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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책/SF] 카운트제로
카운트제로 / 윌리엄 깁슨안철수가 아니었다면 카운트제로가 번역이 되었을까? 되었을지도 모른다. 뉴로맨서가 황금가지에서 새로 번역되어 나왔을때 분명 후속작 기획도 되어있었겠지. 그래도 SF팬들이라면 안철수에게 고마워해야 함. 그가 깁슨의 말을 인용하므로써 빨리 나오게 되었을거야.(지금부터 스포일러)'사이버스페이스'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전작 뉴로맨서. 모든게 전자화되고 네트워크화되어 있는 사회에서, 자유를 가지고 싶은 AI가 기계적으로 분리되어 있는 자신의 반쪽을 찾아내서 융합하기 위해 밑바닥 인생 몇몇에게 지령을 내린다. 그리고 그 후속작인 카운트제로는 융합의 여파를 다룬다. 뉴로맨서는 중심인물과 핵심 사건이 있는 이야기였다. 카운트제로는 개별 인물들의 이야기를 평행하게 진행하다가 마지막에 한번 모인다. 이..추천 -
[비공개] [책/역사] 로마인 이야기 6
로마인 이야기 6 / 시오노 나나미6권은 아우구스투스에 대한 이야기다. 공화정 로마가 제정 로마로 넘어가는 길을 카이사르가 열고 아우구스투스가 방점을 찍는 이야기다. 5권에서 카이사르는 흥미진진한 인물로 묘사되었다면 6권의 아우구스투스는 내성적이지만 집요한 인물로 묘사된다. 고등학교 때도 6권까지 읽고 점점 재미가 없어졌던 기억이 있는데, 여전히 5권과 비교해서 6권의 인물과 사건은 산만하고 지루한 면이 있다. 작가가 그림의 화풍의 비유를 들어 카이사르와 아우구스투스의 권력투쟁의 방식을 비교해 놓았다. 카이사르는 획이 굵게 휙휙 그렸고, 아우구스투스는 여기저기 조금씩 덧칠을 해가며 교묘하게 큰 그림을 그렸다라는 얘기. 난 왠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떠올랐다. 신생조직의 안정화와 인프라 구축이라는 일을 잘 해낸 사..추천 -
[비공개] [책/경제,자기계발]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
김동조의 '거의 모든 것의 경제학'은 '모든 것의 가격'이라는 책과 비슷하다. 주로 비용-편익 분석으로 인간의 비경제적인 면이라 생각했던 부분들이 '인센티브'에 반응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하려 한다. 사랑, 결혼, 우정, 교육, 육아, 정치 등등...물론 '모든 것의 가격'보단 덜 학술적이고 덜 공정하며, 더 보수적이다. '기존의 것은 다 이유가 있고 다 좋은 점이 있고 다 따라야 한다'라는 식의 관점이 간혹 엿보인다. 어쩔 수 없겠지. 타인의 인생에 모델을 들이대고 분석하면 이런 식의 글이 나온다. 그래도 난 꽤 나 잘 보았고, 어느 부분은 동감했고, 어떤 부분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줬다. 아무래도 예제가 한국의 지금 이 시대의 것들이기 때문에 더 생생했기 때문인듯.누군가가 그랬다. 이 책은 '서문'이 제일 잘 나온듯 하다고. 저자 본인도 서문이 제일 ..추천 -
[비공개] [책/SF]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필립 K.딕 걸작선 시리즈에서 갑툭튀한 책. 예고에는 없었다구~ 그래서 더 선물같은 느낌이었다. 영어 잘하지 않는 이상, 한국에선 딕은 단편작가로 더 알려져있다. 그리고 그의 작품이 영화화될때마다...원작 단편집들이 같이 번역되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꽤 번역 단편들이 많다. 그래서 책 제목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를 보면서, 이거 단편집 재탕아냐? 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행이도 2~3편 빼고는 대부분 국내미번역 작품들이었음. '흘러라 내 눈물, 경관은 말했다'와 같이 이 책을 샀고 먼저 단편집을 보았다. 역시나..단편딕과 장편딕은 좀 다르긴 해. 걸작선 장편들이 딕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줬다면, 단편들은 원래 친숙한 딕의 느낌이어서 팬으로서는 좋았음.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는 '토탈리콜'이 리메이크되는 시점에 '마케팅 전략'으로 그..추천 -
[비공개] [책/SF] 흘러라 내 눈물, 경관은 말했다
전집 번역이 끝을 향해 가는구나. 이제 '유빅'과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만 남았다는데, 난 이 것들은 다른 출판사 번역으로 가지고 있으니까 사실상 이 시리즈는 다 본게 된다. 아쉬워.김 상훈씨가 우리나라 SF독서계에 이런저런 일 많이 했는데, 난 그의 취향이 깃든 번역서들이 좋더라구. 로저 젤라즈니도 좋았고, 이번 선집도 매우 좋음. '흘러라 내 눈물, 경관은 말했다'는 필립 K.딕 소개들을 보다보면 종종 언급되던 책이었는데, 이걸 번역서로 볼 줄은 몰랐다. 물론..이번 시리즈를 읽어본 결과 '발리스 3부작'이 번역된게 더 놀랍지만.책 소개를 할 때는..스포가 될 수 밖에 없는 지점이 있어서..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는데, 개인적으로 쓰는 것이고 내가 쓴 독후감을 보고 누가 볼 것 같지는 않아서 걍 다 써도 될듯 하지만..그래도 혹시 모르..추천 -
[비공개] [책/SF] 작년을 기다리며
필립 K.딕 전집을 올해 안에 끝내겠다더니..진짜 나오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근 한달에 한 권 정도 번역되는 듯.이 소설의 내용은, 지구가 두 강대문명 외계인들의 전쟁에 휘말려 있는 상황. 그런데 지금 동맹인 외계종족쪽이 지고 있음. 지구는 이쪽에 붙은 것을 후회하는 상황이지만..동맹을 깨지 못하도록 외계인들이 비밀경찰도 심고, 내정간섭도 하려고 하는 중이라..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중이다. 그리고 주인공은 의사인데, 어쩌다보니 자기가 속한 회사에서 개발한 마약을 통해, 미래로 갈 수 있게 됨. 마약을 통해 시간여행하고.. 이런 설정들은 딕 답다고나 할까? 반전이 몇가지 있는데 쭉 이 시리즈를 읽어온 사람이라면 무난무난한 편. 다만 딕의 개인사가 녹아들어가있는 부분과 관련한 '감정적 반전'은 매우 인상적이다.http://moobook.usersto..추천 -
[비공개] [책/SF] 블라인드 사이트
하드 SF라는 요즘 유행하는 풍조에서는, 빡빡한 최신과학으로 상상력을 정당화 시켜야 하는 듯 하다. 이쪽으로 유명한 사람들은 대부분 공학학위도 꽤 높은 것으로 가지고 있는 걸로 소개됨. 블라인드 사이트는 딱 거기에 맞아떨어지는 듯한 소설인데, 작가의 이력도 그렇고 (해양학자, 교수, 전문적으로 연구직 생활하던 사람이란다), 소설의 설정들마다 하나하나 최신논문 레퍼런스가 달려있는 것도 그렇고 아무튼.. 학력높은 오덕의 작품이다. 배경은 미래사회, 주인공은 뇌의 반쪽을 개조한 사람이고, 그 동료들도 대부분 특정 전문분야에 도움이 되도록 신체개조를 한 사람들이다. 왜냐면 이제 인류 문명의 핵심파트는 '기계'가 떠받치고 있고 - 그들과의 상호작용은 인간의 본래 감각기관이나 사고방식으론 벅차게 되어가고 있기 때문. 아무튼 아직 ..추천 -
[비공개] [책/사회] 노동의 배신
1998년이면, 미국의 경제 상황이 참 좋을 때인데 - 신자유주의의 열풍으로 복지정책이 축소되고 있던 분위기에서, 저자가 체험하고 묘사한 저임금 노동자의 삶은 참으로 열악하다. 지금의 거품과 경제파국을 가져온 요인들의 효과가 빈곤층에 먼저 타격을 주고 있었던 것일까?읽으면서 참으로 씁쓸했다. 내 주변과 가족, 그리고 한국사회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일들에 겹쳐보여서 더 그런듯.하루 종일 육체노동을 해도, 집값 상승으로 늘 가계 적자가 나는 상황. 의료지원을 못받아서 자잘한 병을 무시하다 큰 병이 되는 상황. 늘 부지런한데도, 게을러서 그런 것이라고 주변에서 무시하는 상황. 기계에 의해 인간의 전통적인 일자리가 축소되고, 저임금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것을 익힐 기회는 적어지는 그런 사람들.르포물이라 생생한 이야기, 저자의 유..추천 -
[비공개] [IT/기업] 인사이드 애플
픽사이야기, 아이콘, 잡스 공식전기, 세상을 바꾼 geeks . 어느새 애플 책을 꽤 많이 읽어서 굳이 이걸 봐야 할까..라고 생각했다. 근데 애플 외부자의 시선으로, 잡스 복귀후 굳혀진 애플의 비밀주의, 폐쇄성, 잡스우선주의를 생생히 쓰고 있다는 점에서 꽤 차별성이 있는 책이다.책은 쉽게 말해, 잡스가 머리고, 나머지는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손발이 되도록 애플의 조직문화가 형성되었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자유로운 실리콘밸리 개발문화가 아니다 - 에 대해 쓰고 있다. 그리고 잡스 사후에 그의 후계자들이 어찌 그걸 극복할까..라는 우려에 대해 쓰고 있다.솔직히 이걸 읽으면서..한 개인 개발자로서는 애플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라고 느낀다. 하지만 '조직운영'이란 측면에서..애플에서 발생한 여러가지 실험과 조직문화가..어떤걸 희생하는 ..추천 -
[비공개] [책/SF] 불타버린 세계
물에 잠기고 / 불에 타고 / 돌에 갖혀서 지구는 멸망해간다.대략 이런 식의 테마를 가지고 쓴 지구재앙 3부작 중 두번째.기상이변으로 전 지구에 가뭄이 들고, 곡창지대는 사막화된다. 내륙지방에 살던 사람들은 계속해서 물을 구하기 위해 바다로 바다로 향하고 ... 이런 삶에서의 고군분투기..같은 내용이다. 이번엔 고군분투기다. 물론 여러가지 상징이 교묘하게 배치되어 있고 독백도 많지만, (전작인 물에 잠긴 세계에 비해서는) 내면으로 침잠하는 인간군상보다는..환경이 변하면서 기존의 관계들이 변이되고 파괴되는 것을 더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다.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본성의 추함 - 같이 3류틱하게 묘사한건 아니고, 본래 사람들의 성격들을 그대로 유지시키면서도, 어떻게 그런 상황에서 더 나쁘게, 더 미묘하게, 더 가학적으로, 더 용감하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