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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레비-스트로스의 세계
책 읽기와 글 쓰기에 예전만큼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밀린 원고마저 있다. 회사 업무로 읽어야 하는 리포트와 아티클도 쌓여있다. 지난 번 읽은 '슬픈 열대'(http://intempus.tistory.com/1353)의 역자 서문에서 기억해둘 만한 내용을 노트해두었다. 이를 되새길 겸하여 블로그에 옮긴다. '슬픈 열대'라는 책이 레비-스트로스의 명성을 크게 알린 책이나, 그의 주저라고 보기엔 한계가 있다. 그의 학문 체계를 알기 위해서는 다른 책을 읽어야 한다. 그래서 '슬픈 열대'의 역자는 다른 책들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는데, 레비-스트로스의 박사학위논문에서 나온 '친족의 기본구조'와 '야생의 사고'였다. 특히 후자는 인문학 전공자라면 필독서에 해당된다. '친족의 기본구조' - 미개인이 생물학적 충동으로 단순히 반응하는 '자연'으로부터 미개인..추천 -
[비공개] Marquis De Chasse Bordeaux 2007
Marquis De Chasse Bordeaux 2007 Ginestet, France 메를로(Merlot)와 카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을 브랜딩한 전형적인 보르도 와인이다. 참 이렇게 적고 나니, 할 말이 없다. 위 문장으로 마르퀴스 드 샤스 보르도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니 말이다. 와인이 이렇게 밋밋한 감상평으로도 끝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이 리뷰를 적기 위해 이 와인 정보를 검색해 보니, Marquis De Chasse Medoc의 가격은 이 와인의, 거의 두배 가격이었다. 하긴 몇 년 전 파리에 갔을 때에도, Medoc 와인은 따로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고 그 때 환율을 고려해 환산해보면 만원 이하 와인은 보기 드물었다. 다행히 다른 지역의 좋은 와인들이 많아 다행이었지만. 이 와인은 얼마 전 롯데마트에서 구입하였고 적당한 탄닌과 무게로 천천히 음식과 즐기기에 좋은 와인이었다. 부담없는..추천 -
[비공개] 조안 미첼 Joan Mitchell - Drawings
조안 미첼 Joan Mitchell - Drawings October 22 to November 22, 2009 국제갤러리 Kukje Gallery 출처: http://www.upliftmagazine.com/uplift/tag/joan-mitchell/ “나는 내 안에 지니고 있는 풍경을 기억해 내어 그립니다. 그러는 동안 그것들은 변모되기도 합니다. 자연은 그 자체 그대로 두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나는 그것을 더 낫게 그리고 싶지 않을뿐더러 그것을 그대로 표현할 능력은 더더구나 없습니다. 나는 그저 자연이 내게 남기는 것을 그리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고 보니, 추상 미술의 역사는 채 100년을 넘어서고 있을 뿐이다. 등장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혁명적인접근이었다.하지만 어느 추상 미술은그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듯 보인다. 다양한 매체가 등장한 탓도 있겠지만, 모더니즘 미술의 지성주의는추상 미술에 그 극점에 다다르게 되었고 그저항에 부딪힌 것이다.(..추천 -
[비공개] 김잔디, 윤상윤, 조문기
김잔디, 윤상윤, 조문기 2011. 1. 20 - 2. 17 GYM Project (청담동 네이처포엠 빌딩) 별 생각 없이 들린 작은 갤러리에서 눈이 환해지는 작품들을 만날 때만큼 기분 좋아지는 일도 없다. 네이처포엠이 있는 작은 갤러리, GYM Project는 젊은 작가들을 소개하기 위한 갤러리로 그 진지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번에 내가 본 전시는 김잔디, 윤상윤, 조문기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전시설명문에 담긴 작가 소개는 아래와 같다. - 김잔디는 장소에 관한 특정한 경험에 자신의 상상을 더하여 그 장소를 황량하고 외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 ‘장소’는 사회적 경험에서 나온 작가 개인의 기억이다. 이처럼 작가가 갖는 장소에 대한 애착은 장소의 근원적인 성격에 대한 탐구로 진행되었고, ‘집’이라는 장소로 귀결되었다. - 윤상윤의 작품은 시각적으로 ..추천 -
[비공개] 슬픈 열대, 레비-스트로스
슬픈 열대 -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지음, 박옥줄 옮김/한길사 슬픈 열대 Tristes Tropiques 끌로드 레비-스트로스 Claude Levi-Strauss 박옥줄 옮김, 한길사, 1998(원저: 1955) 여행이여, 이제 그대가 우리에게 맨 먼저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인류의 면전에 내던져진 우리 자신의 오물이다.- 140쪽 1. 여행 문학으로서의 ‘슬픈 열대’ 20세기 세계 문학사에서 여행문학의 대표적인 저서로 손꼽히는 레비-스트로스의 ‘슬픈 열대’, 하지만 나는 대학을 다니는 4년 내내 한 번도 이 책을 교수나 강사에게서 권유 받았던 적이 없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어느 외국 신문의 기사에서 20세기 후반 프랑스 문학에서 가장 탁월한 여행기라는 평가를 읽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http://intempus.tistory.com/403)이라는 다소 어수선하며, 자신..추천 -
[비공개]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 조르즈 베르나노스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 - 조르주 베르나노스 지음, 정영란 옮김/민음사 조르즈 베르나노스(Georges Bernanos),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Joural d'un cure' de compagne』, 안응렬 옮김, 삼성출판사, 1988. H. S. 휴즈가 쓴 『현대 프랑스 지성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 소설가를, 모리스 삐알라의 영화인 『사탄의 태양 아래』의 원작자로, 그리고 로베르 브레송의 유명한 영화인 『어느 시골 신부의 일기』의 원작이 바로 이 소설가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라는 사실에서 우리들의 문화적 편식은 꽤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위의 사실들은 그의 명성을 빌어 내 감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잔 수작에 지나지 않음을 이해하길 바란다. 우리가 아주 가끔 말할 수 없는 떨림과 흐느낌, 영혼의 고통을 느낀 ..추천 -
[비공개] 시간은 흐르고 봄은 올 것인가
자기 전 PD수첩을 통해 아랍 민주화 혁명에 대한 소식을 듣는다. 트위터를 통해 국내의 모 방송사에서는 리비아 시위대를 폭도로 표현했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어떤 이들은 1987년의 서울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래, 지금 이 세상이 어수선하지만, 그리고 그 어수선함 속에 깊은 슬픔도 숨어있지만, 분명 어떤미래를 이렇게 시작되기도 한다고 여긴다. 그리고 한참 뒤나는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이 땅을 생각해본다. 놀람과 경악, 당황스러움이 나를 스치고 지나간다.비상식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누구 하나 나서서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지 않는다.언론은 너무 조용하다.연예 기사 읽을 시간도 없는데, 누가 정치, 사회 기사를 클릭해서 읽을까.그래서 우리는 모든 것에 무관심해지고 있다. 실은 주변을 돌아볼 겨를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추천 -
[비공개] '도전'과 '침묵'
필립 솔레르스Philippe Sollers. 국내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과격한 방식의 프랑스 소설가. 20세기 후반 문학 비평의 일대 혁신을 몰고 온 지를 주도했던 인물. 이라는 소설로 여자를 긴 시간에 걸쳐 까발리기도 한 그는 정신분석학자이자 기호학자이며 이라는 소설로 유명한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남편이기도 하다. 그의 소설은 국내에 여러 권 소개되었으나, 워낙 대중적이지 않고 식견있는 문학 애호가들에게조차 인기를 끌지 못한 채 곧바로 사장되었다. 그의 데뷔작은 80년대 초반에 나온 범한출판사의 세계문학전집에 실려있다.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건대 이제 구할 가능성은 전무하다. 내가 1997년에 그러했듯이 이 책을 구하기 위해서는 헌책방에서 쥐를 잡듯이 뒤져야 한다. 그냥 쥐가 아닌 황금으로 도배했다는 소문의 쥐를. 그러나 그렇게 어렵게..추천 -
[비공개] 채용이 전부다, 한근태
채용이 전부다 - 한근태 지음/올림 채용이 전부다 한근태(지음), 올림, 2010년 부서에 새로운 사람 한 명을 찾기 시작한 지도 몇 달이 지났다. 나를 돌이켜보더라도 사람은 많은 실수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다. 한 때 사업 하는 데 있어 전략이 최고라고 생각했다. 뛰어난 전략? 하지만 전략이 있으면 무엇을 하나. 그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실행력이 더 중요하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그것도 아니었다. 결국엔 사람이었다. 사람이 전략을 세우고 그 전략으로 실행한다. 그리고 그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사업의 시작과 끝이다. 부서에 새로운 사람 한 명을 찾기 시작한 지 몇 달이 지나자, 그 사람을 찾는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이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는 좋은 책이다. 동시에 리더로서 내 모습을..추천 -
[비공개] 목요일 새벽의 단상
아무 것도 서술할 수 없기 때문에 칸트의 물 자체는 라깡의 현실적인 것처럼 상징화에 저항하는 암호이고, 신(그에 관해서는 우리는 일정한 속성들을 서술할 수 있다)보다도 더 수수께끼적인 것이고, 한갓 부재의 기호이다. - 테리 이글턴, '미학사상' 중에서 약간의 스트레스, 부자연스러움 속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책읽기는 예전만 못하고, 글쓰기 또한 마찬가지다. 문장은 헛된 상상에 미끄러지고 발걸음은 무거워지고 있다. 상상의 나래란, 마치 닿을 수 없는 흰 구름과 같아서, 이 세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감옥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변화라는 것이 적당한 자극이 되어, 하루하루가 모험이 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테리 이글턴의 책을 펼쳐보다, 위 문장을 되새겨 읽었다. '물 자체 = 부재의 기호'라는 테리 이글턴은, 그래..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