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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광합성, 사이토우 마리코
사이토우 마리코의 이라는 시집에 있는 시다. 민음사에서 나왔는데, 지금도 구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집 책장 어딘가에 꽂혀있을 텐데, 이 시집 보지 못한 지, 몇 해는 족히 된 듯 싶다. 한 번쯤 만나, 이야기 해 보고 싶은 그런 시인이었는데, 지금은 일본에서 뭘 하고 있는지. (2004. 12. 1) 1993년에 이 시집이 나왔으니, 이제 2년만 더 있으면 20년이 되는 셈이다. 그 사이 세상 많이 변한 것같지도 않은데 ... 때때로 기억은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고 추억은 가슴은 아프게 한다. 과거는 현재의 짐이 되고 미래를 오지 않게 하기도 한다. 그렇게 다시 현재는 과거가 되고, 미래는 현재가 된다. 우리는 한 발 한 발 앞으로 가는 것이라 믿지만, 실은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늘 태양 아래 초록 식물은 광합성을 하고,..추천 -
[비공개] ‘성과 중심의 학습조직[CoP] 추진 방안’ 세미나 후기
지난 7월에 이 세미나를 듣고 정리 노트를 만든다는 것이 벌써 2달이 흘렀다. 관련 자료도 찾아보면서, 내가 몸담고 있는 조직에도 적용해볼 요량이었으나, 내 힘만으로는 역부족인 듯싶다. 실제로 많은 이들을 설득해 추진해본다고 하더라도,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렵고눈에 보이는성과를 당장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더구나 CoP 참여에 대한유무형의 인센티브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자, 정리 노트 만들기를 계속 미루지 않았나 싶다. 한국정보산업연합회에서 주최한 7월 정례세미나 주제로 ‘성과 중심의 학습조직[CoP] 추진 방안’을 한국투자증권의 김명수 팀장의 강의로 듣게 되었다. 사무실 근처라 택시 기본 요금만으로도 세미나 장소에 갈 수 있었다. 젊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추천 -
[비공개] 21세기 풍경 21C Scape in Mind: Emptiness, ..
21세기 풍경 21C Scape in Mind: Emptiness 2011. 8. 26- 10. 16 성곡미술관 1관 전관 (입장료 있음) 가을의 길목, 성곡미술관을 향해 올라가는 길은 조용하고 한적하기만 했다. 8월말, 한낮의 주말, 바람은 선선했으나, 기온은 30도 가까이 올라갔다. 성곡 미술관은 주말 나들이 나온 이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2개의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21세기 풍경' 전이었다. "첨단 과학의 시대, 물질 만능의 시대, 개발의 시대를 만나고 경험하고, 황량하고 덧없는 공허한 심리 풍경을 이야기하고자 기획되었다." - 전시 설명 전시 설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시된 작품들은 현대 문명 속에서 상처입은 마음의 풍경을 담아내거나 그것을 은유하고 있었다. 작품 대부분은 슬프거나 비틀어지거나 파괴된 풍경을 보여주었고 보는 이들은 현대 문명, 즉 모더니즘의 결..추천 -
[비공개]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권창은 외 지음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 권창은 외 지음/고려대학교출판부 부당하게 신을 모독하고 아테네의 청년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로 사형 선고를 받고 감옥에 갇힌 소크라테스는, 국외 탈출을 권유 받았으나, 비록 악법이라 해도 법을 어겨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기꺼이 독약을 마셨다. - ‘고등학교 철학’, 한국정신문화원, 1986년, 8쪽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한 적이 없다. 그렇다면 이 말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여기에 대해 강정인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궁극적으로 중학교 도덕 교과서가 '잘못된 법이라도 지켜야 한다'는 준법정신을 학생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교육은 합리적인 논증, 위대한 철학자의 권위 그리고 그 진실성을 주장하기 위한 죽음의 숙연한 효과에 의해서 완성되었다. 무조..추천 -
[비공개]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 - 국립중앙박물관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 2011.7.9- 9. 19, 국립중앙박물관 의궤란 ‘의식(儀式)의 궤범(軌範)’이란 말로 ‘의식의 모범이 되는 책’이란 뜻이다. 왕실과 국가에서 의식과 행사를 개최한 후 준비, 실행 및 마무리까지의 전 과정을 보고서 형식으로 기록한 것이다. 의궤는 철저한 기록 정신의 산물로서 예禮를 숭상하는 유교 문화권의 핵심 요소가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선 시대 국가의 통치 철학 및 운영체계를 알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의궤는 왕의 열람을 위해 제작한 어람용(御覽用)과 여러 곳에 나누어 보관하기 위한 분상용(分上用)으로 구분되어 5~9부 내외가 제작되었다. 통상 어람용은 1부를 제작하는데, 외규장각에 있던 의궤는 대부분 어람용이라는 데 그 중요성이 크다. 어람용을 분상용과 비교해 보면 필사, 재료, 장정 등에서 그 수..추천 -
[비공개] 바로크 로코코 시대의 궁정 문화
바로크 로코코 시대의 궁정 문화 2011. 5. 3 ~ 8. 28. 국립중앙박물관 (Princely Treasures- European Masterpieces 1600- 1800 from the Victoria and Albert Museum) 이 글을 적고 있는 오늘이 전시 마지막 날이네요. 전시를 보러 가지 못했다고 해서 서운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101점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고 하지만, 궁정 문화를 알기에 모자라기도 하고 더 많은 유물을 전시한다고 해도 궁정 문화를 알기 어려울 것입니다. 제가 이 전시를 간 이유는 바로크 로코코 시대의 궁정 문화를 알고 싶어서 라기 보다는 빅토리아앤앨버트박물관의 명성 때문입니다. 빅토리아앤앨버트 박물관(V&A Museum)은 장식 미술, 공예, 도자기, 조각 등에 있어서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컬렉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 450만 점의 유물을 가지고 있는 V&A박물관의 101점이 이번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에 ..추천 -
[비공개] 남자가 철든다는 것에 대해
철든 남자만큼 안타깝고 슬프고 절망스러운 사람도 없을 것이다. 종종 우리들은 성직자들에게서 ‘철 들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철들다’의 사전적 의미는 ‘사리를 분별하여 판단하는 힘이 생기다’이니, 성직자들에게는 종교적 관점에서 사리를 분별하고 판단하는 힘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에서 문제는 ‘종교적 관점’이 될 것이다. 성직자들은 신앙을 향한 ‘철없는 열정’을 숨기고 있다. (즉, 모든 열정은 철없음의 소산이다!) 마음 속에서는 늘 자신들이 믿는 신을 향한 끝없는 신앙심을 숨겨져 있는 탓에, 그들은 자신의 생을 이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가끔 철든 남자를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그건 병상 위의 남자다. 죽음을 향해 가는 남자. 자신의 생명력이 부질없음을 깨닫는 그 순간, 남자는 갑자기 철이 든다. 그리고 사리를 ..추천 -
[비공개] RFI, RFP가 필요한 이유
예전에 RFI와 RFP에 대한 글을 올렸다.( 2011/03/18 - [Business Thinking/전략경영] - RFI와 RFP) 그런데 많은 이들이 이 둘에 대해 궁금해 한다는 사실을 유입 검색어 목록을 통해 알게 되었고, 너무 대충 적은 탓에 그 글에 대한 부끄러움이 들었다. 그래서 좀 더 자세한 글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글을 이제서야 써서 올린다. 1.RFI/RFP의 필요성 모든 업무를 자신이 속한 부서나 회사 내에서 처리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회사에서는 ‘아웃소싱’, 즉 외주를 하고 있다. 실은 이 외주도 만만치 않은 작업 중의 하나다. 외주 업체를 고르기도 어렵고 막상 외주 업체에게 일을 시켰는데, 결과물이 신통찮을 경우에는 난감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심지어 담당자가 시말서를 쓰기도 하고 타 부서로 쫓겨날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이 외주..추천 -
[비공개] 북 비즈니스, 제이슨 엡스타인
북 비즈니스 - 제이슨 엡스타인 지음, 최일성 옮김/미래사 『북 비즈니스』 제이슨 엡스타인 지음, 미래사, 2001 (현재 절판임으로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어야 함) 오늘 아침 문득 이 책을 떠올릴 일이 있었다. 2001년에 쓴 리뷰에는 내가 이 책에 대해 알고 있는 내용은 없었다. 제이슨 엡스타인은 미국 출판계의 원로이자, 지대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꿈은 작가였지, 출판인이 아니었다. 그는 언제나 깔끔한 책상, 서랍 첫번째 칸에는 권총과 미리 작성해놓은 사표를 놓아두었다고 고백한다. 현재는 출판사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언제나 마음만 먹는다면 그 곳을 벗어나 작가로서의 삶을 살 수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 걸까. 그는 미국 출판계에서 전설적이고 창조적인 일들을 하게 된다. 이 점에서 이 책은 현대 출판계..추천 -
[비공개] <슬픔이 없는 십오초>를 꿈꾸며, 삭히며... - 심보선의..
나이가 들자, 철이 들자, 결혼 생각을 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시집은 내 일상에서 멀리 떨어져 나가, 먼 바다로 흘러들었다. 한동안 육지 생활만 했다. 거친 흙바람 사이로, 붕붕 거리는 검은 자동차들 사이로, 수직성의 공학적 규율로 세워진 빌딩들 사이로, 거대한 거짓말로 세워진 정치적 일상 속에서 시는 없었고 시집은 죽은 것으로 취급되었다. 여름이 왔다, 갔다. 외로움이 낙엽이 되고 흙이 되고, 몇 해의 시간이 지나자 사랑이 되어 꽃이 피고 나무가 자랐다. 먼 바다로 나갔던 시집은 지친 기색도 없이 이름 모를 바다 해변가로 밀려들었고 그제서야 나는 육지 생활에서 한 숨 돌릴 수 있는 무모함을 가지게 되었다. 시집을 샀다, 놓았다, 펼쳤다. 심보선은 2011년의 대세다. 몇 년이 지난 그의 시집을 서가에서 꺼내 읽는다. 읽는 내내 이름 모를 바닷..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