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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나무와 달"에 대한 검색결과1229건
  • [비공개] 투표하는 날

    투표소 초등학교까지 멀지 않은 거리 길게 생각하며 걸었다. 2016년을 처리해달라고 누가 부탁한다면 촛불로 불태워 땅속에 파묻고 까만 페인트로 두텁게 칠하고 싶었었는데...... 이른 아침인데도 벌서 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아마 찍고 싶었을 것이다. 염원을 찍고 바램을 찍고 희망을 찍고 평화를 찍고 ....... 학교 복도에 들어서니 하늘에 띄우던 연꼬리처럼 길게 줄이 이어지고 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람들 그들의 입김으로 이렇게 역사는 써가는 것이겠지 아까 걸어올 때 보았던 길모퉁이의 새싹을 떠올리며 기표소 안으로 들어갔다 빨간 도장을 꾹 누른다 탄핵의 종지부를 찍는다.
    나무와 달|2017-05-10 10:54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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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먼지생각

    청소를 하다가 창밖을 내다보니 매화가 한창이다. 발그레한 봄이 와락 껴안는다. 밤새 꿈을 꾸었다. 먼지 속을 유영하다가 숲에 갇혔다. 어디선가 새 한마리가 날아오더니 손을 맞잡고 키스를 퍼붓고 잠시 안겨있더니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눈을 뜨자마자 입술을 더듬어본다 새의 온기가 아직 남아있다 돗수 높은 안경을 쓰고 자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그 속이 보일라나 무릎을 꿇고 공양자세를 취하면 단서 같은 쪽지 하나 주을 수 있을라나 엎드려도 누워도 볼 수 없는 것이 먼지의 마음 먼지를 탐구의 자세로 임하는 이유는 먼지도 나처럼 우주 속에 갇혀버린 미아이기에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같은 족속이라서 유유상종이란 말 먼지가.......
    나무와 달|2017-04-12 12:16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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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겨울이 끝나가는 길목

    Winter Story가 참 잘 어울렸던 겨울의 끝자락 냉장고에 남은 귤 하나 최대한 정성들여 까보는 마음처럼 닫혀 있던 옷장을 하루쯤 열어 제쳐놓고 손길 닿지 못했던 책들 손으로라도 훑어주고 핸드폰에 저장된 잊혀진 이름들을 기억하다가 요양원에 입원중인 친구가 보고싶어 카톡을 보내고 두툼한 부츠 대신 하얀 운동화를 꺼내놓고 널브러진 아들의 방구석 맥주캔을 정리해주고 해바라기를 그리고 또 그렸던 고흐가 생각나서 팬텀싱어에 나왔던 어떤 오페라 한 구절를 찾아 오디오 볼륨을 살짝만 아주 살짝만 올려주고 담백한 아메리카노가 어울리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고 싶은 새색시처럼 수줍게 다가오는 나의 봄, 입춘 유방암에 걸린 친구로.......
    나무와 달|2017-02-04 11:22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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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한파 속에서

    최강한파가 찾아온 날 다시 그녀를 찾아갔다 깊은 속은 어디까지 파고 들어갈 수 있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빠져나온 것들이 잡동사니처럼 책상 위에 나뒹굴고 그녀는 디스크에서 흘러나오는 어쿠스틱 선율로 덮어주었다 겨울이면 아프게 하는 것들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고 손끝부터 발끝까지 굳어지게 했던 고드름도 녹아내리고 유리창에 파편으로 박힌 것들도 하나씩 뽑히기 시작하고 ......... 내 곁을 떠나가는 것들 그들은 모두 한파를 기념비처럼 남겨두고 갔었다 서릿발 낙서는 끝내 읽혀지지 못하고 이젠 망각의 강으로 흐르겠지 남쪽 바람이 불어오면 이 겨울도 따뜻했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녀의 목소리.......
    나무와 달|2017-01-25 02:10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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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따뜻한 나무

    그녀가 어디선가 무거운 화분을 밀고 나온다.어디서 가져오시는 거냐고 물었더니창가에 두었다가 가져온다고 한다.잠깐이라도 햇볕을 쏘여주고 싶어서라고 한다. 그러면서 한마디 한다."모든 생명은 따뜻함으로 살아가잖아요." 순간, 울컥한다.결국은 줄줄 흘러내렸다. 주체할 수 없이 그렇다.따뜻함 그 따뜻함이 문제다.그 따뜻함을 갈구하다 상처받고 그러다가 여기까지 왔다. 그 나무들이 부러워졌다.비록 사무실이란 작은 공간에 있고화분이란 틀에 박힌 삶을 살지만옆에는 항상 따뜻한 사람이 있으니까..... - 마음길에서 두번째 시간 -
    나무와 달|2017-01-19 08:58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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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상처

    도려내고 싶은 것이 있다 마음 속 가장 상처난 곳을 ....... 도려내고 붙이면 다시 상처가 나지 않을까 썩어 문드러지는 일은 더이상 안생길까 ....... 도려내려 했더니 그 상처 뼛 속에 박혀있다
    나무와 달|2016-12-06 10:25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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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그 꽃

    눈을 사로 잡았던 입술 같은 꽃잎 탱탱한 푸르름 한참을 눈여겨 보았더니 가짜였다 꽃의 흉내를 내며 서있는 그 모습이 처량하다 향기를 뿜어야 진짜인데....
    나무와 달|2016-12-06 10:16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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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공감

    아플 때 아프다 말할 수 있고 슬플 때 슬프다 말할 수 있고 기쁠 때 기쁘다 말할 수 있는 상대가 곁에 있을 때 정말 행복하다. 그게 가족일 때는 천상을 걷는다.
    나무와 달|2015-09-06 11:59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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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약속

    얼마전 아들이 보름 일정으로 유럽여행을 떠났다. 약속 때문이었다. 아들에게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근사한 선물을 해주겠노라고 약속했었다. 무얼 해줄까 고민하다가 여행이 낫겠다 싶었다. 여행의 의미와 가치를 아들에게 자주 언급했었기에 과감히 해외여행으로 결정내렸다. 기회가 왔다. 대학에 들어가서 처음 맞이하는 방학에 몇몇 친구들과 교수님들과 단촐하게 떠나는 프로그램이 있어서 과감히 신청했다. 나에게는 큰 돈이지만, 이런 선물은 꼭 해주고 싶었다. 보름간 다녀오는 여행에서 아들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게 될까. 가끔 TV에서 보여지는 유럽의 영상이 클로즈업되면서 내가 더 설레인다. 헝가리, 오스트리아, 이탈리아를 돌.......
    나무와 달|2015-08-05 12:33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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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어디에서 위안을 찾을까

    출퇴근 하는 동네 역광장에 얼마전부터 현수막이 내걸렸다. '불교대학 신입생 모집'이란 단어가 눈에 띈다. 첨엔 눈으로 들어오다가 나중엔 가슴속으로 파고든다. 그 단어 옆에는 인자하게 보이는 법륜스님의 미소도 함께 걸려있다. 마음이 많이 힘들때는 어딘가에 의지하고 싶어진다. 흉흉한 인심이 느껴질 땐 조용한 곳에서 살고 싶어진다. TV 뉴스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흉흉한 사건 사고들이다. 그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사람 목숨이 정말로 파리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 세상은 이렇게 악에서 악으로 전파되는 일들이 즐비한지... 이 요지경 속에서 나는 어떻게 대처를 하고 살아야하는지 모르겠다. '나 죽었소'하고 세상에 대해 눈.......
    나무와 달|2015-03-01 12:31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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