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공개] 조금 더 특별한 아이
초음파 검사로 태아의 손가락, 발가락 10개를 확인하는 건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주먹을 쥐거나 발가락을 오그리고 있을 경우에는 겹쳐지고 가려지는 부분들이 어쩔 수 없이 생기기 때문이죠. 우리도 자신의 약점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것처럼 태아들도 그렇습니다. 참 묘하게도 필사적으로 가리죠. 그래서 태아가 가리는 부분이 있으며 검사자는 또 열심히 그 부분을 찾아서 확인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인간인지라... 늘 100% 검사를 할 수는 도저히 없죠. 이렇게엄지를밖으로 보이면서 주먹을 쥐면 다지증이 확인될 수도 있지만 이것도 늘 그런 건 아닙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산모나 가족들이 다지증이라는 진단을 받아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유전도 아니고, 정확한 발생 원..추천 -
[비공개] 연극 <염쟁이 유씨> - 2010.11.20. PM 6:0..
극 본 : 김인경 연 출 : 위성신, 박정석 출 연 : 유순웅, 임형택, 정석용 일 시 : 2010.11.10 ~ open run 장 소 : 대학로 이랑씨어터 2004년 청주에서 초연돼서 연극계에 무명의 유순웅을 알린 작품이다. 3년 전쯤인가 대학로에 봤던 연극을 정말 오랫만에 다시 관람했다. 1인 모노극. 원만한 내공과 집중력이 없다면 90분의 시간을 꽉 채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닐테다. 7년 동안 "유순웅"이란 배우에 의해 공연된 이 작품이 이번엔 임형택, 정석용까지 가세해 1년 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캐스팅 공지가 안 돼서 공연장을 찾아가면서도 누굴까 궁금했는데 초반부는 아무래도 유순웅 배우가이끄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무척 다행이었다. 유순웅 배우의 염쟁애 유씨를 꼭 다시 보고 싶었던지라... 망자를 염하고 입관하는 그 모든 과정들, 엄숙하고 낯설고 그리고 조..추천 -
[비공개] 2010년 11월
01. - 조진국 02. - 고경호 03. - 헤르타 뮐러 04. - 로맹 가리 05.- 더그라스 케네디 06. -주성철 07. -마이클 샌델 08. - 파울로 코엘료 09. -엠마 도노휴 10. - 제인 오스틴 11. -이사카 코타로 12. -요시모토 바나나 13. -김애란 ============================================================================================== 헤르타 뮐러, 로맹 가리, 김애란 때문에 위로받았던 11월이었다. 대가의 글들은 확실히 사람 주눅도 못 들만큼 아름다웠고 젊은 작가의 글은 신선하고 파랬다. 마이클 센델의 글은 어려워 곤혹스러웠고 순례의 길을쓴코엘료는 당황스러웠다. 여행서를 읽으면서 내가 몰랐던 홍콩을 너무 열심히 꿈꿨고 (그러나 멍해져서 잠시 눈을 쉬었던가!) 충격적이인로 더글라스 케네디를 알게 된 게 기쁨이었고 세상의 숱한 오스왈드를 위한 도 꽤나 흥미로웠다. 그래도 11월..추천 -
[비공개] <달려라 아비> - 김애란
몇 달 전에 읽은 기사가 있다. "지난 10년, 문학은 이들 때문에 행복했노라" 이런 제목이었던 것 같다. 그때 평론가들이 뽑은 2000년대 최고의 작품과 작가의 리스트도 있었다. 거기서 중, 단편 부분과 작가 부분에서 상위에 있던 사람이 김훈,김연수, 김애란, 박민규 였다. 그 기사를 보면서 김애란의 책을 읽어봐야겠다 생각했었다. 순서가 좀 뒤바뀌긴 했지만 그 당시까지 내가 읽은 책은 그녀의 두 번째 소설집 가 전부였다. 그때 놀랐었다. 작가의 눈이라는 것에, 그리고 그걸 다르게 표현한다는 것에.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운운하기에는 더군다가 그녀의 나이가 너무 젊다. 신경숙, 은희경, 정경린에 익숙한 사람에게 분명 김애란은 상당히 특별하고 독특한 "다름"으로 다가오리라. 그녀의 단편들을 읽고 있으면, 정말이지 침이 꼴깍 꼴깍 넘어갈 수밖..추천 -
[비공개] <그녀에 대하여> - 요시모토 바나나
요시모토 바나나, 그녀에게서 태양을 품은 열대 과일 냄새가 났던가? 열대 지방에서만 피는 붉은 바나나 꽃을너무나 좋아해서 "바나나"라는 필명을 생각해냈다는 그녀. 그녀가 다른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연재됐던 이 소설은 회당 평균 조회수가 12만 회, 총 조회수가 480만 회나 이를 정도였단다.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브랜드 네임이갖는 힘도 물론 있었겠지만 오컬트적인 분위기가 사람을은근히 집요하게 끌어당긴다. healing story! 사람들 마음 속에는 위로받고 싶어하는 작은 아이가 살고 있다는데 그녀는 그 아이를 끄집어내 평온을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엄마와 쌍둥이였던 이모, 어느 날 유미코에게 이모의 아들 쇼이치가 찾아와 이모의 유언을 전한다.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친부모가 건 저주를 푸는 건 ..추천 -
[비공개] <골든 슬럼버> - 이사카 코타로
아마도 전 인류는 비틀즈에게 큰 빛을 지고 있는 것 같다. 비틀즈만큼 문학적으로, 예술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 현대 예술가가 또 있을까? , 른 쓴 젊은 일본 추리작가 이사카 코타로도 그런 의미에서 비틀즈에게 빛을 지고 있는 셈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몇 년 전 개봉했던 이란 영화가 떠올랐다. 딱히 비슷한 내용도 아니었는데... 폭발 사건을기준으로 시간을 되돌아가 전개된다는공통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황금 자장가! 비틀즈는 이 노래 속에 어떤 평온을 남겨뒀을까? 각자 흩어진 비틀즈맴버들이 만든최후의 곡. 그러나 모든 맴버가 함께 모여 부르지 못하고 폴 메카트니에 의해 모자이크처럼 이어 붙여진 노래. 노래는처음의 의도와는 다르게 메틀리처럼녹음되버리고 말았다. 비틀즈와 함께 이 책의 상징적인 존재로 등장하는 "오스왈드" 존 F ..추천 -
[비공개] 제 49회 전국학생미술대제전
장래희망이 화가인 남자 조카 녀석. 지난달에 제 49회 전국학생미술대제전에 참가했는데 결과가 통보됐다. "은상" 수상! 초등학교 3학년인 이 녀석 정말 그림을 너무 잘 그린다. 상상력도 무지 풍부하고... "환경지킴이 로봇" 이란다. 12월 2일 부터 12월 21일까지 능동에 있는 육영재단 어린이 회관에 전시도 된다. 꼭 시간을 내서라도 찾아가봐야겠다. 요즘에 "딸바보"라는 말도 있는데 아무래도 나는 "조카바보"가 확실한 것 같다. 내 눈엔 조카가 그린 그림이 대상보다 훨씬 잘 그린 것 같으니... ^^ 조카가 품는 화가의 꿈이 그림처럼 아름답게 잘 커나갔으면 좋겠다. 이쁜 놈! 화이팅!추천 -
[비공개] <설득> - 제인 오스틴
의 작가 제인 오스틴. 개인적으로 에밀리 브론테와 제인 오스틴을 생각하면 짠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두 사람에게는 문학이 있었다는 거다. 어째면 그래서 살아낼 수 있었는지도... Persuasion "설득한다는 것은 그가 보여주는 세계를 느끼고 그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이 한 세계를 함께 소유하는 것이다" 몰랐다. 설득이 소유가 된다는 걸... 소설을 쓰는 세익스피어라고 불리는 제인 오스틴! 영국인들이 세익스피어와 함께 가장 사랑하는 작가. 그녀가 42살에 타계하지 않았다면 영국인들은 세익스피어보다 그녀를 더 사랑했을까? 은 그녀가 마지막 작품이다. 이야기는 과 아주 흡사하다. 분위기도 등장인물도 그리고 만남과 헤어짐의 과정까지도. 아주 클래식한 고전 소설. 특별한 사건이나 이벤트가 없어도 그녀의 ..추천 -
[비공개] <브리다> - 파울로 코엘료
개인적으로 파울로 코엘료는 , 이후 중기 작품들이 맘에 든다. 순서적으로 약간 이상하게 출판되긴 했지만 이 책는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2년 후 작품이다. (는 "한 권의 책이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작가"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어 있단다) 1990년 발표된 작품이지만 우리나라엔 2010년에야 번역, 출판됐다. 를 통해깨달음을 시작하고로 그 진실의 정수와 조우했다면 는 그 순례의 길에서 만난운명을 찾아 떠난 스무살여자에 대한 이야기다. 여자와 운명... 코엘료스러운 조합이긴 한데 좀 어리둥절하게 한다. 중반 이후까지 아주 "코엘료" 스럽다가 후반부터 사람 애매하게 만들어버려서... 등장인물이 아니라 읽고 있는 나를... 물론 만큼 혼란스럽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이런 이야기가 더 이상 가슴 저릿저릿하지 않다는 건, 어..추천 -
[비공개] <ROOM> - 엠마 도노휴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믿을 수 없는 사건이발생했었다. (해외토픽에서 이 뉴스를 본 게 선명하다. 도저히 믿겨지지 않았었다.) 요제프 프리츨이라는 73세의 노인이 24년간 자신의 친딸을 밀실에 가두고 성폭행해온 사건이었다. 게다가딸은 감금당한 채로 아버지의 아이까지 낳았다고 한다.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희대의 사건! 엠마 도노휴의 소설 은 바로 이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특별한 엄마와 아들이 있다. 하루종일 두사람은 재미있는 놀이를 하면서 이 세상 어떤 부모자식의 관계보다도사랑스럽고 친밀하게연결되어 있다. 처음에 두 사람의 이런 관계 때문에 이 소설은 오히려 평화스럽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아마도 아이의 눈으로 쓰여졌기에 더 그랬으리라. 그런데 사실은 두 모자가 생활하는 곳은 뒷마당 헛간에 철제로 만들어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