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고협회에서 진행하는 '월간베스트크리에이티브' 심사를 연초부터 맡고있습니다. 현직 CD 10여명이 매월 한편의 작품을 선정하는데 큰 관심을 모으고 있지 못해서 (^ ^ ) 상당히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CD마다 취향은 있겠지만 별도의 고려나 편견은 없어보입니다. 나이덕분에 위원장까지 맡고 있어서 조금 다른 의미부여를 하며 심사평을 쓰고 있습니다. 옮겨 놓습니다. ******** ******** 심사평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광고가 뭔줄 알아?” 가끔 후배들에게 묻고 이어서 답합니다. “지금 내(네)가 하고있는 광고” 스스로 만족할 수 없는 숙명을 타고난 크리에이터에 대한 격려이자 다른 사람의 크리에이티브를 쉽게 평하지 말라는 충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덜컥 ..

이원복 교수의 가 비판을 받는 이유는 지나친 유형화(stereotyping) 때문이다. 그러나 마크로한 시각이 쓸모 있을때가 있다. 특히 두 대상의 다름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세계 광고계는 크게 영미(英美)와 프랑스가 양분하고 있다.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서 그렇지, 프랑스엔 퍼블리시스와 하바스가 있고, 칸느광고제도 열린다. 광고 스타일도 크게 다르다. 도버해협을 사이에 두고 영국광고들이 유머를 자주 구사하고 재치있는 헤드라인을 선호하는데 반해, 프랑스 광고들은 플래너와 카피라이터 없이 아트디렉터와 필름디렉터들끼리 모여 만든 것 같은 비쥬얼 중심의 광고가 많다. 앵글로색슨 광고들은 머리에서 시작해서 지갑으로 가고, 프랑스 광고들은 머리에서 시작해 가슴으로 간다고 평하기도 한다. 난 이런 차이가 영국과 ..

제갈량의 출사표에 해당하는 번벅의 자기약속. "똑똑한 사람들이 광고를 무시하는 이유는, 광고가 똑똑한 사람들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Most smart people ignore most advertising because most advertising ignores smart people.)

오늘 소개하는 캠페인은인사이트의 힘과 이를 활용하는 크리에이티브의 대범함이 역대급이다.Revels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인기있는 제과제품이다.초콜릿 코팅 속에 오렌지맛, 커피맛, 토피맛, 건포도맛 등 여섯가지 필링이 들어있다.'달콤한 초콜릿 속에 여섯가지 신기한 맛' 정도로 광고를 했다면 평범한 제품에 머물렀을 것이다. 일단 제품이 재밌다. 외관으로는 맛을 구분할 수 없어서 먹어봐야 알 수 있다. 그리고 개개의 플레이버에 대해 개인의 호불호가 명확히 갈린다. 소비자 인사이트는 여기서 나왔다. "누구나 싫어하는 Revels 초콜릿이 있다" (Everybody hates at least one of the sweets in the Revels bag) 좋아하는 맛이 아니라 싫어하는 맛을 컨셉으로 잡다니! 예전에 크라운제과를 몇년 했었는데, 결국 제과는 fun으로 풀려야 한다. 영양섭취를 목적으로 과자..

해외의 획기적인 케이스들을보고 '왜 우린 저걸 못할까?'하고 자괴감에 빠질때가 있다. '광고주 마인드가 달라서일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글로벌 광고주들과 일해본 내 경험에 따르면 광고주는 어디서나 '광고주짓'을 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누구도 해보지 않은 아이디어다. 처음이란 이야기는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하이리스크다. 대박을 치고 싶은 대행사와 쪽박을 피하고 싶은 광고주의 힘겨루기는 광고의 역사만큼 오래되었다. 코카콜라는 포트폴리오 투자 방식으로 컨텐츠를 관리한다.(광고는 코카콜라가 만들어내는 마케팅 컨텐츠의 하위개념이 되었다. 사실 이젠 소비자가 만들어 내는 브랜드 컨텐츠가 브랜드 자신이 직접 만들어내는 컨텐츠의 양을 능가한다.)70%는 '생계형(bread and butter)' 컨텐츠다. 큰 화..

이 글은 주니어급 AE들은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팀장을 맡고 있는 AE들에게 드리는 조언으로 받아주기 바란다. 1. 모든 경기에 에이스를 투입할 순 없다. 어렸을땐 내가 맡은 일이 크든 작든 제일 잘하는 제작팀이 맡아주길 바랬다. 후진 제작물 때문에 광고주에게 욕먹는 것도 싫었고, 어렵게 맡은 프로젝트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도 받아들이기 어려웠으니까.당신이 팀장급이라면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회사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야 한다. 어떤 프로젝트나 광고주는 회사 상황상 4, 5선발 또는 땜빵선발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들이 있다. 이럴땐 상대타자에게 두들겨 맞는걸 너무 속상해 하면 안된다. 대신 실점을 최소화해서 5회만 넘기자란 생각을 해야 한다. 투수가 내준 점수만큼 타자들이 때려서 이기면 되잖아 하는 낙관적인 마인드가 필요..

Arbeit macht frei. 번역하면 labour makes (you) free, 즉 노동이 너를 자유롭게 하리라. 히틀러의 선전선동 책략가였던 요제프 괴벨스가 유태인 수용소 입구마다 세웠던 문구다. 악명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출입구에도 세워졌다. 개돼지처럼 끌려온 유태인들은 매일 아침마다 이 문밑을 지나면서 저 글귀를 되새겼으리라. 윤리를 배제하고 바라보면, 절정의 간결함이 드러나는 문장이다. 깔끔한 서체도 일품이다. 브랜드의 관점에서도 how나 what이 아니라 why를 분명히 하는 전략이다. 너의 유태인된 죄는 이곳에서의 노동으로 씻겨지리라. 우리는 너를 가둔것이 아니라 네 영혼이 구제받을 수있는 기회를 주었을 뿐이다. 괴벨스는 방송매체를 정치선전의 도구로 사용한 최초의 인물이다. 나치당이 인민을 세뇌하기 위해 나온 전술전략은 다 이 자의 머리에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