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공개] 넘지말아야할 선
나는 이 광고가 좀 불편하다. 네티즌들의 한결 같은 찬사에 괜히 심사가 뒤틀린걸까? 이 광고의 인사이트, 연출력에 의심을 표하는게 아니다. 사실, 대단히 매끈하게 뽑아진 광고다. 그리고 웹상의 반응만으로도 원하는 바는 이미 다 이룬듯 싶다. 잘만든 광고냐 후진 광고냐는 퀄리티에 대한 이야기다. 그러나 나는 옳은 광고와 옳지 않은 광고란 잣대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 광고가 마치 치통처럼 내 신경을 건들이는 이유는 가치 판단에 개입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주인공 소년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려고 했는지 모른다. 테크놀러지가 일상의 영역에 들어온 이상 꼰대 같은 소리는 집어치워야 할수도 있다. 어쩌면 이 광고는 나같은 사람의 고정관념과 한판 붙고 싶었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이해를 하는것과 그것을 옹호하는건 다른 ..추천 -
[비공개] 2013 크리에이티브
월간 광고계 동향에 실린 2013 크리에이티브 결산입니다.매월 선정된 작품을 중심으로 새로운 모색이라는 관점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 “길 잃은 어둠의 숲에서...태양과 수많은 별이 이끌고 있었다.” ‘ 글ᅵ서용민 제일기획 CD "우리 인생길 반 고비에 올바른 길을 잃고서 어두운 숲에 처했었네" 단테의 은 그 어두운 숲에서 첫 문장을 시작합니다. 당시에는 인생을 칠십 년으로 생각했으니 인생 반고비면 서른 다섯, 단테가 도시국가의 총리가 된 나이입니다.그는왜한창빛나던시기에어두운숲속에서길을잃은자신 을 발견했을까요. 2013년 광고들을 되짚어 보며 오래 전에 읽었던 이 문장 이 떠오른 것은 어딘지 모르게 운명처럼 느껴집니다. 요즘이야 평균수명이 80을 넘었으니 인생 반고비면 마흔입니다. 대개의 크 리에..추천 -
[비공개] Christmas
내 친구 사이먼은 잉글랜드 중부의 작은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전형적인 영국 노동자 계급 출신으로, 오랫동안 지방대학의 운전기사를 하다가 말년엔 담배가게를 하기도 했다. 사이먼이 어렸을때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그의 아버지는 야근을 자원했다고 한다. 가족과 친척들 선물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서구인들에게 크리스마스는 우리의 설날과 추석을 합한 위력인것 같다. 특히 추수감사절을 쇠지 않는 영국인들은 1년 내내 크리스마스만 바라보고 산달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크리스마스만 같아라고 할만 하다. 미국 광고계에게 슈퍼볼이 중요한 연례행사라면, 영국 광고계는 단연 크리스마스 시즌이다. 크리스마스 대목을 노리는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올해는 어디가 광고를 잘했나 언론과 일반인들까지관심을 가질 정도..추천 -
[비공개] 개와 고양이의 차이
타깃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좋은 크리에이티브로 이어진다 - 거의 모든 광고교과서와 전문가가 반복하는 조언이다. 그런데 브리프에 적힌 목표청중에 대한 이야기는 왜 따분하고 재미가 없을까? 브리프에서 타깃에 대해 묘사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데모그래픽(서울에 사는 25-35세 대졸 전업주부) 아니면 타겟 프로필(순희 엄마는 아침에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커피를 마시며 TV를 본다)이다. 생물 시간에 '종속과목강문계'를 배웠던 기억이 날거다. 학문에서 분류법(categorization)은 지식을 체계화하는 핵심적인 방법이다.내 생각엔 지나치게 마크로한 분류도 지나치게 마이크로한 분류도 대상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거 같다. 이 제품의 주사용자는 '포유류'라고 하자. 물론 포유류는 조류나 파충류와 다른 성향을 갖는다. 그런데 ..추천 -
[비공개] 배심원이 있는 PT
피티는 최고 의사결정권자를 설득하는 과정이다.많은 사람이 참여하지만 의견을 낼 뿐 결국 그가 결정한다.예외적인 경우가 있다면 소비자 평가단이 참여하는 경우이다.법정으로 치자면 배심원이 있는 재판과 같다. 변호사하는 친구에게 법정에 가보고 싶다고 했더니우리나라 재판은 재미가 없다고 했다.영화에서 주로 보는 미국의 재판은 배심원이 있어서 드라마틱한데판사만 있는 우리 재판은 논리적이긴 하지만 건조하다고. 피티도 크게 다르지 않아보인다.최고의사결정권자는 우리의 제안이 이익이 될것이라는 확신을논리적으로 설득만 하면 되지만소비자 평가단이 있는 경우 그들을 향해 호소해야한다. 여기 한 중년남자의 최후진술이 있다.우리나라에서는 드물지만 배심원이 있는 국민참여재판이다.우리가 피티를 고민하는 과정과 유사하..추천 -
[비공개] Self-concept
경찰청이나 상무에 다녀와서 기량이 급성장한 선수들이 있다. 두산만 하더라도 양의지, 최재훈, 오현택, 유희관이 모든 그런 케이스이다. 혹자는 거기 코칭스태프의 조련 덕분이라고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경찰청의 유승안 감독이 포수 육성의 마술사다란 식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1군에 있는 코치들은 다 사표를 내야할거다. 그보다는 말콤 글래드웰의 주장대로 big pond, small fish보다 small pond, big fish가 되는게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고 보는게 맞다. 다음은 유희관의 인터뷰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입대 전, 두산에서 줄곧 기회는 있었다. 그러나 그걸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대학 때처럼 마운드에 올라가 자신감 있게 던지질 못했다. 차라리 제대로 던져서 얻어맞았다면 후회라도 안했을 텐데, 마운드에만 오르면 자꾸 떨리고 긴장되는 내 자신이 ..추천 -
[비공개] 언더독의 전략
두산이 이기길 진심으로 바랬다. 내가 팬이라서가 아니라 언더독의 성공 스토리가 부족한 우리 현실에 좋은 케이스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미라클 두산'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기적이 아니라 분명한 전략이 존재했다. 그리고 몇가지 변수를 잠재운 약간의 운이 있었을 뿐이다. 강팀은 강하고 약팀은 약하다, 너무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경쟁의 틀이 바뀌면 강팀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 도리어 약점이 될 수있고, 약팀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 대신 강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약자가 강자를 이길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면 절대로 기존의 룰대로 싸우면 안된다. 단기전, 특히 최강팀이 먼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에서 경쟁의 틀은 무얼까? 상대에 대한 분석이다. 기본적인 전력과 체력의 우위도 있지만 1위팀은 하위팀을 충분히 분석..추천 -
[비공개] 두개의 잣대
사람들이 세상 일을 재는 잣대는 두가지다.'옳은가 그른가' '이익인가 손해인가'(전자를 '정의의 잣대' 후자를 '이익의 잣대' 로 칭하기로 한다.)이 두가지 잣대는 대상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때로는 X축과 Y축처럼두가지 잣대가 동시에 쓰이기도한다.물론 같은 사안에 대해 사람마다 서로 다른 잣대를 쓰기도 한다.이런한 경우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상황이 투표이다. 투표라는 행위를 할 때 사람들은 어떤 잣대를 들이댈까?보수적인 성향의 사람은 이익의 잣대를진보적인 성향의 사람은 정의의 잣대를 들이댄다.(이러한 가설은 어느쪽이 우위에 있다는 가치판단이 아니라투표라는 행위를 통해본 경험적 판단의 결과이다.) 만약에 진보진영의 입장에서 보자면 선거는 결국이익의 잣대를 들이대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문제이다.핵심정책이나 공약..추천 -
[비공개] 영업비밀
광고회사에서 중역들, 소위 '윗대가리'들의 가장 큰 역할은 뭘까? 내 생각엔 광고주마다 특화된 '비지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좋은 크리에이티브가 좋은 비지니스를 만든다, 맞는 말이고 당연히 그렇다. 그런데 그게 또 전부가 아니다. 내가 겪었던 광고주의 예를 들어보자. 오길비는 코카콜라의 가장 큰 대행사 파트너다. 놀라운건 이게 불과 5년만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오길비 코크팀의 영업비밀은 경쟁상황에 대한 통찰에서 나왔다. 세계 최고 브랜드인 코카콜라는 오길비 외에도 BBH와 W+K 등을 쓴다. 하나같이 막강한 경쟁자들이다. 오길비 같은 네트워크 대행사가 선수들의 이름값으로 그들을 이길 순 없다. 그러나 선수층의 뎁스는 훨씬 깊다. 야구로 따지면, 박병호나 봉중근 급은 없지만, 정수빈, 김재호 같은 선수는 많다는 것이다. 코카콜라 ..추천 -
[비공개] Loser Generated Content
웹 2.0의 개념이 처음 도출되었을때 이것이 세상의 많은 것, 특히 민주주의의 모습을 송두리채 바꿀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일방통행에서 쌍방통행으로, 개인의 참여와 토론을 통해 집단지성이 세상의 난제에 해답을 제시할 것이라고 믿었던거죠. 그러나 깨시민, 일베의 예처럼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은 권력관계가 존재하며 인간이 항상 이성에 따른 판단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가볍게 본거죠. 또한 생업을 갖고 있는 정상적인 사람들보다 게시판과 트위터에 하루종일 매달릴 수있는 룸펜들과 키보드워리어들의 영향력이 비정상적으로 커진게 문제였습니다. 웹 2.0이 정치의 영역에서 참여란 열쇳말로 변화를 이끌었다면, 상업적 영역의 키워드는 User Generated Content, Crowdsourcing이 아니었을까 싶..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