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공개] 구한말 조선 어머니의 모습
원고 쓸 일이 있어 아침부터 책상 앞을 떠나지 못한다. 몇 개의 관련 기사와 책들을 이리저리 펼쳐놓고 있다, 잠시 쉬어가는 겸, 쓸 원고와는 아무 관련없는 책을 펼쳐 읽는다. 에밀 부르다레의 '대한제국 최후의 숨결'. 그리고 그 속에서의문장들. 조선에서 소녀와 숙녀를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적령기가 되면 계집 아이는 곧 결혼하기 때문이다. 이미 말했다시피 총각은 결혼할 때까지, 즉 열다섯에서 서른 살까지 어른으로 보지 안고, 매사에 논의 대상이 될 수도 없다. 그들은 혼인할 때까지 등 뒤로 머리를 땋고 다닌다. 망사 말총 모자[갓]는 결혼하고서 상투를 틀 때나 쓰게 된다. 조선 부인의 경우 만약 그녀가 지적이고 남편이 방탕하지 않다면, 가정에서 상당한 권위를 누리며 종종 남편보다 더 강인한 모습을 보이곤 한다. 부인은 습관에서든 이..추천 -
[비공개] 불평하는 고객이 좋은 기업을 만든다, 자넬 발로/클라우스 뮐러
불평하는 고객이 좋은 기업을 만든다. 자넬 발로/클라우스 뮐러(지음), 변봉룡/남주영(옮김), 세종서적 회사가 진정으로 고객을 최우선시하는 풍토를 발전시키고, 고객을 보호하며, 또한 총체적인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면, 불평 고객의 문제는 그 중심적인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고객이 자신의 불만족을 회사에 전달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의미 있는 방식들 중의 하나가 바로 불평이다. - 29쪽 그렇다면 대부분의 고객 서비스 담당 직원들은 ‘표면적인 불평’과 그 불평 뒤에 숨은 ‘메시지’ 중에서 무엇을 들을 것 같은가? 불행히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은 직접적이고 표면적인 말만 듣는다. 그래서 회사는 불평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자주 고객을 잃는 것이다. - 43쪽 이 책은 고객 불평을 어떻게 대응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추천 -
[비공개] La Vieille Ferme 2009
La Vieille Ferme 2009 Rhone, France WS.87 (신동와인 수입) 와인은 즐기는 것이지, 탐구의 대상이 아니다. 애호가의 태도가 아니다. 하긴 나도 1년 넘게 매주 와인한 두병을 마시며, 테스팅 노트(Testing Note)를 적기도 했다.그렇게 마신다고 해서 와인을 보다 잘 마실 수 있는 것도 아니더라. 결국엔 돈이 문제다. 얇은 와인 가이드 북 한 권 정도는 충분한 도움이 되겠지만, 더 이상의 연구와 탐구는 경제적 형편에 맞지 않는 소비로만 이끌 뿐이다. 결국 경제적인 가격의 좋은 품질의 와인을 고르는 안목. 이것이 필요하다. 오랜만에 마신 론 지방의 와인 La Vieille Ferme은 강력 추천할 만하다. 웬만한 보르도 VOC 와인보다 균형감각이 있고 향긋한 풍미가 잇는 이 와인은 와인 초심자에게도 좋고 와인 애호가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가격은 16000원 대이다. 요..추천 -
[비공개] 디지털 시대를 역행하는 종이잡지, 모노클(MONOCLE)
회사에서 정기구독해서 읽고 있는 동아비즈니스리뷰 82호에 흥미로운 인터뷰가 실렸다. 영국의 종이잡지 모노클(Monocle)의 대표이자 편집장인 타일러 브륄레와의 대담. 브륄레는 이렇게 말한다. “모노클은 성장하는 프린트 제품(print product)이다. 우리는 저널리즘에 투자하고, 시장에 도전(challenge market)한다” - 타일러 브륄레 잡지, 아니 종이 콘텐츠 시장의 거대한 흐름 -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향해가는 - 을거슬러는 듯한그의 인터뷰는 디지털적 삶 속에서 아날로그적 취향을 가진 나를 자극했다. 활자는 종이로 읽어야 제 맛이라고 믿는 나로선 타일러 브륄레의 인터뷰을 읽는 내내, '맞아, 맞아, 이래야 해' 라며 공감했다. “생동감 있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디지털과 싸워 이기려면, 종이 매체를 통한 경험(print experience)을 선사해야 한다. 즉 넘..추천 -
[비공개]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강상구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 강상구 지음/흐름출판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강상구 (지음), 흐름출판 출판사 담당자에게 이 책을 받지 않았다면, 나는 이 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다 읽고 난 다음, 바로 서평을 쓰지 못했다. 쓰지 못한 이유는 ‘부끄러움’ 때문이었다. 이제 내 나이도 마흔이다.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이라는 책 제목도, 마흔에 꺼낸 ‘손자병법’에 대한 저자의 머리말도, 나를 한없이 부끄럽게 했다. 을 처음 읽은 건 20대를 마치고 30대를 준비할 때였다. 패기만만하고, 세상이 다 내 것처럼 보이던 그때, 내게 은 ‘싸움의 기술’이었고 '승리의 비법‘이었다. ‘싸움은 속임수다’(兵者詭道병자궤도),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진정 이기는 것이다’(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 부전이굴이지병 선지선자야) 같은 단편적인 문..추천 -
[비공개] 국제아트페어 '키아프 KIAF' 2011 오픈
KIAF 2011 (Korea Interanational Art Fair 2011) 2011. 9. 22 - 9. 26 코엑스 1층 A&B Hall http://kiaf.org 어제 퇴근 길에 키아프에 다녀왔습니다. 국내 최고의 국제 아트 페어라고 하지만, 국제적인 아트페어와 비교한다면 갈 길이 먼 행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국 미술계 내에서도 논란이 많은 행사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생각는 미술 쪽에 한 때 몸 담았던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고,한국의 미술 애호가들에게 이런 행사는 놓치면 안 되는 아트페어임에는 분명합니다. 여유가 되어 홍콩 아트페어나 상하이 아트페어, 혹은 유럽이나 미국에서 열리는 아트페어를 가지 못할 바엔, 키아프는 (다소 미흡하긴 하지만) 세계 미술 시장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품이나, 작품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고 해외 갤러리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나라 미술 동향에 ..추천 -
[비공개] 17-8세기 동양화 속 가을 풍경
화요일 아침 출근길의 빼곡한 지하철 속, 스마트폰을 꺼내 페이스북을 하다가 뉴욕 메트로폴리탄 페이지에 업로드된가을 작품 하나.그 작품을 보니,나는 '가을이구나' 하는 생각보다 '가을이어서 술 생각난다'거나, '찬 바람이 부니 왠지 쓸쓸해지는 느낌이다'라는... 가을 자체가 아니라 가을이 불러오는 것에정신이 팔려있었다는후회가 들었다. 그리고 문득 가을이라는 계절을생각하게 된다. Tosa Mitsuoki(Japan, 1617 - 1691) Quail under Autumn Flowers ink and color on silk, 97.8 x 41.6cm, Met Museum 출처: http://www.kurl.kr/ZLyOq1 가을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일까. Tosa Mitsuoki라는 17세기의 일본 화가는 가을 풍경을 가을 국화 아래의 메추라기로 표현했다. 화사하게 핀 국화를 보는 메추라기의 모습이 부드럽고 온화하기만 하다. 17세기 일본에서의 가을이란 저런 ..추천 -
[비공개]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다니엘 네틀·수잔 로메인 지음, 김정화 옮김/이제이북스 이제 책을 구할 수 없어,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도 잘 찾지 않는 책인지, 서고로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언어가 소리없이 죽어가는 현대 세계에 대한 경고장과도 같았다. "한 언어의 어휘는 세상을 이해하고 지역 생태계 내에서 생존하기 위해 한 문화가 이야기하고 분류하는 사물들의 목록이다." 그리고 이 목록들이 사라지고 있었다. 실은 언어의 죽음은 근대화(혹은 계몽)이라는 미명 아래 강제적으로 죽임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죽음에 대한 생생한 기록이고, 이 책은 종종 가슴 아픈 풍경을 담담하게 적어 나간다. 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고, 그 일은 비생산적이고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전혀 효..추천 -
[비공개] 멀리 돌아온 커피 한 잔과 함께
보이지 않았고 느껴지지도 않았다. 밖으로 나가자, 먼저 만난 이는 도시를 흐르는 대기의 흐름이었다. 가을 아침 바람. 강남구청역 1번 출구. 내가 아침마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오는 곳. 이리저리 흔들리는 공기 틈새로 비가 내렸다. 하지만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았다. 굳어버린 중년의 감각 세포들. 거리는 어수선한 지난 밤 속을 헤매는 듯 보였고, 상기된 표정의 행인들은 가져온 우산을 힘없게 펼쳤다. 그 때 마침 문을 연 커피숍에선 아무런 향기도 나지 않았다. 한 잔의 커피를 마시기 위해 참 멀리 걸었다. 걸으면서 낡은 영화, 로스트 하이웨이, 데이비드 린치, 스매싱 펌킨스의 EYE를 떠올렸다. 기억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터널 속으로 향해 달려가고 ... 내 몸도 따라 휘말려 들었다. 여기는 어디지? 어디까지 걸어온(혹은 걸어간) 것일까? 기억은 ..추천 -
[비공개] 하나 되는 힘, As One - 딜로이트컨설팅
하나 되는 힘, As One 머다드 바가이 & 제임스 퀴글리 외(지음), 딜로이트 컨설팅(옮김), 청림출판 창의적 개인(individual action)들을 조직적 역량(collective power)으로 연결하는 조직 문화의 육성은 21세기 경영자의 주요 과제가 됐다. -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대표이사 컨설팅회사의 프로젝트 보고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논리적이고 명확하게 읽힌다. 또한 풍부한 사례와 인용은 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하지만 감동적이지 않다. 실제 조직에서는 비논리적이고 비정형적이며, 감정 소모적인일이 무수하게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조직에서구성원들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논리적인 접근을 해야 하며, 논리적인 접근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이런 생각이 들었을 때, 실제 조직을 이끄는 사람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