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큰집에 다녀왔습니다. 집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애완견입니다. 애완견의 종류는 요크셔 테리어로 몸집이 작아 귀엽습니다. 큰어머니는 애완견의 이름을 '주리'라고 부르더군요. 특별한 의미가 있기 보다는 그냥 즉흥적으로 이름을 지은 듯 합니다.그런데 애완견 주리는 이상한 버릇이 있었습니다. 점심 식사는 하는데 큰어버지나 큰어머니 무릎에 딱 앉아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개가 식탁 앞에 앉아 있는 셈입니다.저희 가족은 개와 겸상하는 듯한 장면에 다소 놀랐습니다. 일면 이해가 가는 점도 있습니다.큰아버지와 큰어머니가 두 분만이 조용히 살기 때문에 애완견 '주리'는 자식과 다를 바 없이 소중한 존재일 것입니다.그렇지만 저는 식사하는 동안 계속 주리가 눈에 거슬렸습니다. 주리가 사람이 먹는 고기 반찬에 고..

최근 친구가멀리 캐나다에서 한국 출장을 왔습니다. 그 친구는 캐나다로 약 10년전 이민을 가서 자수성가해 잘 살고 있습니다. 친구와는 이민 후 거의 만나지 못했습니다.그런데 올해 초카카오톡으로 친구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처음에는 이름이 아닌 별명으로 등록돼 있어 누군가 했습니다. 알고보니 고등학교 대학교 모두 같은학교를 함께 다닌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와는 몇차례 인연이 있었습니다.과거 제 결혼식 때 아버지의 고급 자동차를 신혼여행 웨딩카로 몰고 온 친구이기도 했습니다.그 친구가 어느날 한국에 왔다고 연락이 오자 저는 다른 약속 장소에서 바로 달려갔습니다. 그 친구에게 저는 "유붕이 자원방래면 불역락호아~"라고 말했습니다.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니 한 걸음에 달려온 심정을 잘 나타낸 표현인 듯 했습니다.갑자기 왜 그런 ..

"하하. 저OO중학교 배정받았어요."둘째 딸이 신난 듯 말했습니다.원하는 중학교 배정을 받은 딸의 즐거운 표정이 가득했습니다. 사실 딸이 원했다기 보다는 엄마가 더 신경쓰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희 가족이 사는 지역에 2~3개 중학교가 있습니다. 학부모들은그 중에서 조금 더 나은 학교라고 생각하는 곳이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더 많은 학교입니다.저는 둘째 딸이 받은'2013년도 중학교 배정 통지서'를 잠시 구경했습니다. 그 때아내는 OO중학교를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이 지역에서 조금 더 잘사는 아파트촌이 OO중학교 근처에 있기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더 사는 곳이라 아이에게 더 투자를 많이 하고 엄마들의 치맛바람도 센 편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래서 다른 중학교에 배정받은 부모들은 아쉬움이 크..

얼마 전에 딸아이 방에 갔다가 재미있는 물건을 발견했습니다.그 물건은 두꺼운 마분지 종이를 길게 잘라 거기에 큼지막한 글자를 새겨놓은 것이었습니다.글자는 색종이를 오려서 만들고 외관은 아크릴을 하여 꽤나 정성이 가득해 보였습니다.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분간이 안가는 한 문장의글자였습니다.'정신아 3대 맞자'처음에는 도대체 무슨 말인가 싶었습니다.조금 생각해보니 큰딸이 아이돌그룹씨엔블루 멤버인 이정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그런데 이정신을 좋아하는 팬이 왜 '정신아 3대 맞자'는 부정적 문구를 썼을까 의문이었습니다.큰딸에게 물었습니다."이정신을 좋아하는 팬인데 왜 그런 문구를 썼니?"큰딸은 의외의 대답을 했습니다."요즘 아이들은 아이돌을 욕하면서 응원해요."아이돌을 좋아하는 팬문화..

며칠 전에 보라매공원에 간 적이 있습니다. 겨울이라 아무래도 춥기 때문에 사람들이 여름에 비해비해 줄었더군요. 찬 바람을 헤치고 공원을 가로질러 문 앞에 도착했습니다. 정문 앞 부근에는 기념탑 등이 많이 세워져 있었습니다.그런데, 정문을 나오면서 눈길을 끄는 안내문을 발견했습니다.'일반 차량 출입금지 장애인 전용 주차장. 정문앞 주차시 견인함 24시간'얼마나 주차장 시설에 불법주차가 많아서 큼지막하게 안내문을 만들었을까 싶었습니다. 특히 안내문도 전문가가 아닌 주차장 관리자가 직접 쓴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다소 거칠게 쓴 글씨가 전문 간판 작업과는 차이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더 눈길을 끄나 봅니다.공원과 같이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공중도덕이나 법규를 지켰으면 합니다. 지킬 것은 지키는 선진 시..

며칠 전에 신기한 체험을 했습니다. 캐나다에서 사업을 하는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그런데 친구가 LED 관련 사업을 한지 7년째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래" 하면서 놀랐습니다.친구는 캐나다로 이민떠난 후 처음에는 유학 관련 사업을 한 기억이있지만 그 후론 어떤 일을 하는지 몰랐습니다.제가 친구가 LED 관련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해 놀란 이유는 처남이 LED 사업으로 창업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막 스타트업 벤처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친구와 처남이 만날 수 있도록 주선을 했습니다. 두 사람이 만나자 역시 대화가 LED로 후끈 달아올랐습니다. 공통된 관심사가 처음부터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물론 제 친구와 처남의 특수한 만남도 작용했지만요.그렇게 점심을 함께 한 후 친구와 처남은 오산에 있는 LED 공장으로 향했..

아침에 눈쌓인아파트 공원에 갔습니다. 누군가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길에 쌓인 눈을 치웠더군요. 거의 빙판이 된 길이라 노약자들에게는 위험한 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배려로 공원의 길은 안전하게 지나갈 수 있었습니다.공원 안에는 여러 운동 기구들도 있었습니다. 운동 기구들이 있는 곳도 말끔하게 눈이 치워져 있었습니다. 아마도 아파트 주민들을 위해 누군가 일찍부터 눈을 청소하고 길을 만들었나 봅니다. 그래서 공원을 찾는 주민들은 편하게 운동도 하고 산책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눈이 쌓인 공원에 고즈넉히 의자가 놓여있는 광경도 보였습니다. 눈밭 속의 의자입니다. 누군가 의자에 앉을 수 있도록 의자 위의 눈도 치워져 있었습니다. 텅빈의자지만 아름다운 배려가 가득히 느껴졌습니다. 어떤 사람은 눈이 없는 의자에 앉을 ..

요즘 TV를 거의 안보는 가운데 두 딸과 아내에게 몇번 듣는 소식이 있습니다. 무한도전에서정형돈이 노래부른'강북멋쟁이'가 소녀시대 등 쟁쟁한 대중 가수들을 누르고 1위를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역시 무한도전의 힘은 강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반짝 1위에 그칠 것으로 생각했던 '강북 멋쟁이'의 강세는 여전히 이어졌습니다.노래 음원 서비스에서 멜론,소리바다 등에서 정형돈의 '강북멋쟁이'는1위를 지켜냈습니다. 단순히 무한도전의 힘 이외에도 '강북 멋쟁이'는 대중들의 인기를 끄는 또 다른 매력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이돌 노래에 심취한 큰 딸도 '강북 멋쟁이'의 1위에 대해 당연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씨엔블루를 좋아하지만 정형돈의 '강북 멋쟁이'가 씨엔블루 노래를 이기고 1위 재탈환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아무런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