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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김민선씨, 미니홈피 얼른 다시 여시길 바랍니다.
"잠복기 역시 예측할 수 없어서 일이 불거졌을 때는 이미 늦었다.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 안에 털어 넣는 편이 낫다" 작년 광우병 우려 쇠고기 수입 졸속협상-간단하게 '광우병 쇠고기'라고 표현하긴 하지만-으로 촉발된 촛불집회 때 몇몇 연예인들의 상식적인, 그러나 용감한 발언들이 있었다. 그에 대해 일부 언론은 '인기에 영합하려는' 행태라고 비난하기도 했고, 또 '공인으로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난하기도 했던 것 같다. 혹은 딴따라 주제에 사회적 문제에 발언이라니 어이없다, 는 식의 반응도 있었던 것 같고. "잠복기 역시 예측할 수 없어서 일이 불거졌을 때는 이미 늦었다.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 안에 털어 넣는 편이 낫다" 김민선이 당시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렸던 짧막한 평이다. 예방적 조치, 선제적 조치가 중요함을 강조한 내용이다. (물론 ..추천 -
[비공개] 불빛 가득 담긴 페인트통에 손가락 하나를 푹 담갔다가 쭈우욱, 그어버..
누구를 기다리던 길에, 손에 쥔 카메라가 심심했다. 눈앞엔 4차선 도로, 버스와 승용차들이 씽씽 소리내며 달리기도 했고, 더러는 빨간 불에 걸려 멈춰서기도 했다. 딱히 뭘 보겠단 의지없이 내던져진 시야에 보이는 불빛들의 일렁임, 이런 건 2004년 이집트에서도 봤었다. 그렇게 시작된 카메라 장난질. 빨간불빛노란불빛가득 담긴 페인트통에다가 손가락 한두개 푸욱 꽂아넣고는, 탐스러운 불빛을뚝뚝 흘려가며 사진 위에 처덕처덕. 쭈우욱~ 길게 그어버린 사진들. 문득 인도에 정차한 오토바이가 눈에 띄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4륜으로 개조된 오토바이 위에 얹힌 양철 상자들. 보다 정확히는, 양철 상자들 위에서 너울너울 춤추고 있는 형형색색의 불빛들. 죽일 놈의 수전증...삼각대가 이래서 필요한가부다. 그 와중에도 얼추 찍혀나온양철판 위의 불..추천 -
[비공개] [한겨레21] 하루키는 PPL이다.
하루키처럼 [2009.08.07 제772호] [레드 기획] 누구나 한 번씩은 거쳐가는 소설 한국 출간 20년, 일상의 곳곳에 스며든 ‘하루키와 나’ (중략) » 다음 카페 ‘무라카미 하루키 되기’의 회원들이 저마다 좋아하는 하루키의 책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박주희, 김도윤, 윤성의, 유승진, 윤종석씨. “얼마만큼 좋아?” “봄날의 곰만큼.” “네가 너무 좋아, 미도리.” “얼마만큼 좋아?” “봄날의 곰만큼.” … “그게 무슨 말이야. 봄날의 곰이라니?” “봄날의 들판을 네가 혼자 거닐고 있으면 말이지, 저쪽에서 벨벳같이 털이 부드럽고 눈이 똘망똘망한 새끼곰이 다가오는 거야. 그리고 네게 이러는 거야. ‘안녕하세요, 아가씨. 나와 함께 뒹굴기 안 하겠어요?’ 하고. 그래서 너와 새끼곰은 부둥켜안고 클로버가 무성한 언덕을 데..추천 -
[비공개] 혼자 밥먹기.
혼자 밥먹는 건 생각보다 괜찮은 일이다. 이어폰을 귀에서 탈착할 필요도 없으며, 밥먹는 데에 집중하거나 꼬리를 무는 어떤 생각에 집중하거나 간에 장애가 생기지 않는다. 게다가 밥먹고 나서 걍 바로 자리를 뜨고 자판기 커피 한잔 뽑아먹음 한 끼 해결인데, 마음도 편한데다가 아주 자유로운 느낌마저 든다. 학관 지하에 12시 약간 전에만 가주면, 자리도 널럴해서 왠지 주위에 둘러싸인 사람들에게 압박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왠지 저사람들은 서로가 무진장 친밀한 따뜻한 나라에 사는 거 같고, 난 왠지 어딘가 그림자가 빠져있거나 심장이 빠져있는 나라에 사는 듯한 감정이 유발되곤 하는 거다, 식탁 가득 사람이 빼곡히 들어차 있으면. 그 중에 혼자 밥먹는 사람도, 혹은 같이 먹더라도 별반 안 유쾌한 사람도 기실 그럴 때엔 나랑 같은 감정..추천 -
[비공개] [거꾸로, 희망이다] 위기의 시대, 거꾸로 희망을 찾아보지 않으련? ..
시사IN 제1기 독자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때, 시사IN에서 처음으로 단행본을 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회의였던가, 회의실 밖에 붙어있는 '거꾸로, 희망이다'라는 책 표지 가안들을 구경했고, 우리들도 각자 원하는 책 표지 도안에 스티커를 하나씩 붙였었다. 그리고 며칠 후 시사IN에서 책을 배려해주었다. 내가 스티커를 붙였던 바로 그 시안대로 표지가 나왔다. 사실은 '거꾸로, 희망이다'라는 제목이 좀 맘에 안 들었지만, 어쨌든 그 책제목을 시각적으로 살려주며 흥미를 돋구는 디자인인 거 같아 만족. 제목이 불만이라 했지만, 사실 요새같은 때 거꾸로 희망을 보자는 메시지가 사람들에게 이빨이나 들어갈까 싶어서다. 흔히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고 하고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깝다 하며 위기가 곧 기회라 하지만, 그건 꽤나 장..추천 -
[비공개] 홍대 '한잔의 룰루랄라' 만화까페.
지난주 수요일에 한겨레21과의 인터뷰를 위해 홍대 '한잔의 룰루랄라' 만화까페에 갔었다. (관련포스팅 : [상실의 시대] 하루키를 '염세적 현실주의자'라는 딱지에서 구출하기.) 벌써 몇차례 언론에 소개된 바 있는 만화까페였는데, 그렇게 찾기 쉽지만은 않아서 뱅뱅 헤매다가 한번은 건물 앞을 모른 채 지나가고 말았었다. 어쩔 수 없었다. 간판이라곤, 저렇게 조그맣게 붙은 게 전부다. 애초 1시간을 예정했던 인터뷰가 자유분방하게 진행되면서 3시간이 넘도록 진행되다 보니 정작 까페 내부의 분위기는 잘 못 느꼈던 것 같다. 그래도 드문드문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있었으니 옆테이블에서 독서모임을 의욕적으로 하는 모습이나, 이처럼 만화책이 빼곡하게 꽂혀있는 책장들. 까페 내부에는 온통 만화 캐릭터나 만화 그림, 카툰 같은 것들이 가득했다. ..추천 -
[비공개] [상실의 시대] 하루키를 '염세적 현실주의자'라는 딱지에서 구출하기.
무라카미하루키되기(http://cafe.daum.net/harukimake)란 까페에서 최근 공지가 올랐었다.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출간 20주년을 맞아 한겨레21에서 기획기사를 쓰는데,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몇 명 모아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딱히 누군가에 대한 '팬질'은 해 본 적이 없는데다가 작가가 좋아 글을 읽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하루키의 소설들은, 적어도 고베 지진의 영향이 드러나기 이전의 작품들은 모두 워낙 마력적이었고 하루키 역시 딱 그만큼 특별한 작가였다. 저번주 수요일, 퇴근을 서둘러 홍대의 '한잔의 룰루랄라'라는 만화책방으로 향했다. 내가 5명의 인터뷰이 중 하나로 낄 수 있었던 건 아마도 하루키를 20년동안 알아왔다는 것, 그래서 초딩 때와 고딩 때와 대딩 때와 군인 때, 그리고 지금 어떤 느낌으로 읽고 있는지를 이야기할 수..추천 -
[비공개] [신의 희작] 냉소와 그로테스크함의 막장을 보여준 손창섭.
밤에 잠이 안 오고 마냥 종잡을 수 없는 얄따꾸레한 생각들만 치밀어오르기로 걍 이부자리를 걷고 모처럼 책장을 디볐다. 손창섭..내가 그간 즐겨 읽던 작가이면서도 여태 이름에 주의하지 않았더랬다. 그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약간씩은 일그러지고, 그로테스크한 배경과 그와 비슷한 분위기의 이질적인- 그야말로 어불성설격인-인물이 등장하곤 한다. '인간동물원'이라거나 '잉여인간', 아님 '비오는날'.. 무엇보다 그의 자전적인 소설인 '신의 희작'에서 드러나는 냉소와 비정상성은 해방 전후를 기해 한국 문학계가 잡아낸 온갖 이물감과 혼란,방황의 극치랄까, 이보다 더 극적으로, 혹은 '선정적으로' 드러낸 작가는 없는 거 같다. 그의 묘한 문체와 행간에서 배어나오는 짙은 냉소, 자포자기식의 쾌감. 그러한 말투로 읊어내는 비현실적 사건과 배..추천 -
[비공개] 이태원 이란음식점에서 물담배 한대 땡겨보시려는지.(물담배 원리도 첨부)
이태원에서 자주 가게 된 이란 음식점이 있다. 저번 주에 놀러갔던 날은, 마침 그 전날 K방송국이던가에서 방송이 나간 다음이라며 굳이 찾아온 손님들도 있었더랬다. 처음 이곳에 갔을 때는 막 문을 열었던 터여서 주인아저씨가 한국어에 무지 서툴었었는데, 지금은 많이 유창한 분이 서빙도 맡고 계셨다. 저~기 테이블 위에 뱀처럼 또아리를 틀고 있는 물담배 기구. 거기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쪽 벽면에 붙어있는 페르시안 아트. 흔히 이란을 아랍국가로 오인하거나 중동국가로 분류하긴 하지만, 실은 대부분의 아랍국가와는 전혀 다른 문화적 정체성과 인종적 특성을 가진 나라가 이란이다. GCC, 그러니까 최근 한국과 FTA 협상 중인 걸프연안국가 22개국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언젠가 한번 여행하고 싶은 나라라는 사실. (추..추천 -
[비공개] [아버지의 오토바이] 차라리 주절주절한 신파가 낫다.
유달리 강하지는 않아도 제 식솔에 대한 책임은 아는 사람, 아버지..라는 게 소설의 메시지인 듯 하다. 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지나치게 호들갑스런 묘사도 아니었고, 어떻게든 눈물을 뽑아내겠다는 의욕이 과해보이는 스토리도 아니었다. 소설은 아버지의 죽음에서 시작한다. 특정 상황을 묘사하는 몇몇 표현이 생생하고 신선한 게 눈에 띄긴 하지만, 전체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말투는 담백하고 건조하기까지 하다. 그건 아버지에 대한 이 소설을 '아버지'의 이미지와 비슷하게 가져가고 싶어서였을까. 대개 아버지의 이미지란 건 과묵하고, '소처럼 묵묵히' 일만 하며,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그런 거니까. 그래서일 거다. 난 이 소설이 그다지 와닿지 않았고, 아버지의 사랑을 새삼 깨닫게 되지도 않았으며, 뭔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다, 라는..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