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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John La Farge, 19세기 어느 미국 화가의 순박한 작품 속으로
전시를 보러 가지 못한 지 2주가 지났다. 이쯤 되면 몸이 근질근질해진다. 바쁜 회사 생활 속에서 그나마 내가 숨을 쉬고 있구나 하고 느낄 때가 근사한 미술 작품을 만날 때이다. 오늘 아침 출근을 해서 월 회의를 끝내고 잠시 쉬는 동안 페이스북을 훑어보고 있을 때였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페이스북 페이지에 소장품 소개 정보가 업데이트되어 있었다. 그 작품이 바로 아래의 작품이다. The Great Statue of Amida Buddha at Kamakura, Known as the Daibutsu, from the Priest's Garden 1886년 일본 여행에서 돌아온 뒤, 존 라 파지(John La Farge)가 1887년 완성한 수채화다. 푸른 잎들과 대비되어 드러나는 부처의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부처 앞을 가리고 있는 구조물도 꽤 흥미롭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현장감이랄까, 생생함이랄까. 일본에 있는 저 불상의 실제 모습이 ..추천 -
[비공개] 책을 읽을 자유, 이현우
책을 읽을 자유 이현우(지음), 현암사 한동안 서평가가 유행이었다. 지금도 유행인지도 모르겠다. 대학 시절(벌써 20년 전이라니!)새 책 소개는 신문 기사이거나 인문학 잡지의 서평 코너, 또는 딱딱한 에세이의 인용(각주나 참고서적)이 전부였다. 하지만 신문 기사가 제대로 된 서평을 기능을 상실하고 있고(신문 기사에 실린 내용만 믿고실제 책을 보지도않고 구입했다가 낭패 본 경험이 몇 번 있다), 인문학 잡지는 예전의 활력을 잃어버렸거나 그들만의 리그로 기능하고, 딱딱한 에세이 읽기의 즐거움은 이미 잃어버린 지 오래다. 그 사이를 비집고 서평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 형편 없었다. 책 읽기의 목적이 다른 탓도 있지만, 책읽기란마치 손수 벽돌로 계단을 만들어가며 올라가는 것과도 같아서, 어느 계단에서 서서 더 이상 올라..추천 -
[비공개] 구글드 -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
구글드 -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 켄 올레타(지음), 김우열(옮김) 타임비즈 4월 4일자로 래리 페이지가 구글의 새로운 CEO가 되었다. 에릭 슈미츠가 물러나고. 구글의 주가는 하락했고 래리 페이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교차했다. 과연 그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야후의 제리 양이 될 것인가. 전 세계의 경제, 경영인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 '구글드'를 읽는다면 왜 내가 서두에서 구글의 CEO가 바뀐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구글의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구글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 기업 문화, 그리고 경영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뉴요커의 수석 칼럼리스트 켄 올레타는 3년 동안 구글을 따라다니며 자료를 모으고 인터뷰를 하여 이 책을 썼다. 이 책을 읽고 ..추천 -
[비공개] 봄날 오후, 맥주 한 잔과 즐기는 알랭 마이에라스 트리오 Alain ..
Alain Mayeras Trio - Tenderly - 알랭 마이에라스 트리오 (Alain Mayeras Trio) 노래/강앤뮤직 (Kang & Music) 오랜만에 듣는 부드러움이었다. 음반이 많아지다 보면, 몇 년에 한 번 들을까 말까 하는 음반이 생긴다. 결국 1년에 듣는 음반들을 세어보면, 100장 남짓 되려나 싶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라는 게 말처럼 제어하기 힘들어, 다 읽은 책을 버리지 못하고 음반도 버리지 못한다. 어느 때는 내가 이 책도 가지고 있었구나, 이 음반도 있네 하는 식이 된다. 참 미련스럽게도, 아무 것도 버리지 못하는 습성을 보면, 내 직업은 딱 수집가, 그것도 박물관이나 도서관의 직원이 딱 인데. 어제 서재를 정리하면서 음반들도 함께 정리했다. 그러다가 한 두 번 가볍게 들은 바 있는 알랭 마이에라스 트리오의 시디를 꺼내놓았다. 실은 시디 자켓은 제법 근사하게 빠졌는데, 음악이..추천 -
[비공개] 실크로드와 둔황, 국립중앙박물관
실크로드와 둔황 - 혜초와 함께 하는 서역 기행 2010.12.18 - 2011.4.3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www.silkroad2010.com 오랜만에 고고학 향기가 풍기는 전시를 보았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전시를 관람하러 왔다. 전시 규모도 제법 컸으며, 전시된 유물들도 좋았다. 실크로드(비단길)에 대해서 다들 알고 있겠지만, 실제 유물을 보는 것은 TV 다큐멘터리가 아니고선 어려운 일이다. 사막의 먼지 속에서 발굴되어진 것으로 보이는 유물들은 한 때는 비옥했으나, 지금은 말라버린 사막으로 뒤덮인 중앙아시아의 고대 문명을 떠오르기에 충분했다. 유럽이 그리스-로마 문명으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을 때, 실크로드 위로 번성한 여러 도시 국가들의 흔적은 문명의 쇠락을 가슴을 느끼게 해주기 충분했다. 특히 한국 최초의 세계인인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은 그 모습을..추천 -
[비공개] 서재 정리
5년 넘게 살던 방화동에서 노량진으로 이사온 지도 서너달이 지났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많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 서재 정리를 하지 못했다. 물리적인 공간의 부족이다. 많은 책들을 버렸으나, 아직도 공간이 부족하다. 직장을 다니면서 책 읽기를 그저 습관처럼 지켜온 탓에, 책들은 두서가 없고 노트와 메모가 어지럽다. 한때 꿈꾸었던 인문학도의 흔적은 두꺼운 도록들과 사전들 속으로 숨어들었고 군데군데 보이는 경영학 책들은 회사에서 자리잡기 위한 내 모습을 드러내는 듯 하여 아프다. 책상은 어지럽다. 아직까지 오디오 셋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언제쯤 할 수 있을까... 오늘 오전에 시디 정리를 했는데, 새삼스럽게 이렇게 많이 가지고 있었던가 반문하게 되었다. 비가 올 듯한 날씨. 하지만 비는 내리지 않고 ..추천 -
[비공개] 네티즌과 한국 사회의 이중성
예전 같으면 새로운 정보나 뉴스를 신문이나 잡지, TV 뉴스를 통해 알게 되지만, 이제 대부분은 웹에서 구하게 된다. 너무 많아진 정보는 우리를 쉽게 피곤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정보들의 대부분은 쓰레기다. 요즘 같이 웹 트래픽의 대부분이 포털 사이트에 몰려있고, 이들 포털사이트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 관계로, 이 포털에 뉴스나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는 콘텐츠 생산자들의 ‘인터넷 저널리즘’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저널리즘’이 얼마나 형편없는가!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네티즌과 한국 사회의 이중성’이다. 2000년대 들어서 이름도 듣지 못한 무수한 인터넷 신문들이 등장했다. 그들이 토해내는 저질 기사들은 우리들의 시간을 잡아먹고 눈을 더럽히고 머리를 어지럽게 한다. 그런데 이들 저질 기사에 가장 자..추천 -
[비공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분석
작년 말에 나온 LG경제연구소의 리포트를 이제서야 다 읽었다. ‘한국 소비사들의 관심사와 라이프스타일’ http://www.lgeri.co.kr/management/marketing/article.asp?grouping=01020300&seq=364 흥미로운 것은 다음의 인터넷뉴스와 검색 데이터 분석을 통해 관심사와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였다는 점이다. 이와 비슷하게 미국의 정보기관에서도 구글의 검색 데이터를 받는다고 한다. 가령 A지역의 A단어의 검색 트래픽을 보고 해당 지역의 동향이나 사건/사고들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에서는 검색 키워드에 대한 트렌드차트를 제공하고 있다. 특정 키워드에 대한 검색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구글도 구글 트렌드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갤럭시s Vs 아이폰4로 트렌드차트 검색한 화면. (키워드 뒤에 트렌드차트를 입력하면, 단일 키워드에 대..추천 -
[비공개] 책향기 맡기Smelling the Books는 가슴 떨리는 첫 키스
In Omnibus requeim quaesivi, et nusquam inveni nisi in angulo cum libro 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 중에서 photograph by Michael Schmelling http://www.eyeheartbrains.org/index.php?/project/smelling-the-books/ 올해 29살인 그녀는 도서관에서 일한다. 뉴욕의 MoMa 도서관(The Museum of Modern Art Library). 2010년 초 그녀의 이 아름다운 프로젝트 ‘Smelling the Books’는 시작되었다. 책들로 빼곡한 서가, 창 밖 햇살이 대리석 바닥에 비스듬히 내려앉던 낮은 천정을 가진 도서관이 언제였던가. 서가 안에 길을 잃고 헤매었던 것이 언제였던가. 내 얼굴보다 큰 책에 머리를 파묻고 희미해진 글자를 보며 눈을 크게 뜨면 뚜렷해질 것이라 믿었던 그 해 가을은. 부서질 듯한 누렇게 변한 낡은 책을 꺼내 먼..추천 -
[비공개] 회의를 끝내고 그들을 만났다 - 펄 잼, In My Tree
아침 8시 반부터 시작된 회의들은 오후 1시 가까이 되어서야 끝이 났다. 그리고 정부 지원 사업 신청서를 간단하게 작성해서 관계 기관 부처에 보내고 나자, 오후 4시가 되어있었다. 이제서야 실제 업무를 해야 하는데, 난감하다. 바쁘다는 건 때론 좋은 의미로 통용될 수 있다. 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자신의 위치나 자기가 지금 어디에 있는가를 잊어버리는 실수를 저지르면 안 된다. 오랜만에 펄 잼을 듣는다. 20대 초반부터 30대 후반까지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고 싶을 때 듣는 음악이 있다. 술을 잔뜩 마시고 몸을 흔들고 싶을 때 듣는 음악이 있다. 펄 잼을 듣는다. 남 몰래, 귀에 이어폰을 끼고. 보고서를 하나 작성하면서. 요즘에 보내기트위터에 보내기페이스북에 보내기미투데이에 보내기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