마운 일이다. Trackback을 해주신 balbutier님께 감사를 표하며, 폴 드 만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인다. 텍스트와 컨텍스트 인문학자들의 세계를 거칠게 이등분하자면, 텍스트중심주의자들과 컨텍스트중심주의자들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마치 마르크시즘 진영에서 보는 관념론자과 유물론자의대비처럼). 한 쪽은 텍스트적 문제 속에 컨텍스트적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있으니, 텍스트 연구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텍스트도 컨텍스트의 일부이고, 컨..추천 -
[비공개] 빅 데이터(Big Data)는 결국 인간의 뇌로 진화할 것이다
며칠 전 Mckinsey Quarterly Website의 특집이 Big Data였다. 내가 몸 담고 있는 기업에서는 Big Data가 아니라, 기본적인 Data Design이나 Architecture 없이 모여진 Data을 어떻게 관리하고 변화시켜나갈 것인가 고민이지만, 이 고민의 가운데 Big Data로 진화할 것이라는, 좀 멀리 있는 관점이 필요할 것이다. Data에는 정형화된 Data와 비정형화된 Data가 있다. 최근 논의가 되고 있는Big Data는, 그것이 정형화된 것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너무 덩치가 커서 어떻게 할 수 없는 Data를 말한다. 특히기업에서 기존에 모아둔분석 Data들과 최근에 다양한 고객들의 활동 정보 - SNS에 기반한 - 들은 대부분 비정형화 Data이거나 정형화하기 전에 먼저 Data로 추출되어 쌓인 Data들이다. (* 멥리듀스MapReduce: 구글의 소프트웨어 방법론으로, 페타바이트 이상의 대용량 데이터를 불특정 데이터로 궝..추천 -
[비공개] 2011년의 어느 가을
거추장스러운 퇴근.길. 먼 길을 돌아 강남 교보문고에 들려, 노트를 사려고 했다. 몇 권의 빈 노트를 뒤적이다가 그냥 나왔다.노트 한 권의 부담을 익히 아는 탓에, 또 다시 나를 궁지로 몰고 싶진 않았다. 토요일에는 비가 내렸고 일요일은 맑았다. 지난 주 세 번의 술자리가 있었고, 오랜만의 술자리는내 육체를 바닥나게 했다.늘 그렇듯이 회사에서의 내 일상은 스트레스와 갈등 한 복판에 서서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만 했고,내가 느끼는 부담이나 스트레스를 누군가에게 알리고 싶지만, 그럴 형편도 되지 못했다. (다만 지금 내 경험이 시간 흐른 후에 내 능력의 일부로 남길 바랄 뿐) 모든 이야기는 결국 나에게로 되돌아온다. 텍스트는 없고 컨텍스트만 있을 뿐이라고들 하지만, 결국엔 텍스트만 있고 컨텍스트란 없다. 포스트모던의 끄트머리..추천 -
[비공개] 퇴근길 약속 취소하고 무조건 투표부터
서울 시장 선거에 투표 꼭 합시다. ^^ (어디서 제작한 지 모르지만~.. 저도 무단으로 퍼왔습니다. 조만간 책도 구입할 예정입니다~) 요즘에 보내기트위터에 보내기페이스북에 보내기미투데이에 보내기추천 -
[비공개] 10월 하늘, 닫힌 마음
(가지고 있는 폰으로 오늘 하늘을 찍은 사진임) 이 색깔은 ... 도시마다 다를까? 계절마다 다를까? 바람에 따라 달라지고, 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라질까? 그래서 이 색깔은 계속 달라져 형체도 없이 사라질까? 문득 올려다본 하늘은 내가 알지 못하는, 내가 닿지 못하는, 끝내 나를 향해 열어주지 않을 색으로 둘러쳐진 채, 말없이 흔들거렸다, 내 몸이. 하루에 버스가 두 번 들어오던 1970년대 후반의 창원 어딘가에서 가을 바람과 대화하는 법을 잃어버린 나는 스산한 가을 바람이 불 때면, 까닭없이 그립고 안타깝다. 어느 새 나도 닫히는 법만 배웠다, 거대하고 거친 도시에서. 닫힌 사람들 속에서 스스로를 닫는 법만 배우는 우리는 이제 문을 여는 법, 마음을 여는 법, 대화를 여는 법을 잃어버렸고, 21세기에 들어서자, 마지막으로 닫힌 우리는 더 이..추천 -
[비공개]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 이진경
근대적 시.공간의 탄생 - 이진경 지음/푸른숲 아직도 이 책에 대한 관심이 높나? 새로운 개정판을 읽지 않았으니, 아래 글은 정확한 서평이 아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서양 예술 형식에 대한 탐구는 매우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다.그래서 그런 걸까.이 책은 '근대적 시, 공간의 탄생'이라는 매우 거창한 제목과 비교해 아주 허술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더구나 아래 서평에서도 지적했듯이 잘못된 내용들도 포함하고 있다. 이를 하나하나 지적하고 싶지만, 그럴 만한 시간도 가치도 못 느끼겠다. 혹시라도 살 생각이 있다면 사지 말기를 바란다. 흥미로운 소재를 취했으나, 소화하기 힘든 소재이기도 했다. 다시 말하지만, 개정판이 나와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면 내 지적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겠다. 기회가 닿는다면, 근대적 시간, 공간에 대한 간단한 아..추천 -
[비공개] 균제(均齊) - 김수영 展, 원앤제이갤러리
균제(均齊) - 김수영 展 원앤제이갤러리(www.oneandj.com) 2011.9.1 - 10.2 사각의 캔버스 속, 빼곡하게 들어찬 창들을 가진 건물의 숨소리가 바로 귓가에서 들리는 듯하다. 그건 마치 동물의 피부와도 같다. 마치 거대한 식물의 이파리같다. 현대의 건물들, 정확히 말하면 모던 건축물의 외벽을 옮기는 그의 페인팅(회화)는 딱딱하고 건조하지만, 섬세하고 참을성이 있다. 실은 그의 작품 속에 건물들은 어제 밤에 토라진 애인같다. 그의 작품이 차갑지 않은 이유는 여기에 있다. 창이 닫혀 있고 벽만 드러내기도 하지만, 그건 거대한 도시에서 마주하게 되는 차가운 건물이 아니라, 우리 마음 속으로 들어온 살아있는 건물이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 우리가 늘눈으로 마주하는 존재, 그리고 그것들이 우리 마음 속에 비친 이미지들. 그는 지금 건물의 마음을 ..추천 -
[비공개] 삶에 대한 그리스적 태도 - 인간과 고전주의
오래된 문고판 책을 꺼내 읽는다. 한창 공부를 할 때다. 1990년대 후반, 이 책은 지방의 작은 서점에서 - 지금은 없어졌을 - 구했다. 짧지만, 내용은 탄탄하고 전문적이다.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에 대해 짧지만, 매우 정확한 언급이 담겨있다. '오뒷세이아'는 같은 10년이란 긴 세월동안의 표류와 귀국을 41일 속에 압축한다. 사건은 극적으로 무서운 속도로 진행된다. 호메로스의 말은 유창하면서 단순하고 기교적이면서도 그 기교를 느끼게 하지 않고, 자유로이, 미끄러히, 장대히 흘러간다. 장려한, 인간을 초월한 광휘 속에 절절한 애조를 띠며 말해진다. 어떠한 용사라 할지라도 인간의 아들로서 태어난 자의 힘의 한계와 세상의 덧없음을 알고 있다. 이것이 다만 강하기만 한 영웅을 만들지 않고 강함과 애처로움이 상접한다. 그러나 이 세계는 결코 체..추천 -
[비공개] 해 지기 전에 한 걸음만 더 걷다보면 …
오늘 아침 블로그를 뒤지다 다시 읽었다. 벌써 4년이 지난 인용이다. 그 사이 나는 해 지기 전 한 걸음만 더 걷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든다. 이제서야라도 한 걸음 더 걷는 사람이 되기로 하자. 이현세의 아래 글은 그 때나 지금이나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다시 현재형으로 올린다. (2011. 10. 21) - 아래는 2007년 6월 5일 작성 좋은 글이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교보문고 북로거이신 기번님의 블로그에서 가지고 왔다. 출처 : 서울신문 2005-02-23 20 면 [이현세의 만화경] 해 지기 전에 한 걸음만 더 걷다보면 … 살다 보면 꼭 한번은 재수가 좋든지 나쁘든지 천재를 만나게 된다. 대다수 우리들은 이 천재와 경쟁하다가 상처투성이가 되든지, 아니면 자신의 길을 포기하게 된다. 그리고 평생 주눅 들어 살든지, 아니면 자신의 취미나 재능과..추천 -
[비공개] 퇴근길 어둠 속의 마음
퇴근길 어둠이 행인의 발 끝으로 스며드는 오후 6시 24분. 어느 SF소설 속 백발의 과학자가 만들었을 법한 '마음 읽는 기계장치'가 내 손에 있다면, 내 앞으로 길게 이어진 건조한 도로 위,를 지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으려고 할까? 그리고 읽는다면, 나는 무수한, 혹은 몇 개의 마음을 알고 이해하고 공감하게 될까? 21세기의 가을, 지구 위의 동물 중 유일하게 마음(mind)을 가졌다는 인간들은 지금 스스로의 마음도 알지 못한 채, 정해진 시간에 사무실을 나와 집으로, 술집으로, 혹은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요즘 내가 겪는 곤혹스러움은, 내 옆을 지나는 그, 또는 그녀를 어디선가 보았던 사람이며, 아주 오래 전에 알고 있었던, 하지만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라는 생각의 빈번함이다. 왜 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걸까... 이 세상이 한 권의 책으로,..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