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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Paris 2009 Summer] 엘프의 땅
판타지 퀘스트의 연장선상에서 말하면, 파리는 엘프의 땅입니다. 겨울에 파리를 보고서도 '소피마르소는 좀 더 예쁜 분'일 뿐이라고 선언했지만, 이번에는 영국계 판타지에서 엘프는 프랑스 여인들을 보고 만들었으리라 확신했습니다. 길가에서 마주치는 여성들이 모두 아름답습니다. 헤르미온느 정도는 그냥 평범한 여고생이지요. 30대는 물론 중년의 여인들도 모두 개성있는 멋을 뽐냅니다. 때론 지적이고 때론 우아하며 혹가다 섹시하지요.그러나, 이러한 미모는 피상적인 파리의 아름다움입니다. 예술의 도시 파리라는 말은 결코 수식어가 아닙니다. 퀄리아(qaulia)지요. 지하철 표지판을 볼까요. 런던의 튜브는 그 명칭인 underground를 선명하게 표현했습니다. 어디서도 잘 식별됩니다. 게다가 런던사람들이 좋아라하는 빨간색까지. 무척 실용적입니다...추천 -
[비공개] 우리 가족 기금
꽤 오랫동안 가족기금을 모았습니다.이번 휴가 여행은 해외로 좀 거하게 갑니다. 1년간 제가 따로 용돈을 모으고, 투자를 해서 기본적인 자금을 모았습니다. 사실 애들 사교육을 세게 시키지 않는지라 그걸로 갈음해도 큰 문제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아내는 물론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모습이 좀 부담스러운 결심을 녹입니다. 하지만 애들은 애들인지라 제주도를 가든, 홍콩을 가든 그냥 좋아만하지 실물적인 감이 매우 떨어집니다. 어차피 모든게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저희로서는 이 부분도 알려줄 필요가 있었지요.고심 끝에 가족기금 아이디어를 냈습니다.Rule-주말에 (늘 하던) 외식 및 배달 음식을 온 가족이 참으면 아빠가 10만원을 가족기금으로 쾌척한다.-만일, 음식값을 엄마, 아빠가 내지 않는다면 위 조항은 유효하다목적은 세가지였습니..추천 -
[비공개] [London 2009] 세계의 교차로, 런던
항상 어느 도시든 짐 풀고 나면 지도 들고 시간 날때마다 거리를 걸으며 도시와 친해지려 애씁니다. 몸으로 부딪히고 느끼면서, 기록으로 보는 텍스트 이면을 읽으려 애씁니다.그런 면에서 런던은 좀 당황스럽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여행객이 몰리는 도시 중 하나인데 전 수긍이 안 갑니다. 유적과 역사와 예술이 널려 있는 파리나 이탈리아 도시들보다 더 매력적인게 무엇일까 생각합니다. 게다가 관광객으로서 갈 데가 몇군데 정해져 있는지라 온통 사람에 치이기만 합니다. 그 시간과 노력 들여서까지 보고 싶지 않다는게 제 마음이었습니다.현지인들과 이야기해봐도 런던은 여행보다 살기에 좋은 도시 같습니다. 제가 대화한 많은 사람들이 외국 태생이지만 런던을 사랑하고 런던 이외 지역에서는 살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제가 꼽아본 런던의 ..추천 -
[비공개] [London 2009] 버킹검은 역세권이 아니다
다음 출장지로 이동 전 런던에서 자유로운 딱 하루, 토요일입니다.어딜갈까 생각하는데, 모두가 입을 모아 추천하는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버킹검 궁전 근위병 교대식. 켄싱턴의 호텔에서 멀지 않습니다. 하지만 교통편은 좋지 않습니다. 정식명칭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 애칭 튜브(tube)라 불리우는 영국의 지하철은 정말 그물망처럼 잘 되어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지하철이란 명성이 무색하지 않지요. 안 가는 곳이 없어 여행자에게는 버스보다 더 편합니다. 잘 갈아타기만 하면 어디든 마음대로 다 가니까요. 시내 같은 경우, 도시가 작은데 비해 역은 하도 촘촘하여 길을 잃어도 대충 한 방향으로 가면 아무 역에 닿을 정도입니다.반면, 오래된 역들이라 갈아타는게 품이 많이 듭니다. 오래 걷기도 하고, 무엇보다 전부 계단이라 짐든 사람에겐 고역입..추천 -
[비공개] 승자독식사회
승자독식 (Winner-take-all, WTA) 경제를 분석한 이 책은 이제는 고전에 속한 명저입니다. 신경제의 특성을 매우 날카롭게 해부했지요. 저는 비즈니스 스쿨에서 이 책을 접했고, 다 읽지는 않았지만 주요 내용은 알고 있던 터입니다. 요즘 깊은 관심을 갖는 화두 중 하나가 양극화 현상이고, 그에 대한 통찰을 얻기 위해 차분히 책을 읽었습니다.Robert Frank & Philip Cook(원제) The winner-take-all society Winner take it all?승자독식이라는 단어는 매우 상징성을 띈 특정이라고 봐야 합니다. 정확히는 '상대적 지위 차이가 야기하는 시장경제의 비효율성'의 결과입니다.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첫째, 능력이나 지위의 절대적 차이가 아닌 상대적 차이가 승부에 결정적 영향을 미쳐야 합니다. 스포츠에서 1초 차이로 2등을 기억하지 않는 경우나, 변호사끼리 맞붙었을 때 승..추천 -
[비공개] 침이 고인다
김훈을 읽으면 일식 요리가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감각적이지만 가지런하고, 화려한듯 단아합니다.그리고. 허기 채우려 허겁지겁 먹기보다는 야금야금 곱씹는 맛을 즐기고 싶지요.김애란'우리 문단에 내린 선물' 운운하는 신문의 호들갑에서 김애란이라는 이름을 접하고 잠시 눈에 넣었다 바로 잊었고, 산나님 글로 다시 위시 리스트에 추가가 되었습니다.희한하게도 김애란을 읽는데 김훈이 떠오르더군요. 문체는 다르고 글맛도 다릅니다만 강렬한 스타일이 닮았는지 그냥 떠올랐어요. 물론 '칼자국' 같은 단편은 헌정이 아닐까 싶도록 김훈을 빼어 박았습니다.투박한 표현이지만, 이 작가 글 참 잘 씁니다. 짧지만 예리한 묘사며, 감상과 위트의 미묘한 균형까지 소설 별로 안 읽는 제게 시간 아깝다는 생각을 못하게 만들더군요.여덟개 단편은 대개 ..추천 -
[비공개] 사랑한 날의 행복
며칠전 식탁에서 있었던 일입니다.아내: 여보, 우리 쌀이 떨어졌어요.뭐라고 답해야 할까 잠시 고민했습니다.쌀 없으면 라면먹지 뭐.마트 같이 갈까?생활비 통장에 돈 채워놔?오늘은 외식할까?고민끝에,Inuit: 작은 아버지가 장관이시네. 설마 밥을 굶기리....아내: 푸하하 (거의 밥알 튀어나올 뻔)Son: 아빠 작은아버지가 정말 장관이세요?Daughter: 아빠 작은 아버지 없잖아요?몇 세까지 통하는 이야기일까 궁금해집니다. '日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한 날의 행복(29) 2008/05/01 My friend's wedding(10) 2008/04/13 세월이 느껴질 때(14) 2008/04/09 스팸 주간(10) 2008/03/15 Blog Unfriendly Days(14) 2008/03/08 각각의 삶(2) 2004/07/11추천 -
[비공개] 先富論 (선부론)
가족과 심천 갔을 때 가이드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습니다.저는 한국 여행객들 많이 모시다보니 돈 쫌 벌었습니다.그분들은 딱 보시면 아시나봐요. 여기쯤 땅사면 좋겠네~처음엔 안 믿었는데 진짜 딱 맞더라고요.그래서 샀더니 몇천만원 벌었습니다.중국 생활 수준에 한화 환산 몇천만원이면 큰 돈이지요.저 말이 사실이라면, 가이드 팁보다 예지를 얻기 위해 무료로라도 봉사할 만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그리고, 중국의 발전이 우리나라를 무척 닮아가고, 그러나 매우 압축해서 쫓아오고 있나보다 느꼈습니다.Duncun Hewitt(원제) Getting Rich First정말 자기매몰의 진수인 제목입니다. 사용성(usability)은 IT업계만의 문제는 아닌게지요. 읽을 사람 생각하지 않고 쓰는 사람 입장에서 지은 듯한 제목이니 말입니다.저는 이 책을 신간 소개 리스트에서 본 적 ..추천 -
[비공개] 삼국지, 용의 부활
인생은 큰 원. 평생 싸워 질주하니 다시 그 자리. 'Culture>한줄 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국지, 용의 부활(13) 2008/04/26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0) 2004/07/14 결혼은 미친짓이다(0) 2004/07/11 와일드 카드(0) 2004/07/04 Mr. Deeds(0) 2004/07/04 방탄승(0) 2004/07/04추천 -
[비공개] 소프트웨어, 누가 이렇게 개떡 같이 만든거야
예전 농담입니다. 세상엔 10종류의 사람이 있다. 이진수를 이해하는 자와 그렇지 않은자.소프트웨어 개발자처럼 또렷한 이미지를 가진 직업이 또 있을까요. 미국에서는 geek이라 불리우고, 우리 나라식으로 치면 장인정신이 투철한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고집 세고, 기술에 대한 집착과 '자기들'만의 세계가 명확한 이들 말입니다. 저도 한때 vi와 telnet (고백컨대 rlogin을 더 선호)이면 즐거웠고, rss보다 더 긴 thread의 usenet을 리더로 읽기도 했었습니다. 심지어, "What is your second language?" 란 질문에 "C." 라고 썰렁한 농담을 하기도 했지요. 열전달 숙제의 간단한 미분방정식을 풀 때는 어땠냐면. 쉬운길 놔두고 유한차분법을 사용한 수치해석과 허큘리스 그래픽카드에서의 시뮬레이션한다고 담배와 커피로 밤새워가며 코딩에 열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갈수록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