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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Love sLOVEnia - Piran의 아침 1
새벽 5시쯤에 일어났다. 창문을 열고 바깥을 살펴보니 하늘은 잔득 흐렸고바람도 심상치 않다. 금방이라도 장대비가 퍼부을것 같은 날씨라 아침산책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됐다. 라지만 이곳까지 와서 방에만 있는건 아닌것 같다. 비를 만나든, 바람을 만나든, 둘을 다 만나든, 일단 나가기로 결정했다. 사람이 거의 없는 길은. 아직깨지않은 꿈같다. 아주 작은 꿈. 조그마한 소리에도 소스라치며 눈을 뜰 것만 같은 그런... 그렇게 깨어질 얋고 선한 적막이 나는참 좋다. 바람이 불어도, 하늘이 잔득 흐려도, 이곳은, 이곳에 있는 나는 거짓말처럼고요하다. 믿겨지지 않을만큼...추천 -
[비공개] Love sLOVEnia - Piran의 밤
개와 늑대의 시간. 아마 그쯤이었을것 같다. 어둠이 찾아오기 바로 전의 하늘. 파란빛도, 푸른빛도, 청록빛도 아닌 전후좌우위와 아래, 모든 방향의색이조금씩달라지는게 다 보이는그 찰나의순간. 이 순간만큼은 공간도 시간속에 먹힌다. 그것도 아주 완벽히! 이 날의 기억 하나 ... 오래 걸어 갈증이 심했다. 물이 간절했다. 주변엔 마켓도, 슈퍼도 없었다. 저녁을 먹고 있는사람들 사이를 지나가야 한다는게 망설여졌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뭔가를 먹거나 마시고 있었고 나는 완벽하게 혼자였다. 혼자 고립된 느낌. 외로움은 아니었고 무서움의 일종이었다. 여기서 내가 사라져도 아무도 모르겠구나... 하는. 어두워진 타르티니 광장에 한참동안머물렀다. 사람들이하나 둘 떠난고 점점 비어가는 광장, 비로소 이곳이 광장이라는게 실..추천 -
[비공개] Love sLOVEnia - Piran Sun Set point 2
두번째로 옮겨간 sun set point. 타르티니 광장을 지나 해지는 모습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바다로 떨어지는 붉은 해는, 그대로 생명이고 숨이다. 바다빛이... 찬란한 금빛이다. 어쩌면 저기물 속 깊은 곳에 엄청난 규모의금광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환상, 착각, 망상... 부족할 것 없는 여행이라는 확신을 갖게 만든 한 장면. 물에서 나오는 사람이 있고, 물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있고, 물 위에 떠있는 사람이 있고, 그걸 보고 있는 사람도 있고... 사실은... 좀 무서웠었다. 혼자 돌아가야 한다는게. 숙소이든, 여행이든, 삶이든, 일생이든. 그 무서움증을잊을 수 있었던건, 저 노래 때문이었다. 밴드의 연주와 매력적인 목소리를가진가수의노래. 난생 처음 듣는, 모르는 노래였는데 그래서 더 흥겨웠다. 피란은 내게 많은 기억을 남..추천 -
[비공개] Love sLOVEnia - Piran Sen Set Point 1
숙소에서 나와 젤라토를 먹으며 석양을 기다렸다. 솔직히 말하면... 피란의 Sun Set Point는따로 없다. 날이 흐리지만 않는다면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이 다sun set point. 석양을 보기 위해처음자리 잡은곳은, 등대가 한 눈에 보이는 피란의 초입. 피란 초입에서 석양의 초입을 기다린다. 시작되는 석양. 조금만 더 그 안으로 들어가야겠다. 빛속으로.추천 -
[비공개] Love sLOVEnia - Piran의 유령
피란에서... 어쩌면 나는 유령이었는지도 모른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그런... 익명이 주는 평온함, 그게 참 좋았다. 나를아는 사람도 없고 내가 아는 사람도 없는 그런... 잠깐잠깐씩, 벽에 붙은 이정표를 보며 이곳과 저곳을 놓고 저울질하다 피식 웃금이 났다. 이곳이든 저곳이든 어차피 내겐 다 낯선 곳일 뿐인데... 그런 낯선 곳이 이렇게 친밀면 또어쩌라는건지... 잠시 걸음을 멈췄다. sorry dear! I spend all my money in beers. I bought you just a bit of Piran's air. 작은 병에 적혀있는 문구에 빵 터졌다. 심지어 8ml라고 용량까지 적혀있다. 미소를 짓게 만드는 귀여운 센스에 감동했다. 숙소로 들어와소박한 저녁을 먹고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Piran의 석양, 그처음과 끝을 보기 위해서...추천 -
[비공개] 뮤지컬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 2018.10.13. ..
일시 : 2018.08.11. ~ 2018.10.28. 장소 : 샤롯데 씨어터 원작: 로버트 제임스 월러 대본 : 마샤 노만 작사, 작곡 : 제임스 로버트 브라운 음악감독 : 양주인 연출 : 김태형 출연 : 김선영,차지연 (프란체스카) / 박은태,강타 (로버트) / 황만익,정의욱 (버드) / 혁주, 류수화 (마지) 김민수 (찰리) / 유리아, 정가희 (마리안&키아라) / 김현진 (마이클) / 송영진 (캐롤린) 제작:(주)쇼노트 작품은 전혀 취향이 아니지만, 50% 할인이라는 유혹에 넘어가 보게 된 작품. 영화는 못봤었고, 원작은 오래 전에 읽긴 했다. 어릴 때 한 번읽었고, 좀 나이를 먹어서다시 한 번읽고... 시간의 갭이 있어서 좀 다르게 읽힐까 싶었는데...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 번 모두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감정에 이입되지 못했고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지금 나만 불..추천 -
[비공개]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 2018.10.16. PM 3..
일시 : 2018.08.31.~ 2018.11.18. 장소 : 백암아트홀 원작 : Jean Webster 오리지널 연출, 극본: John Caird 음악, 가사 : Paul Gordon 연출 : 박소영 음악감독 : 주소연 출연 : 임혜영, 이지숙, 유리아, 강지혜(제루샤 애봇) / 신성록, 송원근, 성두섭, 강동호 (제르비스 펜들턴) 제작 : 달 컨퍼니 세번째 관람. 이번엔 강지혜 제루샤에 송원근 제르비스다. 이제는 왠만하면 재관람을 안하는 편인데 이 작품이내겐 이미특별한 작품이 됐나보다. 적어도 이 작품을 보는 동안만큼은, 행복이란게 이 세상에있다는게 조금은 믿겨진다. 송원근 제르비스. 너무 좋더라. 딕션도 정확했고, 노래도 제르비스 중 가장 안정적이었다. 특히 편지 읽을 때의 그 표정은 압권이다. 편지 내용에 따른 감정의 변화가 그 표정 속에다 담겨있다. 다시 한 번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제르비스. 강..추천 -
[비공개] Love sLOVEnia - Piran Tower Bell 2
조용했던 성벽에... 중국인 가족이 올라왔다. 엄청 멋을 낸 엄마와 배가 불룩한 아빠, 그리고 불만이 가득한 아들. 순식간에 고요가 깨졌다. 중국어의 4성 성조는 정말이지 타의추조을 불허할만큼파괴적이다. 고민이 됐다. 이대로 깔끔하게 포기하고 종탑을 내려갈까, 그대도 좀버텨볼까... 난사에 가까운 핸드폰 카메라 셔터 소리에조금 더 버티기로 했다. 경험상, 셔터소리가 요란하면 대부분 금방 끝이 나더라. 그리고 예상 적중. 무지 전투적으로 속전속결을 선보인가족들에게 깊은 감사를... 이곳은 완벽한 곳이다. 일생을 혼자 살대도 이곳에서는외롭지 않을것 같다. 크지 않아 속속들이 다 알 것 같지만 결코 다는보여주지 않는 곳. 친근하면서도 낯설게 하루하루를살 수 있을 것 같은... 먼 바다를 보고, 가까운 광장을 보고, 끊긴 성벽을 ..추천 -
[비공개] 가을을... 달리다.
나이가 들면... 멘탈이 흔들릴 일이 별로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 흔들린 멘탈을 드러내지 못할뿐이지 이리저리 사정없이 흔들린다. 어제... 예정에 없던 휴가를 냈다. 그리고 달렸다. 핸드폰 카메라가 고장나서 일부러 카메라까지 들고 나왔다. 정오 12시에 집을 나와 오후 6시 15분에 집에 돌아왔다. 집에서 구리시까지, 그리고 구리시에서고양시까지, 그리고 다시 고양시에서 집까지. 6시간이 넘는 대장전이었다. 많이 힘들 줄 알았는데 괜찮았다. 가을 속을 달려서였을까? 쨍한 햇빛부터 해지는 것까지 저전거를 타고 다 지나봤다. 이 가을에 위로받았다. 마치내게 말해주는 것 같다. 이 또한 지나간다고...추천 -
[비공개] Love sLOVEnia - Piran Tower Bell 1
피란 성벽에서아래를 내려다보면, 두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파란 바다와 하늘아 맞닿은 수평선, 그리고 우뚝 솟은 피란 종탑. 다음목적지는 자연스럽게 피란 종탑이 됐다. 이 종탑이 성 죠지 성당의 부속건물인지, 독립된 건물인지는 잘모르겠지만! 어쨌든 하늘빛은 예술이다. 미카엘 대천사님도 저 위에서내려다보면 참 보람차시겠다. 바로 옆에 있는 다각형 건물이 보이길래잠깐 들여다봤다. "Battistero" 셰레당이란다. 그러니까 가운데 있는 우물(?)이 세례식을 올리는메인 장소. 건물 외부만큼이나 내부도 깨끗하고 소박하다. 순결한 신앙의 고백을 의미하는 것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작고 소박한 이곳이 난 퍽 마음에 들었다. 뒤돌아서바라본 피란의 윤곽도너무 아름다웠고. 종탑매표소에서 나 혼자뿐이다. 피란 성벽에 이어 두번..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