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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나의 반려동물, 첫 때가 묻었던 사건

    아무도 걷지 않은 눈 위를 꾹꾹 밟으면 소리가 들리다. 내 신발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뽀드득뽀드득. 그 소리는 때 묻는 소리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했던 때였다. 우리집에 강아지 한 마리가 들어왔다. 이웃집에서 해외로 이민을 가면서 우리집 식구가 된 것이다. 아빠는 이름은 호라라고 지으셨다. 호랑이 같은 기개를 지니고 잘 자라라는 뜻이라고 했다. 호라는 태어난 지 3개월 밖에 안된 강아지였다. 갈색털을 지닌 호라는 귀가 쫑긋 곤두서있고 꼬리가 힘차게 위로 올라가 있었다. 성격이 밝아 가족들과 잘 어울렸던 호라의 품종은 똥개라고 했다. 자라면서 진돗개처럼 얼굴이 날렵했고 쭉 뻗은 다리는 각선미까지 있었다. 암컷인 호라는 주.......
    나무와 달|2019-01-28 03:43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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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고모님 우리 고모님

    귤의 종류는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황금향, 조생종, 만생종 등 다양하다. 비닐하우스가 필요없는 조생귤은 제주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고 전국으로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 조생귤은 12월에 딴 것이 제일 맛있다. 그 이후로 나무에 매달려있으면 점점 싱거워지기 시작한다. 올해 83세이신 우리 고모님, 제주도에서 조생귤로만 3천평 농사를 지으시는 천하장사이신 분이시다. 고모가 매년 보내주시는 파치귤(상품가치가 없는 귤)은 넘넘 맛있어서 나도 우리 가족도 인정하는 귤이다. 고모는 조생귤을 밭데기로 팔기도 하고 사람들을 사서 따놓으면 상인들이 직접 와서 대량으로 사가지고 간다. 이 판매와 관계된 일은 서울에 사는 아들.......
    나무와 달|2019-01-27 11:06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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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나의 모습, 착함의 진실

    무서운 동화책 어린 시절에는 착하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었다. 어른들은 사소한 것에도 칭찬을 했고 착함의 딱지를 넘 쉽게 붙여놓으셨다. 내가 읽었던 모든 동화책 내용들을 보면 나쁜 사람은 꼭 최후에 가서 벌을 받았다. 나는 서서히 그 착함의 울타리로 들어가고 있었다. 착한 어린이표가 점점 족쇄를 채우는 줄도 모르고... 부모가 시키는 대로 했더니 어디서든지 칭찬을 받았다. 인사는 꼭 해라, 두 손으로 받아라, 옷을 아무데나 벗어 놓지 마라 등등이었다. 심지어는 남의 집에 가서도 그 집 신발 정리를 하라고 시켰었다. 새엄마는 생각보다 혹독했다. 착하다는 말이 순진하고 바보스럽다는 말로 들리기 시작한 건 중학교 시절이었다.......
    나무와 달|2019-01-26 11:06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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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첫 인상

    강의실에는 스무명 정도의 인원이 앉아있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지만 입가에 웃음이 잔잔하다. 느낌이 좋았다. 강사는 서먹한 분위기를 없애려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자기가 아닌 타인들의 이미지를 써서 그 사람의 등 뒤에 붙이라고... 인사만 나누어서 서로들 모르는 상태다. 내 등 뒤에는 무슨 내용이 적혀있을까 두근두근 조마조마 드디어 나타났다. 대충 맞추는 듯 하다가 갑자기 신사임당?? 비싼 이름까지 등장하셨다. 첫 느낌, 첫 이미지가 그랬다니 나와는 거리가 먼 듯하지만 기분이 좋다. 초코케잌 한 조각을 받아먹는 느낌적이 느낌. 사람들의 웃음이 햇살처럼 쏟아졌었다. p.s : 첫인상을 그냥 가볍게 알아보는 놀이로 괜찮은.......
    나무와 달|2019-01-25 09:47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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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버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 버릴 수 없는 것

    1. 한지공예품 미니서랍 취미생활로 한지 공예를 한 적이 있었다.주로 작은 소품들을 만들었었는데,종이 아니 한지의 매력에 흠뻑 빠져 들었던 때다. 손때가 묻은 것들은 정이 더 간다.아이들과 함께 오리고 붙이면서 만들었던 것들.잘못 오려도 괜찮았고 조금 비뚤어져도 좋았다.아이들의 손때가 묻은 거라면 다 좋았다. 지금은 악세서리를 보관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변하지 않고 그대로다.재질이 종이지만 나무로 만든 듯이 아주 튼튼하다.세월이 지나도 늘 그대로 있을 것 같아서 넘 좋다.부모 자식간의 정이 이렇듯 변하지 않는 거라지 아이들이 출가할 때 주고 싶어 두 개나 만들었다.그런데....요녀석들...장가를 가지 않는다고 한다. 2........
    나무와 달|2019-01-23 04:35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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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나는 음식을 세 번 먹는다

    눈으로 한 번 코로 두 번 입으로 세 번 자장면 하나도 소중하게 받아든다 이렇게 만들어지기까지의 그의 땀 그의 마음 그의 배려 모두 녹아들어간 진짜 맛 다 먹으려면 세 번 먹어야 한다
    나무와 달|2019-01-23 11:15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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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분갈이/전영관

    분갈이/전영관 뿌리가 흙을 파고드는 속도로 내가 당신을 만진다면 흙이 그랬던 것처럼 당신도 놀라지 않겠지 느리지만 한번 움켜쥐면 죽어도 놓지 않는 사랑 #. 발걸음 뿌리가 흙을 파고드는 속도는 나의 성장 속도다. 해 뜨는 속도나 해가 저무는 속도보다 느리다. 달팽이가 나뭇잎에서 나뭇잎으로 건너가는 속도가 무척 느리다고 생각한 적 있다. 느린 뿌리에 비하면 초고속이 아닌가. 키가 훌쩍 커버린 아이와 속이 텅 빈 내가 마주보고 있다. 속도감 있는 아이와 속도감 없는 나, 그래서 부모와 자식은 죽도록 부딪치는건가. 주로 초행길에서 이런 일을 당한다. 강남에서 손에 닿을 듯한 높은 빌딩을 보고 뛰어가보지만 그 빌딩은 더 멀어졌.......
    나무와 달|2019-01-22 12:28 p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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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나의 노트쓰기

    어느 세바시 강연에 꽂히다가끔 세바시 강연을 듣는데 한동대 이재영 교수의 노트쓰기에 관한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노트쓰기로 천재성을 이끌어내라는 주제였는데 내용이 좋아서 여러 번 들었다.(강추) 2018년 작년에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노트 열 권을 샀다. 스프링 노트가 한장한장 넘기기도 편하고 중간에 쓱 찢을 수도 있어서(한 번도 찢은 적은 없다) 아주 좋아한다. 무려 열 권을 한꺼번에 장만했다. 2018년에 세운 재테크 계획은 십년을 목표로 했기때문에 1년에 한권씩 10년을 채울 생각으로 준비했다. 성공할지 안할지 아직은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은 열심히 기록 중이다. 두 종류의 노트쓰기노트가 두 종류다. 재테크와 글쓰기. 작.......
    나무와 달|2019-01-21 10:45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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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글쓰기, 자발적 고행

    원고 마감을 앞두고 있다. 바로 내일이다. 1개월전 모 계간지에서 원고 청탁을 받았을 때만 해도 상당한 시일이 남았다고 생각했었다. 아무 생각없이 그만 오케이를 해버린 것이 지금 족쇄를 채우고 있다. 글이란 게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고 금방 써지는 것도 아니고, 오래 앉아있다고 잘 써지는 것도 아니다보니 이런 묵언수행이 없네. 원광대 김종인 교수의 직업별 수명을 조사한 자료를 우연히 듣게 되었다. 종교인이 79세로 제일 오래 살고 연예인과 정치인이 73세로 그 뒤를 이었다. 그에 반해 언론인은 65세로 제일 짧았다. 문학인 66세, 체육인 67세... 일본에서도 같은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하니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은 아무래도 스트.......
    나무와 달|2019-01-20 09:48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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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공개] 영화 , 유해진 '내가 아빠여서 미안하다'

    가 뭐지? 소모이도 아닌 말모이? 말에게 먹이는 음식을 말하나 생각했었다. 말모이란, 말을 모은다는 속뜻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사전을 말한다. 영화 를 작품성 또는 흥행 이런 잣대로 재기에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 말을 모으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이고, 얼마나 소중한 일이고, 얼마나 의미있는 일인지를 알려주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발자국보다 열 사람의 발자국이 더 힘이 세다' 영화 에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십시일반이란 사자성어가 생각나기도 한다. '열사람의 발자국'이란 뜻은 인류대학 나온 석박사만이 주요한 일을 해내는 건 아니라는 의미. 내 주변 나와 관계된 모든 이들.......
    나무와 달|2019-01-19 09:23 am|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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