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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분당에서 양평까지, 자전거 나들이
연휴에 할 수 있는 가장 큰 호사 중 하나인, 장거리 라이딩을 나섰습니다. 먼 길이라 아침 7시쯤 나섰더니 정말 춥더군요. 도시 기준으로 체감 5도이니, 탄천변에서 바람을 가르고 타는 자전거에서는 꽤 추웠을테지요. 손끝과 발이 시렵고, 얇은 위 아래 옷으로 인해 온몸이 오들오들 떨렸습니다. 분명 해가 더 솟아 오르면 나아질 것은 확실한데, 지금 시간에는 너무 춥습니다.생각을 초월해서 춥습니다. 아직 단풍도 안 들었는데, 겨울 냄새가 물씬 납니다. 잠실에 도착해서 급히 라면을 하나 끓여 먹습니다. 원래는 초코바 정도로 간단한 보급을 목적했었지만 계획을 바꿨습니다. 뜨끈한 국물이 들어가니 추위가 슬슬 가십니다. 해도 점점 강해지고, 이제 좀 편히 달립니다. 잠실에서 하남 가는 전용도로는 항상 그렇듯, 한적하고 깔끔합니다. 강원도 깊..추천 -
[비공개] 입안의 향기
오피스 책상 위에 향수와 구강 스프레이(mouth freshener spray)를 놓아 두고 있습니다. 낮에 골똘히 생각을 하다가 입안이 텁텁하여 스프레이를 뿌린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향수를 입에 넣고 뿌린거지요. 바로 물로 입을 헹구고, 양치질까지 했는데 어찌나 향수 냄새가 오래 가는지. 기왕 먹은 거 품평을 하자면.. 맛은 살짝 달콤, 쌉싸름한데 향수답게 잔향이 오래갑니다. 그러나 공기가 아니라 비강을 타고 들어오는 아로마는 썩 편안하지는 않습니다. 아울러 페인트를 입에 머금고 있는듯한 풀바디 감이 특징이네요. (차라리, 바뀌어서 구강 스프레이를 손목에 뿌렸으면.. ㅠㅜ) 요즘에 보내기트위터에 보내기페이스북에 보내기미투데이에 보내기추천 -
[비공개] 맞수기업열전
하나는 외롭고, 둘은 싸우고, 셋은 서열짓기다. -Inuit 최소한 산업에 있어서는 의미있는 명제일 것입니다. 허핀달 지수(Herfindahl index)로 수치화 되기도 하는 과점은, 산업이나 기업의 복리와 생사를 결정짓는 중요 변수입니다. 모두가 독점을 원하지만, 시장은 독점을 흔쾌히 허락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사랑받는 독점기업이라도, 가격과 고객 세그먼트 상 틈새가 항상 있기 때문이지요. 하다못해 공짜 경제학을 전면에 내세워 가격 차별화의 여지를 줄여 놓은 구글조차, 광고, 플랫폼, 서비스 측면에서 수많은 경쟁자들이 생겨나고, 도전하고, 무럭무럭 자라는 형국입니다. 결국, 산업별 최적의 양적 기준은 동태적인 측면에서 봐야 합니다. 하나의 강력한 사업자가 떠오르고 이에 도전하는 강력한 맞수가 생기고 그 경쟁에 의해 산업 자체가 커지면..추천 -
[비공개] 아름다운 축구
테헤란의 잠못 이루는 여성들 혹시 '오프사이드'란 영화 보셨나요? 2006년 이란 영화입니다. 전 EBS 채널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다가 그 미묘한 매력에 끝까지 보았고, 생각지도 않은 감동에 휩싸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는 무슬림의 독특한 문화에서 출발합니다. 여성은 축구장에 들어올 수 없다는 법 때문에 축구를 좋아하는 열혈 여성 팬들이 경기장 침입을 시도합니다. 남장을 하거나 몰래 들어가는 방식이지요. 여기까지는 의례적인 상상이 됩니다만, 영화는 그 스토리텔링이 치밀하고 정서적입니다. 무척 인상깊었던 것은, 집에서 중계로 봐도 충분한 것을 법규를 어겨가며 현장에서 보는 여성 팬의 그 강렬한 팬심입니다. 잡혀서 보호구역에서 중계를 들을지라도 현장에서 느끼는 감흥을 중시하는 신세대의 정서와 닿아 있습니다. 또한 여..추천 -
[비공개] 세 얼간이
볼리우드 영화의 단선적인 구조를 초월. 재미와 감동이 잘 버무려진 인도의 힘. "Ahl is well!" 요즘에 보내기트위터에 보내기페이스북에 보내기미투데이에 보내기추천 -
[비공개]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돈 잘 버는 런던의 금융인이 잘 나가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사고 팔며 경제의 새로운 면에 눈을 뜬다. 컨셉이 참 명료하면서도, 흥미진진합니다. 이미 플롯에서 반은 성공하고 들어간 책입니다. 이 책을 사 놓고도 아껴 두었다 휴가 때비행기에서 읽었습니다. 세계라는 책의 배경과 캐주얼한 전개가 휴가 여행에 딱 맞겠다 싶었습니다. Coner Woodman (Title) Around the World in 80 Trades 보이지도 않는 거액을 모니터로 거래하고, 거대한 회사를 서류로 사고 파는 증권과 금융세계. 현대경제의 총아이면서도 지나치게 가상화된 것이 사실입니다. 2008년 세계를 광풍처럼 쓸어버린 서브프라임 모기지 역시 실물 없이 파생상품이 꼬리를 물다가 거품처럼 주저앉은 현대 경제의 병폐를 드러낸 사례이지요. 우연히 실크로드에서 과거에 세계..추천 -
[비공개] 아우렐리우스의 가르침
앞 포스팅에서,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명상록'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전체적인 리뷰에서 그치기 아까운게, 잠언과 명상집의 특성 상 새겨둘 말들이 많습니다. 제 개인적인 참조를 위해 몇 마디 옮겨 적었는데, 블로그를 통해 공유하겠습니다. 아마 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파악하기도 좋고, 어떤 내용은 와닿는 부분도 있으실 겁니다. 죽음과 삶, 명성과 불명예, 고통과 쾌락, 부와 가난, 이 모든 것은 선인에게도 악인에게도 똑같이 주어지며 아름답지도 추하지도 않다. 잃는 것은 한순간에 불과하다. 누구도 과거나 미래를 잃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육신의 모든 것은 강이고, 영혼의 모든 것은 꿈이자 연기다. 그리고 삶은 전쟁이자 나그네의 체류이며, 사후의 명성은 망각이다. 순결하게, 조용하게 떠날 각오를 하고, 자신의 운명과 사이좋게 지내며..추천 -
[비공개] 명상록
Marcus Aurelius 로마 황제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네로로 상징되는 독선, 아우구스투스와 같은 강력한 힘, 그리고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이후의 교황적 지위 등이 퍼뜩 떠오르겠지요. 많은 로마 황제 중 가장 독특한 이가 있었는데, 바로 철학자 황제, 아우렐리우스입니다. 로마의 16대 황제이자 로마 5현제의 막둥이입니다. 진리에 대한 탐구심이 강해서 4번 현제 하드리아누스는 그를 진리를 좋아하는 자, 안니우스 베리시무스 (Annius Verissimus)라 불렀을 정도지요. 심지어 명상록 자체도 로마어가 아니라 외국어인 그리스어로 썼습니다. 책은 '너'에게 귀감이 될말을 조근조근 훈계하고 타이르는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그 대상은 황제 자신입니다. 즉, 스스로에게 보내는 자경문(自警文) 성격이 강하지요. 권력의 정점, 가장 외로운 곳에 서서 끊..추천 -
[비공개] [Roma 2011] 19. Hard walking
쇠사슬의 베드로 성당은 미켈란젤로의 모세상 때문에 꼭 가고 싶었던 곳입니다. 대리석에 붓질을 했다는 평을 듣는 부드럽고 섬세한 조각이 특징입니다. 무엇보다, 미켈란젤로 자신이 모세를 조각해 놓고, '왜 말을 안하는가?'라고 물었다니 할 말 다 했죠. 안 볼 수 없습니다. 쇠사슬 성당이 관광객 주요 루트에 있지 않은 탓인지, 파업 탓인지, 꽤나 한산한 교회에서 모세 상을 한참 바라 봤습니다. 머리에 뿔이 독특하다 했더니 아들이 설명을 해줍니다. "유대 말로 후광이란 말이 뿔과 유사한데 와전이 되었대요. 그래서 미술품에 종종 뿔을 넣은 경우가 많대요." "그렇군." 성당의 가운데에는 베드로를 묶었던 쇠사슬이 있습니다. 그래서 쇠사슬의 베드로 성당으로 불리웁니다. 이런 유니크 아이템을 보면 신화적 종교에서 역사적 종교로 관점을..추천 -
[비공개] [Roma 2011] 18. Lost transportation
로마를 떠나기 전 마지막 날, 관광으로는 마지막 전일 일정입니다.해도 9시까지로 워낙 길고, 줄 서는데 시간을 거의 안 쓰고도중요한 곳을 대부분 봤습니다. 그리고도 하루 남았으니, 꽤 여유로운 일정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세운 애초 계획은 '선선한 마무리'였습니다. 그간 일주일을 아침부터 밤까지 쉴새없이 걸었기에 식구들 모두가 자잘하게 발, 무릎 등에 무리도 있고, 몹시 피곤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많이 보겠다는 욕심 내지 않고 로마 패스를 이용해 주로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면서, 우선 순위는 낮지만 봤으면 하는 것들을 차분히 보려는 계획이었지요. 특히 저는 성당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로마 4대성당하면 Peter, Paul, Mary and John입니다. 즉 베드로, 바오로, 마리아 그리고 요한 성당입니다. 물론 저 성인 이름 들어간 성당은 정말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